항목 ID | GC017D040104 |
---|---|
지역 |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홍제연 |
[글씨 써진 바위를 찾았다.]
윤길수씨는 갑사구곡의 정확한 위치를 아는 몇 안되는 주민 중 한사람이다. 모두에게 잊혀져가던 갑사구곡을 꼭 알리고 싶었기에, 지금도 종종 흙에 묻혀가는 3곡과 7곡의 바위를 찾아 흙과 이끼를 털어내곤 한다.
그는 갑사동에서 태어난 중장리 토박이로, 갑사 상가의 초원식당 뒤편에 태어난 집터가 있다. 어릴때에 현재의 주차장쪽으로 이사를 했다가 1981년에 지금 사는 삼거리 집으로 들어왔고, 주차장 자리에는 대대로 농사지어오던 논밭을 가지고 있었다. 갑사동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골짜기마다 무엇이 있고 어떤 사람들이 살았는지 기억이 생생하다. 예컨대 옻샴골에 두집, 점터에 네집, 무도골에 서너집의 초가가 있었던 것도 잊지 않고 있고, 갑사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사건들도 기억한다. 솔아티에 아름드리 소나무가 가득하던 광경도, 주차장 있던 자리의 스물다섯마지기 논밭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도 모두 기억한다.
“내가 어릴 때 갑사구곡 중에 군자대에서 목욕을 하고, 겨울엔 달문택에서 썰매를 탔어요. 그런데 바위에 왠 글자가 새겨져 있더라구요. 한글도 모를때였는데 한문을 알았겠수? 그래도 어린 마음에 친구들이랑 글자 새겨진 바위를 찾아다녔지. 그러다 잊어버리고 지냈지요. 나이 먹어서 다시 또 생각이 나더라구요. 나무하러 산에 갈때마다 찾아봤는데 도무지 7곡은 못찾겠더라구. 스무살땐가 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길 모퉁에 절벽처럼 바위가 뚝 떨어지게 생긴 그런곳이 있는데 거기에 또 글자가 보이지 않겄어. 아 자세히 보니까 지금까지 못보던 7곡 계명암이 아니겄슈. 작년에는 계룡면지 만든다는 사람들이랑 한바퀴 돌았지. 갑사구곡은 언제 봐도 참 좋아. 시간 있거든 한번 꼭 가봐요.. 허허”
웹사이트 플러그인 제거 작업으로 인하여 플래시 플러그인 기반의 도표,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합니다.
표준형식으로 변환 및 서비스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변환 및 제공 예정입니다.
윤길수 씨가 찾은 갑사구곡
[마음속은 항상 풍년]
계룡산 갑사에서 시작되는 대장골 골짜기는 점점 넓어지며 계룡저수지 앞에서는 넓은 벌판이 된다. 골짜기 가장 안쪽인 중장1리는 해발고도가 높고, 농경지가 좁은 지역이다. 고도가 높은데다 태양이 높은 산에 가려 산 그림자가 일찍 드리우니 온도가 낮고, 땅이 좁기까지 하여 사실상 농사를 짓기에는 좋은 터가 아니다. 예로부터 대장골 열두마을 중 이 동네 두레가 가장 약했다는 것도 어쩌면 이러한 농사환경 때문일지도 모른다. 가장 넓은 농경지를 가진 하대리 마룻골이 형님두레였단 사실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다른 동네보다도 더 힘들게 살았을지 모르지만, 각박하지는 않았다.
웹사이트 플러그인 제거 작업으로 인하여 플래시 플러그인 기반의 도표,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합니다.
표준형식으로 변환 및 서비스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변환 및 제공 예정입니다.
중장리 - 은행나무 가로수길
정월보름에는 부엌에 누가 들어와 솥단지의 음식을 가져가도 아무말 않했고, 아이들이 밭에 들어와 서리를 해도 그러려니 했다. 요즘에 누가 서리를 한다고 하면 당장에 도둑으로 신고가 들어갈지 모를 일이다.
“벼 말리는걸 누가 가져갈지도 모른다구? 하하 이거 가져가서 뭣한댜? 도시 사람들 술값도 안될껴. 가져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줘야지 뭐 어쩌겄어. 오죽하면 이걸 가져가겄어? 벼베기 한꺼번에 하면 안좋아. 왜? 힘드니까 그렇지. 비라도 내려봐요. 말리던거 걷는게 일이야. 작년에 백칠십가마를 한꺼번에 했다가 아주 혼났어. 적당히 걷어다 말리는게 좋지. 내가 먹을꺼 하고 나머지는 추곡수매때 가져가요. 우리는 나라에서 하라는대로 하는 사람들이여. 내가 팔고싶을 때 파는것도 아니고, 내가 받고싶은만큼 받는것도 아니고....
특수작물은 어려워. 밭에서 나는건 양이 적어서 직거래는 못해요. 조금씩 장에다 내다 파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늙어서 못해. 늙어서 농사도 많이 못하고 다른거 생각은 해봐도 힘들어서 원.”
웹사이트 플러그인 제거 작업으로 인하여 플래시 플러그인 기반의 도표,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합니다.
표준형식으로 변환 및 서비스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변환 및 제공 예정입니다.
벼농사를 주로 하는 중장1리
웹사이트 플러그인 제거 작업으로 인하여 플래시 플러그인 기반의 도표,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합니다.
표준형식으로 변환 및 서비스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변환 및 제공 예정입니다.
마을주민들
[노인회 총무 4년]
중장1리 노인회는 65세 이상 주민들의 공식적인 모임이다. 65세가 되면 노인회에 가입비 3만원을 내고 정회원이 되는데, 최근에는 61세 이상이 되면 준회원으로 받아주고 있다. 충남 지역 농촌의 대부분이 그렇듯 노령화가 심하여 노인회원은 남자 37명 여자 36명으로 중장1리 전체 인구(2006년 현재 409명)의 5분의 1에 가깝다. 2007년 현재 회장은 윗장에 사는 진중용씨이고, 윤길수씨가 4년째 총무 일을 보고 있다.
“노인회 총무일을 4년째 맡아서 보는데 힘든 일은 아니고, 가끔 모여서 식사나 하고 만나는건데 어쩌다보니까 예순다섯살도 되기 전에 노인회 들어와서 계속하고 있어요. 그냥 친목계처럼 만나기는 해도 있을건 다 있어요. 회장도 있고 총무도 있고 감사도 있으니께. 3만원내고 들어오면 죽을때까지 계속가는거여. 노인회는 괜찮아 이장이 대간하지. 이장도 노인회 들어올 나이가 다 됐는데 일을 워낙 잘혀서 6년동안이나 떠 맡겼지. 하기 싫대도 동네에서 맡기는데 어쩌남.”
윤길수씨는 갑사 주변 문화재의 이동과 관련한 이야기와 신도계, 솔아티 건설과 관련된 에피소드, 지명전설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빙성있는 제보를 한 주민이다. 그러나 끝까지 겸손해하는 모습이 천상 충청도 양반이었다.
“장승 옆에 아름드리 나무가 있었어요. 거기 왕벌집이 있었는데 어려서 거기에 돌 던지고 도망가다 벌에 엄청나게 쏘였어요. 애들이 그렇지 뭐. 나무는 나중에 죽어서 넘어졌어요. 우리 당산나무도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았으면 죽었을거야. 거기에 그네 매고 놀았거든. 지금 가지에 버팀대를 세워놨잖여. 그거 아니면 죽었지. 보호수라고 시에서 가끔 주사도 놓고 그러더라고.
나는 삼십년간 고향을 떠나살다 들어와서 사실 아는게 없어요. 갑사구곡 찾은게 자랑은 아니지.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게 부끄러운거지. 그거 알리려고 식당가에 다니면서 건의도 했어요. 메뉴판에 써 넣으면 좋겠다고 사진이랑 같이.. 그런데 다들 잘 모르더라고.. 지금 말한 것도 다 어른들한테 들은 이야기지. 내가 그때 고향 밖으로 안나가고 살았으면 지금 해줄 얘기가 더 많았을텐데.. 나중에 오면 더 얘기해줄게.”
웹사이트 플러그인 제거 작업으로 인하여 플래시 플러그인 기반의 도표, 도면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잠정 중단합니다.
표준형식으로 변환 및 서비스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순차적으로 변환 및 제공 예정입니다.
윤길수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