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리를 속속들이 아는 사람]

백영길씨(66세)는 솔아티에서 종일민박을 운영하고 있다. 솔아티 민박촌 사람들은 대부분 갑사 아래에 살다가 사찰 정화사업때에 살던 집이 철거당하고 한꺼번에 솔아티로 이주해 와 거주하고 있는데, 백영길씨는 원래 괴목제 지내는 괴목 옆에 살았다. 그러다 십수년전에 종일민박집을 인수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백영길씨 집안이 중장리에 터를 잡게 된 것은 노성에 살던 고조부가 돌아가시자 증조부가 이곳으로 오면서부터이다. 집안에 전해지기로는 노성의 세거성씨인 파평윤씨가와 산송이 벌어져 그 지역에서 살기 어려웠다고도 한다. 옛 집은 서낭당고개라고도 하는 소리개재에 있었다. 증조부가 돌아가신 후에 조부는 괴목 아래로 이사하였고, 그곳에서 식당을 하며 한참을 살다가 백영길씨가 종일민박을 인수한 후 솔아티로 들어왔다.

그렇게 동네 안에서만 이사를 다니고 농사를 짓다가 식당일도 하고 민박까지 하게되니 동네 일을 모르는게 없다. 결정적으로 이장직을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중간에 3년을 제외한 10년간 연달아 계속 맡아하면서 동네 안팎으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동네일이 궁금하면 백영길씨를 찾는 것이 순서이다. 역사나 민속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매년 찾아와서 한참 취재를 하다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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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아티 종일민박

[괴목 아랫집에서 장사하던 시절]

괴목 아랫집에 살 때에는 갑사의 스님들과도 잘 지냈다. 어릴적에 여든살이 넘은 금성스님으로부터 괴목제 전설에 대해 자세히 들어서 오늘날 전설의 원형을 알려 줄 수 있게 되었다. 솔아티마을이 만들어지기 전의 마을 모습도 상세하게 기억한다. 그때 갑사 주변에는 초가집이 여러채가 있어서 전통을 살리자는 취지로 초가집을 남겨두자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공주군과 충청남도청, 건설부 등이 서로 대립하며 결국 철거를 면치 못했다.

괴목 아랫집에서 식당을 할 때에 식당도 ‘ㄷ’자 형의 초가집이었다. 담의 한쪽을 헐고 장사를 시작하였는데 그 주변이 최초의 주차장이고 주차장 옆에서 식당을 하는 집은 유일하였으므로 장사가 아주 잘되었다. 단체관광버스가 도착하면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다. 식료품도 팔고 빈대떡도 구웠다. 사실 식당가에서 파는 빈대떡의 원조가 바로 그때였다.

담 옆에 있던 괴목의 마지막 가지는 도로쪽으로 뻗어있었는데 어쩌다 부러지면서 나무가 죽어버렸다.

[민박촌의 운영]

솔아티 민박촌이 생기자 계룡산 관광객은 더욱 증가했고, 20가구가 넘는 집집마다 빈방이 없을 정도였다. 80년대 후반이 최고의 호황기로, 1993년 대전엑스포로 엄청난 인파가 다녀간 이후 수입은 점점 줄고 있는 형편이다. 요즘의 단체손님들이란 가까운 공주대, 공주교대, 건양대, 한밭대 등의 대학생들의 MT와 여름철 동아리 모임 등이 대부분이다.

아무래도 소박한 잠자리인 ‘민박’이란 것이 모텔 수준의 숙박시설을 기대하는 젊은 세대에게는 어울리지 않고, 자가용이 보편화되면서 숙박을 하지 않는 관광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솔아티 민박촌 중 ‘종일민박’의 백영길 사장은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인터넷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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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민박의 백영길 사장

물론, 이정도로 큰 변화가 있을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세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민박집마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기는 했지만 이정도로는 부족하고 공사를 벌여 내부구조를 교체하는 방법도 생각중인데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라 단숨에는 어렵고 차차 바꾸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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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