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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두레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D030301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유지영

윗장마을 은 양반마을이라 풍장을 못쳤다고도 하지만, 그래도 농사짓는 마을에 두레가 없을 리가 없다. 열두대징이의 각 마을별 두레는 본래의 역할과 별도로 마을 사람들의 단결력을 보여주는 상징과 같았다. 중장1리에서는 갑산소와 갑사동 두레가 유명했는데, 하대리 마룻골 형님두레를 제외하면 갑산소와 갑사동 두레패가 세기로 유명했다. 두레가 나서는 날에는 풍장패가 요란하게 뒤 따른다. 두레 깃대는 길다란 대나무에 ‘農者天下之大本’이라 쓴 천을 달고 깃발 꼭대기에는 꿩의 깃털을 달았다. 깃발이 어찌나 큰지 혼자서는 절대 들을 수가 없어 줄을 매고 열명이 동시에 움직여야 했다. 두레의 깃대 뒤에서는 영기가 함께했다. 중신애비가 맨 앞에 서고 나머지 사람들은 호미를 들고 따르는데, 열두대징이의 열두개 두레깃발이 모두 하대리 마룻골에 모여 기세배를 하면서 본격적인 농사일이 시작된다.

논매기를 할때에는 두레 좌장의 지휘 아래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일에 매진했다. 뜨거운 햇볕에 목이 마르면 급한대로 논물을 퍼 마셨다. 백중날에는 마을 가운데에 음식을 차리고 풍장을 치며 놀기도 했는데, 이런 전통은 모두 사라졌다. 자랑스럽게 여기던 두레 깃발도 어느새인지 모르게 사라졌고, 젊은 사람들은 두레가 무엇인지 조차 알지 못한다. 두레는 해방후에 이미 흐지부지 되었고, 완전히 끝난 것은 각종 농기계에 제초제가 등장하고 경지정리가 이루어지면서 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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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리 마룻골

1980년대에 삼대징이(중장 1,2,3리) 사람들이 모두 모여 농민 모임을 결성하고 두레를 재현하려고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두레와 풍장에 대해 제일 잘 알던 노인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그분이 살아계셨다면 중장리만의 풍물가락이 전승되었을 것이라며 마을 노인들은 매우 아쉬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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