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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묘자리를 바꾼 여인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B02020001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홍난영

내산리 정사골 뒷산에는 일명 평사할머니묘로 통하는 무덤이 있다. 묘는 정사골 뒷산 정상에 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 산을 산순날이라 부르고 있다. 평사할머니의 후손인 김현진 씨는 이 무덤이 여기에 있게 된 데에는 비밀스런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평사할머니로 불리는 인물은 바로 한재 이목의 처이자 이세장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남편이 무오사화로 처형당하자 어린 아들을 데리고 부전동 고향으로 돌아와 살았다. 어느 날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집안에서는 산순날 정상을 묘자리로 지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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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안김씨 묘

‘아버지가 묻힐 곳이라면 틀림없이 명당 중에 명당일거야’

조선시대에 딸이 아버지의 묘지를 탐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묘안을 생각해냈다. 상여가 장지로 떠나기 전날 밤에 몸종을 데리고 산에 올라 무덤자리에 물을 부어넣었다. 다음날 무덤 앞에 도착한 장례 행렬은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전까지 멀쩡하던 무덤 안에 물이 고여 있었기 때문이다. 집안사람들은 한결같이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이런 자리에 묘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아버지의 묘는 좌측 봉우리로 옮겨졌고 물을 부어 넣었던 자리는 훗날 그녀가 묻히게 되었다. 김씨는 자신의 묘자리를 스스로 선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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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산리 정사골

내산리에 살고 있는 예안김씨의 후손들은 평사할머니가 묘자리를 바꿔서 예안김씨들이 지금까지 무탈하게 잘 지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또한 그 덕에 이세장을 비롯하여 부전동에 정착한 전주이씨들도 무탈하게 벼슬길에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세장의 후손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제사 때마다 쇠고기를 보내온다.

명당과 인간의 부귀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명당이기 때문에 성공하는 것일까 아니면 성공했기 때문에 명당이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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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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