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7B01020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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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충청남도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대연 |
내산리 사람들은 뜻을 모아 수 십 년 동안 단절되었던 걸립을 다시 일으켰다. 걸립은 공익성을 갖는 기금을 마련할 때 풍물을 치며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희사금을 받아내는 행위를 말한다. 어려운 시골살림이었기에 저마다 정성을 모아 마을잔치나 마을제사와 같은 큰일을 치뤘던 것이다. 그러나 농업 기술이 향상되고 경지정리가 이루어지면서 두레는 자연적으로 소멸되었고 마을제사의 간소화로 인해 걸립도 점차 사라져갔다.
고학석 할아버지가 어렴풋이 기억하는 걸립은 그저 시끄럽고 귀찮은 일에 지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걸립은 일제강점기 이후 그 진정성이 퇴색되어 미신이나 저급문화로 평가절하 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걸립은 돈을 낼 때까지 시끄럽게 떠드는 못 말리는 광경으로 전락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랐다. 마을기금이 조성되어 있어 굳이 걸립을 통해 기금을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걸립을 다시 일으킨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2007년 처음 시도한 걸립에서 상쇠를 맡은 엄철용 씨는 한 해를 시작하는 첫 달에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무병장수를 기원하고 마을의 발전과 안녕을 빌기 위해서라고 한다. 농촌의 현실은 노년층이 갈수록 늘어가고 매년 장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걸립을 통해 노인 공경을 실천하고 걸립의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정신적인 면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