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공주시 검상동에서 매년 음력 정월 보름날에 지내는 마을 제사.

[개설]

검상동 산신제와 노신제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음력 정월 보름마다 올리는 제의이다. 산신제를 올린 다음에 노신제를 올린다. 제의를 올리는 날은 정월 열나흘 자정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름날이 되는 셈이다. 산신제를 지내기 일주일 전에 마을의 연장자 중에서 제주 부부를 선정한다. 이들은 제물을 마련하는 일을 맡는다. 제물로는 백설기, 사과, 배, 포, 탕, 돼지고기 산적, 두부부침, 삼색실과 등을 마련한다. 자정이 되어 산신제를 올린 다음에 곧바로 마을 입구의 돌선거리에 가서 노신제를 지낸다.

[연원 및 변천]

검상동의 마을 제사는 독특하게 방위신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마을을 내려다보는 산꼭대기에는 산신이, 마을 입구에는 주석지신(柱石之神)·구석지신(龜石之神)·여석지신(女石之神) 등이, 금강 가에는 와석지신(臥石之神)이 마을을 옹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당경’에 의하면, 마을의 좌측인 청룡과 우측인 백호는 상서로운 기린(麒麟)을 얻고 사명(司命)인 주작은 술과 음식을 만나니 명당은 구진(句陳), 즉 자미원(紫微垣) 내 북극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곳이다. 이들이 숨어서 혹은 나타나서 마을을 수호하니 편안하기가 움직이지 않아 불교의 완벽한 땅 금강(金剛)과 같은 땅이다. 그 중에서도 구석지신은 1970년대 새마을사업을 하면서 땅속에 묻었다고 한다.

[신당/신체의 형태]

산신제의 산제당은 아무 것도 없는 공터이다. 그러나 산제일을 전후해서 금줄을 드리우면 신성한 제당으로 변화한다. 금줄은 왼새끼로 꼬며, 사이사이를 가시처럼 꺾어 놓는다. 노신제의 신체는 선돌과 거북모양과 누워 있는 형태의 바위이다.

마을로 들어오는 삼거리의 오른쪽에 있는 선돌 형태가 주석지신이고, 왼쪽 땅에 묻혀서 보이는 것이 구석지신이며, 그 길을 5~6m 따라와 길 오른편에 약간 둥글고 아담한 바위가 여석지신이다. 주석지신이 선돌 형태로 남성의 형태라면 여석지신은 둥글고 아담하여 여성의 형태가 된다. 그 길로 마을회관을 지나 금강 쪽 논가운데 땅에 박힌 제법 큰 바위가 와석지신이다.

[절차]

산신제는 자정에 병풍을 친 임시 제단을 만들어 놓고 미리 준비한 백설기, 사과, 배, 포, 탕, 돼지고기 산적, 두부부침, 삼색실과 등을 진설한다. 산신제는 가장 ‘어른’이기 때문에 반드시 백설기를 올린다. 제일 자정이 되면 제주는 축문을 읽고, 잔을 올린다. 마지막으로 소지를 올린 후 첫 닭이 울 때까지 기다린다. 새벽 네 시경이면 하산한다.

산신제를 마치면, 노신제의 제물을 챙겨서 제장으로 향한다. 노신제를 지내는 곳은 마을 입구의 돌선거리이다. 이곳에는 네 개의 선돌이 서 있다. 각각을 주석지신, 여석지신, 구석지신, 와석지신이라고 한다. 돌선거리에는 병풍을 치기도 어렵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금줄을 길 좌우에 치고 그 앞에서 제상을 마련한다. 노신제의 제물은 백설기 대신 벽사의 의미가 있는 팥시루떡을 올리는 것을 제외하면 산신제의 제물과 같다. 노신제는 주석지신→구석지신→여석지신→와석지신의 순서로 진행된다.

[축문]

원래 축문은 한자 표기였으나 현재는 한글 표기로 사용한다.

1) 산신제 축문

유세차 모년 정월 모삭 십오일 간지 모 감소고우/ 토지지신 고교존시 대천신화 진아일방 비이여존 도민지덕 가민회택 고수신미 검매신공 이회동속 사타기궁 복사균신 유월지증 승주수박 식출미성 유신감격 서강우층 망수복우 국유시종 상/ 향

2) 주석지신 축문

유세차 모년 정월 모삭 십오일 간지 모 감소고우/ 주석지신 유차시증 서공운시 고시소사 감유복유 주요수박 승장성의 유신감고 상/ 향

3) 구석지신 축문

유세차 모년 정월 모삭 십오일 간지 모 감소고우/ 구석지신 유차매춘 석공운신 고시소사 감유불흠 주요수박 승장성의 유신감고 응전궐긔 상/ 향

4) 여석지신 축문

유세차 모년 정월 모삭 십오일 간지 모 감소고우/ 여석지신 세운지증 일희강근 학자개재 신유고시 복사망감 불근비례 장성유신 고흠 상/ 향

5) 와석지신 축문

유세차 모년 정월 모삭 십오일 간지 모 감소고우/ 와석지신 유차신증 고시소사 일회감긔 백곡풍향 거래신고 응전궐긔 상/ 향

[현황]

현대적인 입장에서 볼 때 전통적인 이러한 방위신앙 의식은 일종의 환경신앙이라 할 만하다. 와석지신이 물의 위험한 요소를 걸러 주고, 주석지신·구석지신·여석지신들이 마을 입구를 통하여 진입하는 조류독감인 AI의 구제역과 같은 질병과 횡액을 막아주어야 한다는 상징물인 셈이다. 이러한 문화는 존중하고 계승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공주시에서 문화재의 일환으로 지정하여 보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