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공주시에 있는 옛사람들이 남겨 놓은 유·무형의 자산.

[개설]

공주 지역은 60여 년간 백제의 왕도로서 역사상 특별히 부각되고 있고, 공주 공산성이나 무령왕릉 같은 유적들이 그 위상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공주의 역사는 비단 백제시대에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백제의 왕도였다는 사실에 비해 더 길고 오랜, 그리고 복잡한 역사의 흔적들이 공주 지역에 남아 있다. 공주는 조선시대 충청도의 감영이 위치했던 곳일 뿐만 아니라 그 이전 통일신라 때나 고려시대에도 공주의 역사는 끊임없이 이어져 왔던 것이다. 따라서 공주 지역의 문화유산과 문화유적은 매우 다양하다.

공주는 충청 지역 역사·문화의 중심지로서 문화, 교통, 물산의 중심 거점이었다. 따라서 각 시기마다 외침이나 사회 변화 같은 사건이 있었을 때 어김없이 그와 관련된 역사가 공주 지역에 많은 문화유산을 남겼다. 공산성쌍수정에 이괄의 난을 피해 왔던 인조의 유적이 있고, 천주교 신자들이 붙잡혀 죽은 황새바위 천주교도 순교지가 있으며, 동학 농민 혁명의 깃발이 우금치에서 드날렸던 것 모두가 공주의 문화유산이자 역사인 것이다.

문화유산은 공주 지역 전역에 골고루 퍼져 있다. 대체로 구석기 유적부터 근대 유적까지 망라되어 있는데, 이들은 종류별, 혹은 시간별로 나름의 분포 특성이 있다. 공주 지역의 문화유산은 내용면서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2015년 7월 4일에 공산성,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명실상부한 역사문화 도시로 발돋음하였다.

[선사시대]

공주는 전국 주요 5대 강 가운데 하나인 금강이 관류하는 곳이다. 선사시대에는 강을 통해 지역과 그 문화를 연결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금강 주변으로 형성된 충적 평야와 낮고 완만한 구릉들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선사시대 이래로 생활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고, 이러한 금강을 따라 펼쳐진 선사 유적은 구석기시대부터 청동기시대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문화상을 보이고 있다.

금강에 근접하여 자리한 고마나루 유적은 고마나루’, ‘곰나루’의 한자음인 웅진이란 지명이다. 웅진은 백제 천도 때 비로소 불린 것이라기보다 곰나루의 전설이 보여 주듯, 그 이전부터 불렸던 것이며 공주 석장리 유적이나, 청동기에서 초기 철기시대의 공주 지역의 문화유적들도 그러한 전통을 말해 주고 있다.

공주 지역에서 조사된 선사 유적은 지표상에서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는 고인돌이나 입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도로 공사와 같은 개발이 진행되면서 이루어진 발굴 조사를 통하여 새로이 발견, 조사된 유적이 상당히 많아졌다.

무엇보다도 공주 지역의 선사 유적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사적으로 지정된 공주 석장리 유적과 장원리 신석기시대 유적이다. 이들 유적은 공주 지역에서 인류의 거주가 이루어진 시기를 구석기시대까지 올려 놓았고, 이후에도 청동기시대의 유적은 주거지와 분묘, 그리고 입석 등의 자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 내용을 갖춘 유적으로 확인되어 공주 지역 선사 문화의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된다.

나아가 공주 석장리 유적은 한국 구석기시대 유적 조사의 시작이 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 고고학에서 처음으로 바둑판식 발굴법[gridmethod]을 이용하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사가 이루어졌다. 공주 석장리 유적에서 시도된 방법들은 현재까지 한국 구석기시대 연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삼국시대의 유적은 삼국시대의 기반이 되는 문화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장기면의 하봉리 고분군, 이인면 이인리 토광묘, 분강·저석리 고분군, 정안면 장원리, 최근에는 탄천면 일원의 공주 장선리 유적과 공주 안영리 유적, 정안면의 내촌리 유적이 조사되었으며, 건물은 대부분 수혈 건물의 형태이다. 그중 공주 장선리 유적에서는 수혈 건물지와 토실이 함께 확인되어 주목된다. 공주 장선리 유적에서 확인된 토실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조사된 유적으로 삼국시대 초기 주거 문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삼국시대]

삼국시대의 유적은 백제의 것이 중심을 이루는데, 이는 삼국시대의 공주가 백제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던 도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주 지역에 남아 있는 백제 유적은 생활 유적에서 매장 유적, 신앙 유적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질적인 면에서 우수성도 돋보인다. 매장 유적으로 무령왕릉을 비롯한 백제 고분군과 공주 공산성은 2015년에 세계문화유산 백제역사유적지구에 포함되어 공주 지역 백제문화의 진정성과 우수성을 보여 주는 대표 유적이 되었다.

공주 지역 일원에서 확인된 백제 유적은 건물지로는 탄천면 일원의 안영리 새터·신매 유적, 덕지리 유적, 의당면 수촌리 유적, 웅진동[253-1번지 외] 유적, 옥룡동의 414번지와 418번지 유적, 은래골 유적, 공주 공산성 등에서 확인된다. 건물 형태는 수혈 건물지, 굴립주 건물지, 벽주 건물지 등 다양하게 확인된다.

분묘 유적에는 대표적으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이 있으며, 최근 발굴 조사를 끝낸 교촌리 고분과 공주 중학동 고분군, 공주 웅진동 고분군, 공주 금학동 고분군, 공주 보통골 고분군, 공주 신기동 고분군, 공주 상왕동 고분군, 공주신관리석실고분, 공주 신관동 78번지 외 유적 등이 확인되고 있다. 이 밖에 공주시 외곽 지역에서도 백제 고분들이 확인되는데, 공주 산의리 고분군, 분강·저석리 고분군, 공주 송학리 고분군, 공주 안영리 새터·신매 유적, 공주 수촌리 고분군, 공주 단지리 고분군이 있다.

관방 유적으로는 송정리 산성, 율정리 산성, 수촌리 토성, 오인리 산성, 광정리 산성, 무성산성, 신풍산성, 단지리 산성, 옥성리 산성, 한산성, 공주 공산성, 옥녀봉성, 만수리 산성, 용성리 토성, 이인산성, 중장리 산성, 양화산성, 계룡산성이 확인된다. 이렇듯 공주 지역에서는 현재 18개소의 산성이 확인되고 있지만 공주 공산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성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유적지들이어서 관리 소홀이라는 한계도 있다.

백제 멸망 후에 조성된 유적은 대체로 시기별로 다양한 특성을 갖춘 채 존재한다. 예컨대 통일신라시대의 것은 지방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시설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사람들에 의해 조영된 것들이 남아 있다. 또한 이 시기의 유적은 백제시대 유적 위에 중층으로 남아 있는 것이 많다. 통일신라 때의 유적은 불교 관련 시설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되며, 이러한 현상은 고려시대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조선시대]

공주 지역의 유적 내용이 질적인 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 크게 확대된 것은 조선시대에 이르러서이다. 조선시대에 이르러 공주 지역의 불교 유적은 상대적으로 적어진 반면, 유교와 관련된 향교나 서원이 증대되었고, 그와 관련된 각종 묘비가 확대되어 유적의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공주 지역의 문화유적은 시기별, 혹은 내용별로 균형 있게 확인된다. 조선 후기의 향촌 세력을 점검하는 데 있어서 서원과 사우는 그 어느 유적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서원이나 사우, 정려의 건립은 사족 집안의 경우 단순한 도덕적, 윤리적 차원뿐 아니라 후손들의 사회적 명망이나 지위와도 관련이 있어 그 지역의 사족 세력의 추이와도 관련이 있다.

[특징]

공주 지역의 문화유산 및 문화유적은 양적인 면뿐만 아니라 질적인 면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한 측면이 있다. 이는 국보, 혹은 보물로 지정된 것의 내용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공주 지역의 문화유산은 국가 지정 문화유산, 도 지정 문화유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공주의 지정 문화유산 중에는 주목받고 있는 국보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대부분 무령왕릉 출토품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공주 의당금동보살입상을 제외하고 모두 무령왕릉 출토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8년 6월 30일 공주 마곡사가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전국 각지에 소재하는 산사들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나아가 공주 마곡사 소조사천왕상이 보물로 승격되고, 더욱이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국보로 승격되었다. 이로 보아 공주 지역은 백제의 고도에 걸맞은 문화유산과 유구한 역사문화 도시로서의 문화유산의 질적 및 양적인 면에서 다양성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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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공주시지정문화유산현황

[의의와 평가]

공주 지역의 문화유산은 결국 공주의 역사, 나아가 공주 지역 사람들이 이곳을 터전으로 삼으면서 만들어낸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들 문화유산은 공주 지역만의 특수성, 즉 공주 지역만이 가진 지정학적 조건을 그대로 함축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삼국시대의 유적은 백제시대 때의 유적만 있다. 왕도였던 까닭에 그와 관련된 유적이 망라되어 남아 있다. 또한 백제 이후 공주 지역은 명실상부한 지방 거점으로 자리한다. 때문에 그와 관련된 유적들은 지방 수부로서의 역할과 관계된 것이 많이 있다.

특히 조선시대에 이르면 사회 규모의 확대나 통치 체제의 정비 등으로 지방별로 행정 수요가 증대되었고, 그에 따른 각종 시설이 확대되기에 이른다. 여기에 새롭게 유학이 사회의 지도 이념으로 자리하면서, 그와 관련된 시설도 적지않게 증가한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