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말기 충청남도 공주에서 활동한 학자이자 문신.

[개설]

19세기 한말 대표적인 성리학자로서 충청남도 연기·공주 일대에서 크게 활약한 임헌회(任憲晦)[1811~1876]는 많은 관직들을 사양하고 성리학 특히 주기론(主氣論)을 주장한 인물이다. 매산(梅山) 홍직필(洪直弼)의 문인이며, 자신의 문하에 간재(艮齋) 전우(田愚) 등이 있다.

[가계]

본관은 풍천(豊川). 자는 명로(明老), 호는 고산(鼓山)·전재(全齋)·희양재(希陽齋)이다. 아버지는 이조참판으로 증직된 임천모(任天模)이고, 어머니는 홍익화(洪益和)의 딸이다.

[활동사항]

1836년(헌종 2) 감시(監試) 초시에 합격했으나 복시에서 떨어지자 송치규(宋穉圭)를 찾아가 학문에 전념하였으며, 1842년(헌종 8) 홍직필(洪直弼)의 제자가 되었다. 1858년(철종 9) 조두순(趙斗淳)의 천거로 효릉참봉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고, 이듬해 판부사 김좌근(金左根)의 천거로 활인서별제·전라도도사·군자감정 등에 제수되었으나 모두 사양하였다.

1861년 조두순의 천거로 경연관에 발탁되었으나 역시 소를 올려 사직하였다. 1864년(고종 1) 장령·집의·장악원정 등에 제수되었고, 이듬해 호조참의가 되었다. 이때 만동묘(萬東廟)의 제향을 폐지하라는 왕명이 내려지자 부당함을 거듭 상소하여 다시 제향하는 일이 있었다.

1871년(고종 13) 공주 삼기(三岐)[지금의 충청남도 연기군 남면 양화리]로 옮겨왔고, 1873년(고종 15) 공주 명강동(明剛洞)[지금의 공주시 장기면 월송리]으로 옮겨 살았다. 1874년(고종 16) 이조참판에 임명하고 승지를 보내어 관직에 나오기를 청하였으나 상소하여 사직하였고, 그 뒤 사헌부대사헌·성균관좨주 등에 제수되었으나 역시 나아가지 않았다.

뛰어난 문장 실력으로 연기, 공주 일대에서 여러 문중의 신도비문과 정려기 등을 지었다. 1877년 성전(星田)[지금의 연기군 남면 방축리]에서 향년 6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임헌회가 살았다는 집이 남아 있다.

[학문과 사상]

경학과 성리학에 조예가 깊었다. 일찍이 이이와 송시열의 학통을 계승하여 주기론(主氣論)을 주장하였는데, 임헌회의 학설은 주리론(主理論)을 주장하는 이항로(李恒老) 문하의 김평묵(金平黙)과 대립하면서 1862년(철종 13) 서신으로 성리설에 관한 논쟁을 벌이기도 하였다. 또한 기호학파에서 척사를 주장하며 의병 운동에 적극 개입하였던 이항로의 화서학파와 뚜렷이 대비된다. 한편 임헌회는 천주학(天主學)을 극력 배척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대표적인 문인으로는 간재 전우와 경의당(敬義堂) 김진수(金振遂) 등이 있다.

[저술 및 작품]

문집으로는 『전재집(全齋集)』, 『고산집(鼓山集)』, 『속고산집(續鼓山集)』이 있다. 또 임헌회가 문인들에게 명하여 조광조, 이황, 이이, 김장생, 송시열의 문집에서 명언들을 뽑아 책으로 엮게 한 『오현수언(五賢粹言)』이 1905년에 간행되었다.

[상훈과 추모]

1902년 윤용선(尹容善)의 주청으로 정2품 내부대신에 추증되었다. 또한 연기군 남면 방축리에 있는 덕성서원(德星書院)에 전우, 이재구(李載九), 김준영(金駿榮), 이유흥(李裕興), 조홍순(趙弘淳), 임헌찬(任憲瓚)과 함께 봉향되었다. 덕성서원은 숭덕사(崇德祠)를 개칭한 것으로, 1978년 전국 유림이 발기하여 임헌회의 유허지인 방축리 성전지구 내덕동에 사우를 복축하고 매년 음력 3월 8일에 향사하고 있다. 그 후 1990년 서원이 창건되어 병오 춘향시에 임헌회의 유허 지명을 취하여 덕성서원이라 하고, 사우는 숭덕사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