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1090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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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노현 |
처음 가게를 시작했을 때 봉씨는 무척 힘들었다. 큰 아이가 감기에 걸렸는데 약값이 없었다. 며칠이 지났는데 잘 걷던 아이의 다리가 마비 증상을 보였다. 그때부터 아이 치료를 위해 침 맞히러 다니랴, 장사하랴, 힘든 하루 하루가 이어졌다. 방도 따로 얻을 돈이 안 돼서 가게에 다락을 매달았다.
“여기 가게가 루핑집이었는데, 다락을 매놨어요. 다락에다가 우리가 잠을 잤어요. 서랍장도 친구 법대 나왔다는 그 놈하고 몇이 사가지고 나한테 갖다 준 건데. 여기 다락에 딱 높이가 요만 하겠죠, 그것 딱 갖다 놔놓는데 딱 키가 맞아 루핑집이니까. 겨울 되면은 입김이 사방에 화하게. 근데 막을 줄도 몰랐어요. 신문지도 없고 하니까 그것도 못 막고. 거기서 얘를 키웠습니다. 연탄에 밥해 먹고.”
봉씨는 상대원2동 시장에서 그렇게 힘들게 가게를 시작했다. 2동 쪽 시장을 사람들은 웃시장이라고 불렀다. 웃시장 내에 있던 봉씨의 가게 맞은편에는 감리교회가 있었고, 밑쪽으로는 펌프가 있었다. 수도시설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이 펌프물을 먹었는데, 펌프을 관리했던 영감님은 보통 깐깐한 게 아니었다. 그래도 참 열심히 했다.
얼마 후에 상대원3동의 아랫시장으로 가게를 옮겼다. 3동 쪽은 원래 시장이 아니고 일반주택지였다. 그래서 가게가 몇 개 생겼지만 처음에는 장사가 별로였다. 더구나 앞으로 하천이 흘렀다. 하천을 복개하면서부터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복개도로는 소방도로였지만 차 한대 지나다니지 않았고, 상인들과 손님들이 그곳을 점령하다시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