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300001
한자 天惠- 自然- 寧越
분야 지리/자연 지리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강원도 영월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윤석

[정의]

강원도 영월군의 지질과 자연환경.

[개설]

영월군은 80% 이상이 산지이다. 그리고 영월군을 흐르는 동강서강남한강의 본류를 이루는 큰 하천으로서, 강 유역에는 곳곳에 평야가 있다. 이처럼 영월군은 산과 물 그리고 평야가 어우러지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영월군 지역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지형의 특징으로 인하여 영월 고씨굴을 비롯한 석회암 동굴이 산재하여 있어서 심지어 땅속으로도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다. 이처럼 강원도 영월군은 높은 산과 산 사이로 흐르는 여러 강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풍광으로 일찍이 이름이 난 곳이었다. 그러나 20세기 초부터 석탄, 텅스텐, 석회석 등의 광산이 개발되면서, 영월군의 자연은 꽤 훼손된 바가 있다. 그러나 광산 이외에는 특별히 자연을 파괴하는 요인이 없었으므로, 다른 지역에 비한다면 천혜의 자연을 잘 보존하고 있었다. 게다가 20세기 말에 석탄과 텅스텐 광산이 폐광되면서, 자연의 복원력과 인간의 노력으로 영월군은 원래 자연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있다.

영월군의 자연을 산과 하천 그리고 평야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런 영월군의 자연이 관광과 어떻게 연계되어 있는지도 함께 알아보기로 한다. 또 지리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특이한 지형들도 살펴보기로 한다.

[산]

영월군의 산에 대한 기존의 기술은, 동쪽의 태백산지와 북쪽의 차령산지 그리고 남쪽의 소백산지 등으로 구분하는 지질학적 분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백두대간과 정맥이라는 고유의 인식 체계로 산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이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영월군의 동쪽 끝에서 남쪽으로 백두대간이 지나간다. 백두대간 구간에는 구룡산·신선봉·깃대기봉이 있는데, 구룡산에서 민백산과 삼동산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줄기가 있고, 백두대간이 태백의 함백산에서 두위봉으로 연결되어 계족산으로 서행하는 두위지맥이 있다. 영월군의 동남쪽 지역은 옥동천을 중심으로 북쪽의 두위지맥과 남쪽의 백두대간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영월군의 북서쪽은 백두대간에서 동쪽으로 뻗어 나온 한강기맥이 횡성의 태기산에 이르러, 다시 서남쪽으로 뻗어 영월군의 왕박산·가창산·삼태산·국지산·태화산으로 연결되는 영월지맥과 남쪽으로 뻗어 백덕산에 연결되는 백덕지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영월읍 시내 바로 북쪽의 접산발산은 주왕지맥에 속한다. 이와 같은 분류는 앞으로 보완이 필요하지만, 현재 영월군을 찾는 등산객 대부분은 이러한 개념을 가지고 영월의 산을 오르고 있다.

[하천]

영월군의 하천은 영월읍의 동쪽으로 흘러드는 동강(東江)[한강의 본류]과 서쪽에서 흘러 들어오는 서강(西江)[평창강]이 대표적이다. 동강서강이 합쳐서 남한강이 되어 충청북도 단양군으로 들어가기 전에 옥동천(玉洞川)이 합류한다.

영월군을 흐르는 하천의 대표적인 두 줄기인 동강서강은 영월군의 북부 지역을 흐르는 강이고, 옥동천은 남부 지역의 하천이다. 동강은 한강의 본류로 일반적으로 남한강이라고 부르는 강줄기의 한 부분이다. 동강은 정선군 정선읍 가수리에서 지장천이 합류하는 지점부터 영월읍 하송리에서 서강과 합류하기 전까지의 한강을 지칭하는 이름이다. 서강은 영월에서 부르는 명칭이고, 법정 명칭은 평창강이다. 평창강은 계방산에서 발원하여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에서 영월군으로 들어온 후, 남쪽으로 흘러 한반도면 옹정리에서 주천강과 합류한다. 주천강은 태기산에서 발원하여 횡성군과 원주시를 지나 영월군 주천면으로 들어와서 주천평야를 흐른다. 주천강을 받아들인 평창강은 비로소 ‘서강’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동남쪽으로 흘러 영월읍 하송리에서 동강과 합류한다. 옥동천영월군 상동읍 구룡산에서 발원하여 동강서강이 합류하여 남한강이 된 후 여기에 합류하는 하천이다. 옥동천은 순전히 영월군 지역만을 흐른다.

강 양쪽이나 또는 한쪽에 가파른 경사면이 있는 구불구불한 강을 감입곡류하천(嵌入曲流河川)[incised meander]이라고 하는데, 영월군에서는 이런 하천을 많이 볼 수 있다. 영월군 남면 연당리의 ‘물도리’ 마을 이름이 이런 지형에서 온 것이다. 또 영월군 한반도면영월 한반도지형감입곡류하천이 만들어 낸 전형적인 지질 현상인데, 이와 같은 지형의 특징으로 전국적으로 이름이 난 곳이다. 영월군 한반도면의 원래 명칭은 서면(西面)이었는데, 한반도지형이 알려지면서, 면의 명칭을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바꿨다. 지질학적 현상을 이용하여 행정단위의 명칭을 바꾼 특이한 예이다.

영월군의 하천 양쪽으로는 하안단구(河岸段丘)[river terrace]가 많은데, 하안단구는 현재보다 고도가 높은 곳을 흐르던 옛날 하천에 의하여 형성된 것이다. 하안단구는 하천의 퇴적작용과 침식작용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며 생겨난 지형으로, 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단으로 존재한다. 그리고 영월읍 방절리에는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진 구하도(舊河道)[old river channel]가 있다. ‘구하도’는 문자 그대로 옛날의 물길이라는 의미로, 과거에는 하천이 흘렀지만 지금은 그 물길의 흔적만 남아 있는 지형을 말한다.

[평야]

영월군은 강원도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산지가 80% 이상이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평야는 적은 편이다. 영월의 대표적인 평야는 주천면주천평야영월읍의 영월분지인데, 하천에 의한 퇴적물이 쌓인 충적평야이다. 이밖에 옥동천 유역에도 비교적 넓은 충적지가 있어서 논농사를 지을 수 있다.

과거에는 쌀을 생산할 수 있는 논이 중요하였으므로, 평야 지대는 대부분 논을 만들어서 쌀 생산에 주력하였다. 그러므로 평야라고 하면 바로 논을 연상하게 된다. 1918년 간행된 5만분의1 지도에서 영월군의 논 분포를 보면, 위의 주천평야와 영월분지 그리고 옥동천석항천 유역의 약간의 평지에 있을 뿐이다. 그 나머지는 밭이다. 이러한 밭과 논의 비율은 현재도 마찬가지이다. 2017년 현재 영월군의 경작면적은 총 6,209㏊인데, 이 가운데 논이 484㏊이고 밭이 5,724㏊이다. 현재는 밭작물이 논농사에 비하여 소득을 더 올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영월에는 평평한 땅인 평야가 적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영월군에는 많은 곳에 하안단구가 있는데, 하안단구의 단구면은 평탄한 지형이기 때문에 여기에 취락이 생겨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이밖에 영월의 카르스트 지형 내 수많은 돌리네(doline)에서도 밭작물의 재배가 이루어진다. 돌리네는 석회암이 녹으면서 형성된 평탄한 지형이다.

근래에 영월에서는 사과포도 재배도 많이 이루어지는데, 일교차가 큰 영월의 기후와 아울러 테라로사에서 재배한 것이므로 과육의 식감과 향기가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테라로사는 석회암 지대에서 석회암이 풍화되면서 생겨난 흙으로, 적색의 이 흙에는 철분과 마그네슘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기름지다. 또 토양의 입자와 입자 사이에 간격이 넓어서 배수가 잘 되어 밭농사에 적합하다고 한다. 포도사과 같은 과수의 재배는 약간의 경사가 있는 땅에서도 가능하므로, 이러한 땅도 이제는 일종의 평지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영월군에는 하천에 의하여 형성된 충적평야가 하천의 양안에 분포하는데, 주천면주천강 유역과 김삿갓면 옥동천 유역, 그리고 동강서강의 여러 지류 주변의 곳곳에는 작은 규모의 충적평야가 형성되어 있다. 이런 곳 가운데는 선사 유적도 있으므로, 영월군의 충적평야에서는 구석기부터 현재까지 인간의 생활터전이었던 곳을 관찰할 수 있다.

[국가지질공원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

영월군의 상당 지역은 국가지질공원 중의 하나인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지질공원이란 “특별한 과학적인 중요성, 희귀성 또는 경관적 아름다움을 지닌 장소로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으며, 지역 주민의 경제적 이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공원”이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은 영월, 정선, 태백, 평창 일대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생대 퇴적암류를 보여 주는 장소이며,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하천 지형 및 카르스트 지형이 발달하여 학술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지질공원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있는 지역을 다른 여러 중요한 자연적, 문화적 요소와 함께 이용하여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단지 학술적인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지질공원을 통하여 중요한 지질유산 지역인 지질명소[geosite]가 보전되고, 교육 관광을 통하여 지질공원 관람객들이 그 지역의 지질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가치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지질공원은 관광 활성화를 통하여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지역 주민의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는 관광지를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에는 21개소의 지질명소가 있는데, 그 가운데 영월군에는 영월 선돌, 영월 문곡리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 영월 고씨굴,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 영월 한반도지형, 어라연, 물무리골 생태습지, 영월 청령포 등의 8개소가 있다.

영월 선돌[영월읍 방절리]은 일명 신선암(神仙巖)이라고도 하는데, 큰 칼로 절벽을 쪼개 내리다 중간에서 그친 것 같은 형상을 이룬 약 70m 정도의 바위이다.

영월 문곡리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북면 문곡리]는 약 4억 5000만 년 전[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 쌓인 퇴적물 표면에 만들어진 퇴적 구조를 말한다. 건열구조는 바위 벽면이 갈라진 모습을 말하고, 스트로마톨라이트는 미생물 위에 퇴적물이 쌓인 것이 화석화된 것이다. 이런 지질 자료는 해당 장소가 과거에 물 밑이었음을 보여 주는 증거이다.

영월 고씨굴[김삿갓면 진별리]은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석회암동굴이자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도 뛰어난 동굴이다. 영월 고씨굴은 일반에 공개하는 구역과 비공개 구역으로 나뉘는데, 비공개 구역에는 영월 고씨굴에서만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중요한 생물과 동굴생성물이 있다.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무릉도원면 무릉리]은 주천강의 바위 위에 크고 작은 구멍이 나 있는 것으로 지질학에서는 포트홀(pothole)이라고 한다. 하천이 흐르면서 바닥의 작은 틈으로 모래와 자갈이 들어가서 빠르게 흘러내리는 물과 함께 암석을 깎아내어 구멍을 만든 것이다. 돌개구멍은 기묘한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준다.

영월 한반도지형[한반도면 옹정리]은 평창강이 흐르면서 한쪽에서는 암석을 깎아서 절벽이 생기고 반대편으로는 모래가 쌓여서 생긴 지형으로, 모양이 한반도를 꼭 닮아서 한반도지형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월 한반도지형에서는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여러 가지 지질 현상을 볼 수 있다.

영월 어라연 일원[영월읍 거운리]은 예로부터 아름다운 경치는 이름이 높은 동강의 한 구역이다. 다양한 하천 지형과 함께 여러 가지 희귀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근래에는 래프팅의 명소로 알려졌다.

물무리골 생태습지[영월읍 영흥리]는 평지에서 하천의 흐름이 일시적으로 느려지면서 형성된 습지이다. 석회암 지대는 물이 잘 빠지기 때문에 이런 습지는 형성되기 힘든 만큼 학술 연구나 관광의 가치가 높다.

영월 청령포[남면 광천리]는 삼면이 서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험준한 암벽이 솟아있는 마치 섬과 같은 곳으로, 단종 유배지로 유명하다. 그리고 청령포 건너편 영월읍 방절리는 옛날 서강이 흐르던 물길[구하도(舊河道)]이 남아 있어 학술적으로 중요하다.

이상 8개소의 지질명소 가운데 ‘영월 문곡리 건열구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와 ‘물무리골 생태습지’를 제외한 여섯 곳은 영월군에서 지정한 ‘영월 10경’에도 포함되어 있다.

[자연의 보존과 관광]

영월군의 자연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산업 발전을 위한 채굴로 훼손된 부분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하여 비교적 원형을 잘 간직하고 있다. 1차, 2차 산업 중심에서 관광 중심으로 영월의 경제가 전환되면서 이러한 자연의 보존과 자연경관을 이용한 관광 상품의 개발 및 운영이 영월의 주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래프팅의 본고장으로 각광 받는 동강은 생업이었던 뗏목을 타는 일이, 보트를 이용하여 계곡이나 강의 급류를 타는 래프팅이라는 레저스포츠가 되어 동강에서 부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캠핑과 낚시 역시 과거의 농업과 수운(輸運) 중심의 하천 이용에서, 경관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자연과 함께하는 하천 이용으로 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지질학적 의미까지 포함한 하천 지형은 단순히 경관을 구경하는 관광만이 아니라, 지질현상을 보면서 현장학습을 할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도 쓰일 수 있다.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영월의 역사를 함께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트래킹 코스와 등산 코스들은 영월의 역사와 자연환경이 가진 가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영월군은 오랫동안 극히 적은 지역 내 평야 지대에서 생산하는 농업생산물로 경제를 유지하면서, 산과 강이 주는 자연의 혜택을 함께 누려 왔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텅스텐, 석탄, 석회석을 캐는 광업이 영월군 산업의 주축을 이루며 자연의 파괴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광산이 문을 닫은 후 그 후유증은 모두 영월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책임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모순을 조화롭게 해결하고, 천혜의 자연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영월군이 안고 있는 문제이다.

대표적인 한 예가 영월 고씨굴일 것이다. 일반 관광객에게 개방한 지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므로, 고씨굴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영월 고씨굴이 천연기념물이면서 일반에게 공개된 관광지라는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모순이다. 그러나 아무도 구경할 수 없게 하고, 단지 보존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제를 생각하지 않는 명소는 의미가 없게 되었다. 20세기까지의 관광이 자연을 파괴하면서 이루어졌다면, 21세기의 관광은 다른 모습이 되어야 한다. 영월 고씨굴에서 드러나는 자연의 보존과 관광이라는 이 모순을 현명하게 해결하는 것이, 영월군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을 잘 지키는 길일 것이다.

[참고문헌]
  • 『영월군지』 (영월군지편찬위원회·영월군, 2019)
  •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http://www.paleozoicgp.com)
  • 국가지질공원(https://www.koreageopark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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