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마을이 자리한 광활면은 1920년대 후반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갯벌을 막아 조성된 농토이다. 간척 사업으로 드넓은 농토는 형성되었지만 땅에는 염기[소금기]가 가득 배어 있어 바로 농사를 지을 수가 없었다. 조연식[1927년생]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이 논의 염기 때문에 동동거리던 것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나락이 크들 못 혔어. 간기가 수북했은게...
화양마을이 자리한 광활면에 들어서면 논과 길 옆으로 길게 연결되어 있는 도랑을 볼 수 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이 보면, 땅을 파면 얼마든지 마실 물을 얻을 수 있을 텐데 왜 이렇게 도랑을 만들었는지 의아해 한다. 간척 사업으로 일군 이곳은 다른 지역과 달리 깊이 팔수록 짠기가 그득한 물만 배어 나온다. 할 수 없이 사람들은 식수와 농수를 위해 섬진강 물을 막은 운암호에...
마을은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 생겨난다. 우리나라 마을 대부분은 집성촌(集姓村)으로 씨족이 구성되고, 마을의 역사가 시작된다. 화양마을이 자리한 광활면은 반대로 땅이 먼저 생기고 사람들이 들어온 곳이다. 농토를 일궈 잘 살아 보겠다는 꿈을 안고 전국 각처에서 온 사람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곳은 각성바지들[성이 각각 다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마을 사람 모두 어렵게 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