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2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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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現代文學 |
영어공식명칭 | Contemporary Literatu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현준 |
철원문화원 -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삼부연로 42[신철원리 646] |
[정의]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까지 강원도 철원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 문학 활동 혹은 철원 출신 작가들의 문학 활동.
[개설]
현대문학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이후,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문학 활동을 일컫는다. 강원도 철원과 그 지역 일대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문학 활동 혹은 철원 출신 작가들의 문학 활동 중 현대문학을 중심으로 하여 정리한다.
[철원의 문인]
보통 한 지역의 현대문학을 살펴보기 위하여서는 일차적으로 범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작가 중심이냐, 작품 중심이냐를 따질 수 있다. 철원을 예로 든다면, 철원을 고향으로 하는 작가 혹은 철원을 무대로 한 작품 중심으로 분류할 수 있다. 다만 다른 지역과 달리 철원의 현대문학사가 풍부하지 않은 탓에 이러한 분류는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알려지지 않은 작품도 많지만 철원이 고향이 아닌 작가의 작품 중에 철원을 무대로 하는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1987년 발표된 김주영(金周榮)[1939~]의 단편 「쇠둘레를 찾아서」와 2012년 창비에서 발간된 부산 출신 소설가 이현의 장편 『1945, 철원』이 있다. 「쇠둘레를 찾아서」는 김주영이 세 번이나 철원을 방문하여 얻은 자료로 완성할 정도로 현재 철원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1945, 철원』은 해방 이후 삼팔선 이북 지역이 된 철원의 과거 한때를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정치하게 묘사하고 있는 수작이다.
결국 철원의 현대문학은 철원 출신의 작가들로 정리하는 것이 가장 일목요연하다고 볼 수 있다. 예외적으로 김소진처럼 어린 시절을 잠시 보냈던 작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철원 출신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고향의 다양한 모습들을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다.
우선 대표적인 작가가 상허(尙虛) 이태준(李泰俊)[1904~?]이다. 이태준은 1904년 철원 용담[지금의 철원읍 대마리]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3년가량 고향을 떠났던 것을 제외하면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철원에서 보냈다. 특히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이태준은 고아 신세였고, 이태준에게 철원은 부모와 함께 지냈던 완벽한 시절을 그리워하는 공간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실제 이태준의 많은 작품에서 철원의 모습이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철원이 주무대이거나 간접적으로 등장하는 이태준의 작품으로는 「고향」, 「실낙원 이야기」, 「꽃나무 심어 놓고」, 「돌다리」, 「촌뜨기」, 「사냥」, 「제2의 운명」, 「무연」, 「사상의 월야」와 같은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이 있다. 수필집 『무서록』에도 「용담 이야기」처럼 철원을 구체적으로 다룬 작품이 많았다. 비록 이태준이 월북하면서 1988년 해금이 되기 전까지 주목받지 못하였지만, 현재는 ‘한국 단편소설의 완성자’라는 호칭답게 철원에서는 물론 일제 강점기 한국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다른 철원 출신 작가로는 SF 소설가 문윤성[본명 김종안]이 있다. 1916년 철원에서 태어난 문윤성은 1946년 『신천지』에 단편 「뺨」을 발표하여 등단하였고, 1967년 한국 최초의 SF 장편소설로 평가받는 『완전사회』를 출간하였다. 복거일(卜巨一)[1946~]의 『비명을 찾아서』가 1987년 발표될 때까지 21년간 유일하게 존재하였던 창작 과학소설의 원작자로서 문윤성의 작품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를 위하여 유족은 물론 철원 문인들도 큰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
세 번째는 시인 파하(巴下) 이원섭(李元燮)[1924~2007] 을 들 수 있다. 이원섭은 1948년 『예술조선』 2호에 시 「기산부」, 「죽림도」가 당선되었고, 1949년 11월 『문예』에 「언덕에서」를 추천받아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다. 특히 6·25전쟁 중에 피난지 마산에서 발간한 시집 『향미사』[문예사, 1953]가 유명하다. 이원섭은 철원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남기지는 않았지만, 철원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시인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네 번째는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월암(月庵) 장이두(張二斗)[1929~]이다. 1929년 금화 출생의 승려이자 시인이다. 1978년 「겨울 빗소리」로 등단하였고, 시조집 『별처럼 흐르는 가을 하늘』, 시집 『천등산 달밤에』 등 많은 시집과 시조집, 수필집, 장편소설을 발간하였다. 장이두는 시의 길과 승려, 수행자로서의 길을 분리하지 않고 시와 수도의 궁극적 통일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로 실향민으로서의 고향 금화에 대한 향수와 명상적 회고를 다루고 있다. 현재는 노환으로 활동이 주춤하기는 하지만 장이두가 이룩한 시 세계의 영역은 여전히 확고하다.
다섯 번째는 시인 민영(閔暎)[1934~]이다. 1934년 철원에서 태어난 민영은 1959년 『현대문학』 추천을 통하여 등단하였다. 간결하고 응축된 짧은 시를 많이 썼는데, 대표 시집으로 『단장』, 『용인 지나는 길에』, 『새벽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다』 등이 있다. 민영은 현재까지도 철원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2004년 이태준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태준기념사업회’의 회장직을 맡아 문학비와 흉상 건립은 물론 이후 ‘상허 이태준 문학제’가 자리 잡는 데 많은 힘을 보탰다.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철원 문학계의 원로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섯 번째는 금화 출신 소설가 유재용(柳在用)[1936~2009]이다. 유재용은 1970~198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었다. 1965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키다리 풍선」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이후 소설집 『꼬리 달린 사람』, 『누님의 초상』, 장편소설 『성역』, 『비바람 속으로 떠나다』 등을 출간하였고, 현대문학상[1978], 이상문학상[1980], 동인문학상[1987] 등 한국 문학을 상징하는 권위 있는 상을 모두 휩쓸면서 철원을 대표하는 현대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유재용의 소설은 자전적 성격이 강한 가족주의 소설로 분류되며, 소설의 배경이 철원과 금화로 고정되면서 이태준과 더불어 철원을 대표하는 작가로 조명받고 있다.
일곱 번째는 소설가 임동헌(任東憲)[1958~2009]을 들 수 있다. 임동헌은 충청남도 서산이 고향이지만, 철원 민통선 마을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대표적인 철원통 작가로 분류된다. 특히 임동헌의 작품 『민통선 사람들』, 「물소의 잠」은 민통선 마을의 이야기를 통하여 여전히 현실로 존재하는 남북 분단의 상처와 애환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른다섯 살에 요절한 철원 출신 작가 김소진(金昭晉)[1963~1997]이 있다. 김소진은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쥐잡기」가 당선되면서 등단하였다. 이후 생을 마감한 1997년까지 6년 남짓의 짧은 기간 동안 수많은 창작집과 창작 동화집, 콩트집을 발간할 정도로 왕성한 집필 활동을 이어 갔다. 사실 김소진은 다섯 살 때 서울 미아리 산동네로 이사하면서 철원에서 지낸 시간은 길지 않다. 실제로 김소진의 작품에 등장하는 철원은 지극히 단편적이지만, 김소진의 인상적인 문학 인생은 철원 문인들에게도 여러 의미를 던지고 있다.
이외에도 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동화 작가 이창건, 철원에 거주하며 대표작 「지뢰꽃」과 같은 철원의 현실을 직시하는 작품에 천착하는 시인 정춘근, 철원군 서면 와수리 출신이며 철원의 소설가 명맥을 잇고 있는 이현준 등 많은 작가들이 다양한 문학 분야에서 선배들의 길을 뒤따르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왕성한 동인 활동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많은 문인을 배출하고 있어, 문학 도시로서 발돋움하는 철원의 탄탄한 토대가 되고 있다.
[철원의 동인과 동인지]
철원군 최초의 동인지는 철원문화원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서 발간한 『들풀의 노래』였다. 『들풀의 노래』는 문학 불모지와 다름없던 철원에 새로운 지평을 연 잡지로 평가받는다. 비록 외지 문인들 비중이 높다는 이유 등으로 첫 번째 동인지 이후 명맥이 끊겼지만 철원에 결성된 동인과 동인지 발간에 큰 자극을 주었다.
이후 1993년 동인 ‘철원문학회’의 결성은 철원 현대문학사에 큰 사건이었다. 철원 문학의 구심점이 없던 시기에 결성되어 작고 큰 족적을 남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동인지의 발간이었다. 1호 동인지 『가을강』[1993]에서 11호 동인지 『철마의 꿈』[2005]까지 철원 문인들의 작품 발표는 물론 철원 출신 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힘써 철원의 문학적 토대를 세우는 역할을 하였다. 이에 더하여 등단작가가 많지 않았던 철원에 철원문학회가 운영되는 동안 많은 시인과 수필가를 등단시키는 성과를 얻었다. 특히 상허 이태준 추모 사업을 벌여, 철원 군민조차 ‘월북 작가’로 거리를 두던 소설가 이태준을 철원을 대표하는 작가로 공고히 하게 하였다. 비록 2019년 현재 활동이 정지된 상태이지만 초창기 철원 지역 동인 활동과 동인지 발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외에 철원문학회 일부 회원들이 독립하여 문학 동인 ‘한탄강’에서 1호 동인지 『어둠을 가셔내는 냇물』을 발간하였으나 철원문학회와 노선을 같이하면서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1호로 단명하였다.
철원문학회 이후 철원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활동을 하는 동인은 ‘모을동비’이다. 철원도서관 문예 창작반 회원들을 중심으로 하여 생겨난 문학 동인 모을동비는 창작반을 지도하는 정춘근 시인의 제안으로 철원의 옛 이름에서 동인명인 ‘모을동비’를 따왔다. 모을동비는 2006년 첫 동인지 『사랑의 실타래』부터 2018년 13호 동인지 『어머니는 아프다』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동인 모을동비는 현재 60여 명의 회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회원들도 꾸준히 참여하는 등 충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소이산 지뢰꽃길 시 낭송회, 상허 이태준 문학제, 백일장, 시화전, 통일 기원 예술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관하거나 공동 개최하는 등 철원 문학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철원문학』을 들 수 있다. 『철원문학』은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철원지부에서 발간하는 종합 문예지이다. 회원들의 작품을 모아 발간을 하고 있으며, 2004년 제1호를 시작으로 현재 15회까지 꾸준히 철원 문인들과 철원 출신 문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철원문학』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편집 방향을 보였으나, 2010년대에는 이태준의 문학 세계를 조명하는 평론, 연극 대본 등의 소개는 물론, 철원 출신 작가에 대한 특집 코너를 마련하는 등 향토 문학색이 깊은 편집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한국문인협회 철원지부는 동인 모을동비와 함께 철원의 문학을 부흥시키고자 하는 양 날개로서 힘찬 날갯짓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