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2012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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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 歲時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함안군 |
집필자 | 황은실 |
[정의]
경상남도 함안 지역에서 해마다 같은 시기에 되풀이하여 행하는 겨울철의 의례적인 생활 풍속.
[개설]
세시 풍속(歲時風俗)이란 원시 농경 사회로부터 인간이 주기적·관습적·의례적으로 생활 행위를 반복해 온 주기 전승(週期傳承)의 의례적인 행위를 말한다. 세시는 해[年]와 때[時]의 합성어로 사시절(四時節), 시절(時節), 명절(名節) 등의 뜻을 지니기도 하지만, 한자 문화권에서는 세는 년 또는 수확을 의미하고, 시는 지속적 기간을 의미한다. 즉 세시의 뜻에는 농사와 관련이 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겨울은 절기상 입동(立冬), 소설(小雪), 대설(大雪), 동지(冬至), 소한(小寒), 대한(大寒)으로 음력 10월에서 12월에 해당된다.
[내용]
함안 지역의 겨울 세시는 섣달그믐[음력 12월 30일] 의례와 놀이가 집중적으로 행해졌다. 특히 섣달그믐이 되면 한 해의 농사를 끝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날이기도 하여 민간에서 신앙과 관련한 의례가 성행했다. 이날에는 가까운 집안 어른을 찾아가 묵은세배를 하거나 메밀을 볶아 집안 곳곳에 뿌리기도 했으며, 묵은해의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집안 구석구석 묵은 때를 청소했다. 또한 함안 지역에는 섣날 그믐날 밤에 촛농점이 성행했다. 촛농점은 초가 탈 때 흘러내리는 촛농을 보고 한 해의 운수를 점치는 풍속이다. 함안군 칠북면 영동리 영동 마을에서는 부녀자가 그릇에 쌀을 담고 그 위에 초를 꽂아 불을 켠 뒤 아이가 한 해 동안 아무 탈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기도했다. 이때 촛농이 잘 흘러내려야 아이에게 복이 온다고 여겼다.
한편 함안 지역 겨울 세시 놀이로 참새잡기, 가재잡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자치기 등이 행해졌다. 한밤중에 처마 밑에 있는 참새 집에 불을 비추어 참새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여 잡거나, 대낮에 통발로 참새를 잡아 허기를 달랬다. 또한 겨울철 별미로 남성들이 달밤에 도랑에 나가 가재를 잡아 소금에 볶아 먹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행해지는 놀이인 연날리기, 팽이치기, 자치기 등은 함안 지역에서도 성행했다.
함안 지역의 겨울 음식으로 입동 전후에는 집집마다 김장 담그기, 동짓날에는 집집마다 팥죽을 끓여 먹었다. 또한 팥죽을 끓여서 나온 팥물을 집 구석구석 뿌렸는데, 이는 팥이 붉은 색깔을 띠고 있어 축사(逐邪)의 힘과 집안의 잡귀(雜鬼)를 물리치는 주술적인 힘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함안 지역에서는 초순에 드는 애동지에는 팥죽을 끓여 먹지 않고, 다른 동짓날에 팥죽을 끓여 먹었다는 점이 특이하며, 팥죽에 있는 새알을 나이 수대로 먹으면 좋다고 여겼다. 지금도 함안 지역민들은 동짓날 팥죽을 끓여 먹고 있다.
함안 지역의 겨울 세시는 주로 섣달그믐에 놀이와 의례가 집중적으로 행해진 점으로 보아 지역민들이 시월 상달을 으뜸의 날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급격한 도시화와 생활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겨울 세시 전승과 의미가 약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