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9028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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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Seondolbaengi Bawi |
영어의미역 | Seondolbaengi Roc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내동 |
집필자 | 정혜경 |
[정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사암리 내동에 있는 선돌뱅이 바위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1985년에서 채록되어 『내 고장 옛 이야기』에 수록되었다.
[내용]
원삼면 내동 길 옆에는 선돌뱅이라고 불리는 바위 세 개가 있는데, 이곳은 본래 돈과 재산이 많은 부자가 살던 집터였다. 부잣집 주인은 수많은 하인을 거느리고 살면서도 늘 인색하여 어느 것 하나 마음대로 먹지 못하게 하였고, 부지깽이 하나도 문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였다. 어느 날 걸승 한 명이 내동을 지나다 부잣집 문전에서 시주를 해달라고 목탁을 두드렸다.
여름날이었던지 대청에서 낮잠을 자고 있던 부잣집 주인이 목탁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잠을 깬 주인은, 시주를 하기는커녕 남의 집 문전에 와서 소란을 피운다고 언성을 높이며 빨리 사라져 버리라고 고함을 쳤다. 그런데도 걸승은 굳이 시주를 하라고 버티면서 목탁을 두드렸다. 화가 난 주인은 걸승의 목탁을 빼앗아 깨버렸다.
걸승은, “동냥은 안 주고 쪽박을 깬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시주는 하지 않고 목탁을 깬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아마도 이 말의 처음이 되었구나! 관세음보살.” 하더니 자리를 떴다. 이것을 보고 있던 하인 하나가 주인 몰래 좁쌀 한 줌을 바랑에 넣어 주면서, “스님, 너무 섭섭히 생각하지 마오. 우리 주인 성미가 본시 그러하므로 인근 사람은 아무도 신세를 지려고 하지 않소이다. 부디 노엽게 생각하지 마시오.”라고 위로하였다.
그러자 걸승은 혼잣말처럼 “지금 가진 것이 부족하여 그러는 것 같으니 더이상 할 말은 없소이다만, 그 부자가 좀더 많은 재물을 얻는다면 그때는 적선을 할 것이라 믿소. 그 댁이 지금처럼 부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바로 집 앞의 큰 바위 덕분이오, 만일 이것을 세 쪽으로 갈라 놓으면 지금보다 세 배는 더 잘 살게 될 것이오. 그러나 이 말은 믿지 마시오!”라고 하였다.
하지 말라는 말이었지만 좀더 부자가 되면 없는 사람들을 돕는 주인이 될까 하여 하인은 주인에게 걸승이 한 이야기를 해버렸다. 부잣집 주인은, “그렇다면 당장 바위를 쪼개 놓아라!”고 하였다. 그래서 하인은 바위를 지금처럼 세 쪽으로 갈라 놓았다. 그랬더니 가축이 죽고 사람은 다치고 병을 얻으며 가세가 점점 기울어지더니 마침내 아주 가난하게 되었다. 부자는 먹을 것이 떨어질 정도로 가난해지자 비로소 가난한 사람들의 배고픈 설움을 이해하게 되고, 부자로 잘살 때 가난한 이웃을 돕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모티프 분석]
「선돌뱅이 바위」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전해 오는 내방자 설화와 풍수 설화 가운데 단맥 설화가 결합된 양상을 보인다. 내방자 설화는 내방자의 거부와 수용이라는 단락과 그 결과물로서 축복 혹은 저주를 초래하는 기본적인 구조로 짜여 있다. 「선돌뱅이 바위」는 부자가 내방자인 걸승을 박대하여 저주를 받는 것을 모티프로 삼고 있다.
내방자는 선을 베풀지 않고 욕심을 부리는 부잣집 주인의 심리를 역으로 이용하여 바위를 쪼개 명당을 이루는 지맥을 끊게 한다. 바위가 깨짐으로써 지맥은 차단되고 부자는 가난하게 된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수용자는 내방자를 박대하면 저주를 받는다는 권선징악적인 교훈을 얻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