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542 |
---|---|
한자 | -醬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우자원 |
관련 행사 개최 장소 | 순창 전통 고추장 민속 마을 - 전라북도 순창군 순창읍 백산리 |
---|---|
성격 | 음식 |
재료 | 찹쌀|메주|고춧가루|국간장 |
관련 의례/행사 | 순창 고추장 축제|순창 고추장 요리 경연 대회 |
계절 | 매년 10월 중순~11월 초순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의 특산물로서 콩과 쌀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만든 메주와 함께 쌀 등 전분질 원료, 엿기름, 고춧가루를 섞어 발효시킨 음식.
[개설]
순창의 고추장은 고추에서 오는 매운 맛과 함께 전분질이 분해되어 생성된 당류에 의한 단맛, 그리고 콩 단백질 분해 산물로 인한 구수한 맛과 감칠맛이 잘 조화된 복합 향신 조미료이다.
[연원 및 변천]
콩을 이용한 발효 식품인 장류의 문헌상 첫 등장은 『삼국사기(三國史記)』 신라본기 신문왕 3년(683년)의 폐백 품목에 장시해(醬豉醢)가 나오며 이 시(豉)가 콩에 곰팡이를 착색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시는 콩만의 제품이고 장(醬)은 콩에 다른 곡류를 혼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콩을 이용한 발효 식품은 삼국 시대부터 기원한 것으로 주장된다. 고추는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일본에서 전래되었다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추장도 이 이후 장류의 형태로 모양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고려 말 이성계(李成桂)가 스승인 무학 대사가 기거하고 있던 순창군 구림면 안정리에 있는 만일사(萬日寺)를 찾아가던 도중 어느 농가에서 고추장에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그 맛을 잊지 못하다가 후일 왕이 된 후 궁중에 진상토록 하였다고 하는 유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추장을 담그기 시작한 것은 1700년대 후반으로, 1800년대 초의 『규합총서(閨閤叢書)』[1809년, 빙허각 전주 이씨]에는 순창 고추장과 천안 고추장이 팔도의 명물 중 하나로 소개되어 있다. 『규합총서』는 부녀자를 위하여 엮은 일종의 여성 백과로 순창 고추장을 지역 특산품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고추장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와 양을 조목조목 열거하고 있다.
『수문사설』[1740년, 이표] 중 식치방에 “순창 고추장 조법”에는 곡창 지대인 순창 지방의 유명한 고추장 담금법으로 전복, 큰 새우, 홍합, 생강 등을 첨가하여 다른 지방과 달리 특이한 방법으로 담갔는데 예부터 순창 고추장이 유명하였으며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방법을 개발, 보급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해동죽지』[1925년, 최영년]에는 고추장은 순창군의 명품이 되었으며, 순창 고추장의 빛깔은 연한 홍색이고, 맛은 달고 향기로우며, 기운은 맑고 차서 반찬 중의 뛰어난 식품이라고 하였다. 또한 순창 사람이 서울에 와서 손수 순창 고추장을 만들었는데 맛과 빛깔이 모두 본 지방에서 생산하는 고추장에 미치지 못하였다고 하였으며, “고추로 장 담그는 것은 세계에 없어 조선에서만 일종의 음식으로 일컫는다네. 순창에서 생산하는 것이 최고라 조선 전국에는 다시 있지 않는 것을……”이라고 하였다.
현재 고추장의 제조 방법으로는 종균을 이용하여 코지를 만든 다음 대량 생산을 하는 공장산 고추장과 야생 미생물에 의해 자연 발효된 메주를 이용하여 생산되는 전통 고추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장산 고추장의 경우 단일 종균인 Aspergillus sp. 계열의 곰팡이를 이용하여 코지를 만든 다음 여기에 각종 부재료를 혼합하여 속성 발효시키는 것이 특징이나, 전통 고추장의 경우 특정 미생물에 의존하지 않고 야생 미생물에 의해 자연 발효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메주 표면에서는 곰팡이인 Aspergillus에 의한 전분질 분해가 일어나며, 메주 내부에서는 세균인 Bacillus sp.에 의한 단백질 분해가 일어나며 효모인 Saccharomyces가 일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미생물들은 고추장의 숙성 과정 중에서도 전통 고추장 특유의 맛을 생성하는 데 관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발효 특성으로 전통 고추장은 공장에서 만든 고추장에 비해 독특하고 풍부한 맛이 발생한다.
순창군에서는 1997년 순창읍 백산리에 69,421㎡ 규모의 순창 전통 고추장 민속 마을을 조성한 뒤 현재 54개 농가에서 전통 고추장을 생산하여 전국 곳곳에 판매하고 있으며 순창 전통 고추장 민속 마을에서 고추장 담그기 체험 행사를 연중 하고 있다.
[만드는 법]
메주 재료는 콩 6㎏, 멥쌀 4㎏이고, 고추장 재료는 찹쌀 4㎏, 메주 1.2㎏, 고춧가루 2㎏, 국간장 1.2㎏, 소금 0.4㎏, 물 1.2㎏이다.
1. 메주 쑤기
8월 하순경 콩을 깨끗이 씻어 5~6시간 정도 물에 담가 충분히 불린다. 멥쌀은 가루로 빻아 둔다. 시루에 불린 콩과 멥쌀가루를 켜켜이 안쳐 찐다. 찐 후 절구에 넣고 쳐서 잘 섞은 뒤 밥그릇만 한 크기로 둥글게 빚어 그늘에 매달아 9월 하순까지 띄운다. 잘 뜬 메주는 노란 곰팡이가 생기며 잘라 보면 속이 노르스름하거나 하얗다. 이것을 다시 쪼개어 3~4일 말린 후 가루로 빻고 고운 채에 내려 다시 3~4일 햇볕에 말린다.
2. 고추장 담그기
찹쌀과 엿기름을 하루 정도 물에 담가둔다. 하룻밤 물에 불린 찹쌀을 건져 가루로 빻아서 시루에 찌고, 엿기름은 잘 갈아서 부순다. 엿기름은 체를 이용하여 잘 여과한다. 엿기름과 찹쌀을 섞어 식혜를 만든다. 식혜에 잘 갈은 고춧가루, 메줏가루를 섞은 후 국간장이나 소금 등을 첨가하여 고추장을 만든다. 전통 옹기에 담아 양지 바른 곳에서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고추장 종류]
순창 전통 고추장의 종류로는 찹쌀고추장, 보리고추장, 매실고추장, 복분자고추장이 있다. 찹쌀고추장은 순창 전통 고추장 민속 마을의 가장 대표적인 품목으로 부드러운 단맛과 매운맛이 있다. 찹쌀은 한의학적으로 볼 때 성질이 따뜻하고 달아서 땀이 많이 나고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 위장이 약해서 늘 속이 거북한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그래서 볶아서 먹으면 설사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고, 떡으로 만들어 먹으면 힘없이 소변을 자주 보는 노인병 증상이 개선된다.
보리고추장은 순창에서 생산된 보리만을 엄선하여 첨가함으로써 지역의 농민들을 돕는 효자 상품으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벌레가 없는 엄동설한에 왕성하게 자라는 무공해 식품인 보리는 불모의 알칼리성 땅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로, 산성 식품의 섭취로 약화된 우리 몸을 알칼리화해 건강 체질로 만들어 준다. 섬유질이 풍부하며 비타민과 미네랄, 무기 염류 등도 골고루 포함되어 있는 보리는 쌀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혈관의 노화 방지, 각기병 예방, 위장 보호, 성인병 예방 효과가 뛰어나다.
매실고추장은 새콤달콤한 개운한 맛을 지니고 있어서 신세대 취향에 알맞고, 매실 자체의 기능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매실은 12~20g의 구형 핵과로 6~7월경에 성숙하고 매화나무라고도 불린다. 매실은 과육 부분이 전체의 85%이며, 주성분은 탄수화물이고, 당분 10%와 다량의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다. 유기산은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 호박산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히 구연산의 함량이 다른 과실에 비해 월등히 높으며, 그 밖에 카테킨산, 펙틴, 탄닌 등을 함유한다.
복분자고추장은 순창에서 생산된 복분자를 이용해 생산되며 색이 아름답고 복분자 특유의 향과 기능성을 가지는 고급 전통 고추장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복분자는 성질은 평(平)하며 맛은 달고 시며 독이 없고, 남자의 신기(腎氣)가 허하고 정(精)이 고갈된 것과 여자가 임신되지 않는 것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또한 간을 보하며 눈을 밝게 하고 기운을 도와 몸을 가뿐하게 하며 머리털이 희어지지 않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로 복분자에는 탄수화물로 포도당[43%], 과당[8%], 자당[6.5%], 펙틴 등을 함유하고, 유기산으로 레몬산, 사과산, 살리실산, 사프론산, 개미산 등을 함유하며, 비타민 B, C와 카로틴, 폴리페놀, 안토시안, 염화시아닌배당체 등의 색소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씨에는 기름[11.6%], 피토스테린[0.7%]이 함유되어 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순창 전통 고추장이 맛있는 이유는 발효에 적합한 담금 시기, 고추장 제조에 적합한 메주 사용, 국산 원료의 사용, 최적의 자연환경, 장류 전문 연구 기관 보유 등으로 볼 수 있다. 순창에서는 음력 8월 말에서 9월 초에 메주를 띄워 음력 동짓달 중순에서 섣달 중순 사이에 담그며, 순창 고추장 메주는 다른 지방과 달리 콩과 멥쌀을 6대 4로 혼합하여 도넛 형태의 메주를 사용한다. 또한 순창 지역에서 생산된 고추, 콩, 찹쌀 등의 재료를 사용한다.
순창은 예부터 지명이 옥천(玉川) 고을로 불릴 정도로 물이 좋은 고장이며, 연평균 12.4℃, 습도 72.8%, 안개 일수 77일로 발효에 좋은 기후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다양한 발효 미생물이 풍부하다. 2006년에는 순창 장류 연구소 개관으로 국내 최고의 장류 전문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제품 개발 및 품질 개선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