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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마을에 교육박물관이 세워진 까닭은?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B03010007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우성면 내산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재우

[누구나 수학박사가 될 수 있다]

웅진교육박물관 을 운영하고 있는 이재우 씨는 옛 것에 대한 향수와 애정이 남달랐다.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도 틈나는 데로 모으기 시작한 유물이 이제는 2만여 점이나 된다. 어떻게 이러한 일이 가능했을까. 이재우 씨는 ‘어려서부터 남들은 관심을 갖지 않는 낡고 오래된 물건을 매우 좋아했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아니 오래된 것 뿐 아니라 무엇이든 수집을 하는 것이 어느덧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수석과 괴목, 각종 민속품에 이르기 까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것은 무엇이든 모으기 시작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청계천, 그리고 황학동에 가끔 놀러 가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곳에서 만나는 오래된 물건들은 과거의 향수를 느껴보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청계천의 역사와 더불어 그곳에 진열된 물건들은 주인한테 버림받은 물건이요, 쓸모없고 별다른 기술과 재주가 없는 사람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파는 곳으로 생각하였다. 그럼에도 이곳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과거 초등학교 수학교과서를 만나면서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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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셈본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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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셈본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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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산술』

수학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여러 날 다리품을 팔아 《셈본》을 구입할 수 있었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이름도 생소한 과거의 수학책을 들고 교실문을 들어갔을 때 아이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책을 돌려보게 하고 당시 6학년 어린이들에게 수학 문제를 풀도록 하였더니 매우 흥미를 느끼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방 후에 나온 교과서는 매우 쉬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아무튼 셈본을 수업자료로 활용한 것은 대성공이었다. 특히 학생들은 부모님들이 자신과 같은 또래에 배웠던 책이라는 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때 학생들에게 ‘누구나 수학박사가 될 수 있다’는 말을 자주했다. ‘하지 않은 것이지 하지 못하는 게 아닙니다. 부모님들이 공부했던 수학책을 여러분들은 이렇게 잘 풀고 있잖아요?’ 학생들은 신이 나서 대답한다. 이후로 수학에 흥미가 없었던 아이들도 수학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수집에 대한 인식은 180도 달라졌다. 옛 것에 대한 막연한 향수에서 그 가치를 실감하게 된 것이다. 그 후로 청계천과 각 지역의 골동품점을 찾아다니는 기회는 점점 많아졌다.

[박물관과 삶]

학생들 교육 참고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셈본》을 구입한 이후로 이재우 관장은 본격적인 자료수집에 나섰다. 그렇게 수집한 자료가 2만여 점에 이르자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전문박물관의 특성을 살려 초등교육자료만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면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 후로 박물관을 건립하고자 경기도의 폐교지를 알아보고 있던 중, 공주교육대학에 근무하는 동생이 공주에 폐교가 하나 있는데 이곳에 함께 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옛 청산초등학교 자리가 있던 바로 이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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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교육박물관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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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교육박물관

당시에는 무릎까지 올라오는 잡초가 무성했고, 폐교 상태로 방치한 건물이라서 그런지 천장 곳곳에서는 비가 샌 흔적이 역력했다. 주위를 둘러보고 꼼꼼하게 내부를 살펴보니 이런 곳에 자료를 보관할만한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도 쉽게 돌아서지는 못했는데 보란 듯이 버티고 서 있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뒤돌아서는 발길을 만류하였기 때문이다.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그런 나무였다. 같이 온 일행들도 ‘지붕 없는 찻집’이라며 이런 곳을 묵혀두면 안된다고 한마디씩 했다. 마음속에서 무언가 출렁이는 것이 느껴졌다. 우두커니 서 있는 느티나무가 왠지 모르게 한없이 친근해지는 것이었다. ‘그래, 이런 곳을 묵혀두면 안되겠지.’ 자기최면에 걸린 사람처럼 ‘다 잘될 거다. 여기야말로 최적의 장소다’라고 수없이 되내었다.

2000년 가을 이재우 씨는 임대 신청을 하고 그 다음해 봄부터 주변 정리를 하기 시작하였다. 비가 새는 곳을 점검하여 방수작업을 하고 운동장의 잡초도 제거했다. 잡초를 뽑아내고 새로 잔디를 심었는데 그해는 왜 이리 가뭄이 심하였는지 운동장에 심은 잔디를 살리느라 정말 고생이 많았었다. 이정도의 풀조차 이기지 못한다면 앞으로 영원히 박물관을 운영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내심을 시험해 볼 겸 운동장의 우거진 잡초를 모두 없애고 잔디를 씌어 놓고 싶었다. 그해 여름은 방학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기나긴 풀과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박물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역시 돈과의 싸움이었다. 찾아오는 방문객의 입장료로는 낡은 시설의 유지 보수와 환경정리는 물론 임대료를 지불하기에도 벅찬 실정이다. 그래도 평소 알고 지낸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많은 교장선생님들이 경기도에서 이곳 박물관까지 많은 학생들을 보내 주시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그런 분들의 뜻에 보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공주와 관련된 중요한 많은 자료들을 더욱 수집하고, 사진으로 보는 공주의 근·현대사를 정리할 계획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최초·최대의 초등교육박물관으로서의 희망찬 도약에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말한다.

[골동품 구입에 얽힌 일화]

그러던 1990년대 초 이재우 씨는 골동품상을 경영하는 두 분과 어느 민가를 찾아갔다.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된 물건을 처분하겠다고 연락이 왔단다. 판매자는 소장품의 일부를 정리하여 민속자료를 수집하고자 하였다. 정오가 되었을 무렵, 그 분은 한눈에 보아도 좋아 보이는 물건들을 조심스럽게 꺼내 놓았다. 먼 길을 찾아간 보람이 있었다. 너무나 좋은 물건들이라 우리는 누가 무엇을 살 것인지 상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골동품상을 30여 년이나 운영해온 이사장님은 소림 조석진의 그림을 구입하기로 했고, 장사무장님은 남농의 쌍소나무를 구입하였다. 그 때 이재우 씨는 청화백자를 하나 구입하였는데 의외의 감정결과가 나왔다. 쌍소나무 그림과 청화백자는 진품 감정을 받았지만 이사장님이 구입한 소림 조석진의 그림은 최종 감정결과 모사품으로 판명된 것이다. 우리들 중 가장 예리하고 정확한 감정 솜씨를 가진 이사장님의 눈을 속일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였던 것이다. 골동품상 경영 30여 년의 노하우가 무색해지는 사건이었다. K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진품명품’의 감정위원으로도 출연한 바 있는 이재우 관장으로서도 매우 놀랄만한 사건이었다. 그 후로는 감정의뢰를 받거나 골동품을 구입할 때 아무리 진품이라는 확신이 들어도 섣불리 자신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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