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6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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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칭/별칭 | 어레미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물품·도구/물품·도구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재순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들깨나 팥 등의 곡물에 있는 이물질을 걸러 내는 데 쓰는 도구.
[개설]
얼개미는 들깨나 팥 등의 곡물에 있는 모래나 흙 등을 제거하기 위해 쓰는 생활 용구로, 원형이나 사각형의 나무 테 바닥에 철사, 대나무, 등나무 등의 망을 팽팽하게 쳐서 만들었다.
[연원 및 변천]
순창 지역에서 언제부터 얼개미를 써 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농업이 주된 생산 활동이던 시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얼개미는 바닥 몸체의 구멍 지름이 3~5㎜인 것을 말하며, 지름이 2㎜인 것은 ‘중거리’, 지름이 0.5~0.7㎜인 것은 ‘가루체’라고 하였고, 액체를 거르는 것은 ‘고은체’ 또는 ‘풀체’라고 불렀다. 지금도 순창 지역에서는 곡물 타작을 하고 난 다음 흙이나 모래를 빼낼 때 얼개미를 사용한다.
[형태]
순창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얼개미는 옆면을 차지하는 몸통과 바닥을 이루는 밑면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옆면은 보통 소나무를 얇게 썰어서 촉촉할 때 구부린 다음, 소나무 뿌리를 캐 얇게 쪼개 말려 놓은 뒤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놓은 이으매 자리를 꿰맨다. 밑면은 철사를 이용해 구멍이 3~5㎜ 되게 만든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조선 왕조 연산군(燕山君) 시절에 처녀들을 데려다 바치는 직업인 ‘채홍사’가 있었다. 순창이 본관인 염씨 총각과 풍산 조 진사 딸이 약혼을 하고 혼인 날짜를 받아 놓았는데, 조 진사의 딸 미모가 출중했는지 채홍사가 데리고 간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염씨 총각이 항의도 못 하고 식음을 전폐하다 죽고 말았는데, 유언으로 채홍사가 지나가는 길에 묻어 달라는 이야기만을 남겼다.
채홍사가 가마에 처녀를 태우고 총각의 무덤 앞을 지나는데, 마침 주막이 있어 쉬어 가자며 가마를 내리자 가마 안에 있던 조 진사 딸이 자결을 해 버렸다. 초상을 치르려고 부모가 와서 아무리 가마를 떼어 내려 해도 떨어지지 않자 순창 군수가 “똑같은 가마 탑을 세워 주마! 그리고 1년에 한 번씩 제사를 지내 주마!” 하자 가마가 떨어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처녀총각이 죽게 되면 묻기 전에 얼굴에 얼개미를 씌워 묻었다고 한다. 귀신이 되어 일일이 구멍을 세다가 잊어버리고 나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예전에는 논에 큰물이 들면 산태미로 미꾸라지나 송사리를 잡아 얼개미에 담아 놓곤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