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5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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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유등면 창신리 |
집필자 | 김형준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집의 방문 위에 걸어 잡귀의 침입을 막는 풍속.
[개설]
엄나무는 두릅나뭇과에 속하는 낙엽 교목으로 민속 신앙에서 잡귀나 병마를 물리치는데 사용하는 주술성이 강한 나무이다. 사람들이 엄나무를 잡귀 출입 방지용으로 사용한 것은 엄나무 가지에 굵은 가시가 돋아나 있어서 잡귀와 병마가 엄나무 가시를 무서워한다는 속신을 믿었기 때문이다. 엄나무 걸기는 잡귀가 집안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정초에 엄나무 가지를 큰방 문설주 위에 가로로 걸어 놓는 풍속이다.
[연원 및 변천]
조선 후기에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상황이 전개된 적이 있었다. 물론 전염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약도 없던 시대였다. 남녀노소 모든 사람들은 천연두, 이질, 말라리아 등에 노출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대책 없이 희생되었다. 때문에 전염병은 돌림병, 염병, 역병, 역질 등이라고도 불리는 무서운 공포의 질병이었다. 사람 접촉으로 쉽게 전염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대책 없이 죽어 갔다. 전염병의 대응책으로 민간요법과 퇴치 주술 의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엄나무 걸기는 전염병 퇴치와 방지를 위한 주술 의례가 풍속으로 정착하여 전승된 퇴치 주술 의례라 할 수 있다.
[절차]
엄나무를 안방 문설주 위에 걸어 놓는 것은 안방이 가장 안전한 공간이기도 하고, 가족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안방과 마루 사이에 있는 문지방에 걸터앉으면 할머니들에게 불호령이 떨어진 일들이 많았다. 문지방이 성(聖)과 속(俗)의 공간적 경계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장 안정적인 공간인 안방 문설주 위에 걸어 두고 잡귀와 전염병이 못 들어가게 하는 방어적 개념이 엄나무 걸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순창군 유등면 창신리 창신 마을에서는 엄나무를 정월 초에 꺾어서 안방 문 위에 걸어 놓거나 처마에 매달아 놓는데, 매년 새롭게 하여 걸어 놓는 것이 아니라 엄나무가 오래되어 낡으면 새로운 엄나무를 걸어 놓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엄나무를 방문 위에 걸어 놓으면 잡귀와 병마가 가시에 찔릴까봐 무서워서 방에 침투하지 못한다고 한다. 정월 초에 엄나무를 걸어 놓을 때에는 손재수가 없는 좋은 날을 택일하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