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의 선비.

[가계]

본관은 진주. 자는 차해(次海). 할아버지는 창주(滄洲) 하증(河憕)이고, 아버지는 하달도(河達道)이다. 어머니는 함안조씨 주부(主簿) 조영기(趙英沂)의 딸이다. 부인은 전의이씨 승의랑(承議郞) 이전(李瑑)의 딸이다.

[생애]

1630년 진주 단목리에서 태어났다. 9세 때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모친을 지극 정성 봉양했고, 1660년에 생원(生員)시에 합격하였으나 과거에 뜻을 버리고 학문에만 전념하였다. 창주 하증의 학문을 이어 남명(南溟) 조식(曺植)을 사숙했는데 후일에는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과 동춘당(同春堂) 송준길(宋浚吉)의 문하에서 수학하였으며 성품이 천자(天姿)하여 선학(仙鶴)이라 일컫기도 했다.

[활동사항]

남명(南溟) 조식(曺植)의 신도비문이 4기가 있는데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 용주(龍洲) 조경(趙絅), 미수(眉叟) 허목(許穆), 우암(尤菴) 송시열(宋時烈) 등이 찬하였다. 이 중 송시열에게 신도비문을 부탁하여 받아온 사람이 하명이다. 하명(河洺)이 남인의 당색을 따르지 않고 노론의 당색을 가진 것은 『남명집(南溟集)』 훼손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조반정 후 조식의 문인 내암(來庵) 정인홍(鄭仁弘)이 역적의 죄로 처형되자 1651년 이집(李集), 하자혼(河自渾) 등이 덕천서원에 들어가 정인홍이 주관해 만든 『남명집(南溟集)』 중 정인홍과 관계되는 책판을 모두 부수어 버렸다. 당시 원장(院長)인 윤승경(尹承慶)이 두 유생에게 벌칙을 내리고 문집을 원래대로 복원시켰다.

이 일로 인해 여러 가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로부터 약 20년 후인 1670년 경 진주 유생 최백년(崔栢年)이 하달한(河達漢)에 대한 사적인 감정으로 윤승경(尹承慶), 하명, 하달한 등이 역적인 정인홍을 옹호해 남명집에 정인홍과 관계된 문자를 모두 회복시켰다는 무고를 하였다. 이 일로 윤승경, 하명, 하달한은 부황(付黃: 성균관에서 죄를 적어 큰 북에다 붙이고, 그 북을 치며 시가지를 돌아다녀 죄를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벌로 명분을 중시 여기던 조선시대 선비들에게는 극형과 같았다.)을 당하였다. 하명은 참봉인 송규상(宋奎祥)의 소개로 회덕에서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을 만나 일의 전모를 고하고 구제를 요청하여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이후 하명은 송시열, 송준길을 스승으로 모시고 노론학파 인사들과 교유하게 되었으며 이후 진주지역 노론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만년에는 산수가 좋은 곳에 초당을 짓고 자연과 더불어 유유자적하게 살다가 1677년에 세상을 떠났다. 『진양속지(晋陽續誌)』권2「인물조(人物條)」에 이름이 올랐다.

[묘소]

진주시 미천면 향양리(向陽里)에 있으며 연재(淵齋) 송병준(宋秉濬)이 묘비명을 지었다. 창주(滄洲) 하증의 문중에서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