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남도 화순 지역에 전승되어 오고 있는 여러 가지 전통 놀이.

[개설]

민속놀이는 지역의 생활 습속과 풍속을 반영한 놀이로 향토성이 짙다. 전승되고 있는 집단의 성격에 따라 전문인들의 놀이와 일반인의 놀이, 시기에 따라 세시(歲時)놀이와 평상시 놀이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또한 놀이를 행하는 대상에 따라 어른 놀이와 아이 놀이, 남자 놀이와 여자 놀이 등으로 나눌 수도 있다. 민속놀이는 혼자 하는 놀이보다는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놀이가 많으며, 공동체 환경에 맞게 놀이 환경도 조성된다.

[평상시 민속놀이]

1. 자치기

자치기는 편을 나누어 공격하는 측에서 긴 막대기로 짧은 막대기를 쳐서 날아간 거리를 알아맞히는 놀이이다. 자치기를 위해서는 ‘어미자’와 ‘새끼자’가 필요하며, 정해진 자수를 어느 편이 먼저 채우느냐로 승패를 결정한다. 따라서 공격자는 새끼자를 쳐서 멀리 보내려고 한다. 새끼자와의 거리를 어미자로 잰 것이 ‘자수’가 된다. 공격자가 부른 자수가 될 성 싶으면 ‘먹어’라고 해 인정하고, 부족할 것 같으면 ‘재’라고 해서 어미자로 재게 한다. 이렇게 어미자로 재서 공격자가 부른 자수에 못 미치게 되면 공격자는 죽는다. 또 공격자가 친자를 땅에 떨어지기 전에 수비자가 받아도 죽는다. 모든 공격자가 실격이 되면 공격과 수비를 교대한다. 다만 한 명의 공격자가 모든 단계를 죽지 않고 끝내면 먼저 실격된 사람 순으로 살아나 다시 공격권이 주어진다.

2. 꿩치기

꿩치기는 하키와 비슷한 것으로 꿩매를 이용해 상대편의 수비선 밖으로 꿩알을 쳐내면 득점을 하게 되고, 일정한 점수를 먼저 획득하는 팀이 이기는 놀이이다. 꿩매는 꽁알을 굴리거나 칠 수 있도록 끝이 약간 굽은 막대기를 말하며, 꿩알은 놀이에 필요한 공이다. 축구장과 비슷한 직사각형의 놀이판에서 놀이를 하는데, 상대방의 최종 수비선 밖으로 꿩알을 쳐내면 득점을 하게 되며, 일정한 점수를 먼저 획득하는 팀이 이기게 된다.

3. 연날리기

연날리기는 종이에 대나무로 만든 살을 붙여 실에 매단 후 바람을 이용하여 하늘에 띄우는 민속놀이다. 주로 설을 쇠고 난 이후부터 정월 대보름까지 많이 행하던 것인데, 연의 모양에 따라 크게 꽁지 연과 참연으로 구분한다. 꽁지 연은 가오리연 또는 문어연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꼬리[꽁지]가 달려 있는 연을 말하며, 참연은 방패연을 말한다.

4. 윷놀이

윷놀이는 원통의 나무를 둘로 갈라 만든 네 개의 윷을 던져 그것이 나타내는 윷패에 따라 4개의 윷말을 움직여 윷판을 먼저 통과하는 사람이 이기는 놀이이다. 간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잡을 수도 있고, 윷말을 쓰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하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경기이다.

5. 쥐불놀이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논두렁과 밭두렁에 불을 지르는 풍습이 있는데, 이를 ‘불놀이’ 또는 ‘쥐불놀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싸리나무나 옹이가 있는 소나무 가지 또는 솜방망이로 횃대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횃대 대신 깡통을 이용해 쥐불놀이를 행한다. 쥐불놀이는 넓은 들판이나 화재의 위험이 적은 논밭 등지에서 행해진다. 마을 간에 쥐불놀이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요즘에는 깡통에 불씨와 마른 나뭇가지를 넣어 돌리면서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6. 화전놀이

보통 4월 초파일 무렵 보리가 노릇노릇 익어 벨 때가 되면 마을 여자들이 음식을 장만하여 인근 산에 올라 하루 정도 즐기는 것을 말한다. 화순군 도장리에서는 이를 ‘해치’라고 부르는데, 보리 베기의 고된 일을 하기 전에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행한다. 해치에 쓰이는 음식은 공동으로 기금을 걷어 공동으로 장만하는데, 콩나물·떡·홍어회무침·김치·닭 등을 장만한다. 장고 가락에 노래와 춤을 추고 음식을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데, 부인들이 산에서 내려오면 남자들과 함께 어울려 마을 잔치로 이어진다.

[세시 민속놀이]

1. 줄다리기

우순풍조(雨順風調)와 풍년을 기원하는 목적으로 행해진 줄다리기는 화순군 전역에서 이루어졌다. 능주면 석곡리에서는 정월 보름날 낮에 객사 위와 아래로 나누어 쌍줄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행하였고, 도암면 도장리에서는 정월 보름날 밤에 여자들만 참여하는 줄다리기가 이루어졌다. 이 밖에도 도암면 용강리, 청풍면 차리, 백아면 수리, 동복면 신기리, 사평면 사평리·벽송리, 춘양면 석정리, 한천면 한계리·평리, 동면 언도리·장동리, 도곡면 천암리, 이서면 안심리, 이서면 보월리·쌍봉리 등지에서도 줄다리기가 행해졌다.

2. 달집태우기

달집태우기는 정월 대보름 밤 달이 떠오를 때 생솔가지 등을 쌓아올린 무더기에 불을 질러 태우는 것으로 달집이 타서 넘어질 때 그 방향과 모습으로 그해 풍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동복면 연월리 월송 마을에서는 보름달이 떠오르는 시각에 맞춰 달집에 불을 놓는다. 달집은 대나무·소나무·짚 등으로 만드는데, 달집의 모양은 원기둥형이다. 동복면 신기 마을에서는 보름날에 줄다리기가 끝난 후 이들은 마을 입구[바깥 당산]에 달집을 세운다. 보름달이 뜨면 꼭대기에 불을 붙이는데, 이때 연을 따로 만들어 걸어 두기도 한다. 그 밖에 백아면 수리, 사평면 사평리·벽송리 등지에서도 달집태우기를 행하였다.

3. 디딜방아 세우기

디딜방아는 전염병이 돌 때 혹은 정월 14일 밤에 행하던 놀이이다. 도암면 도장리에서는 인근 지역에 전염병이 돈다는 소문이 있으면 전염병을 예방할 목적으로 디딜방아를 훔쳐다 이를 거꾸로 세운다. 디딜방아가 무거우면 ‘방아공이’를 빼내 버리기도 하며, 훔쳐온 디딜방아는 그 날 세워야 한다. 디딜방아를 거꾸로 세우고 여자의 속옷에 황토를 붉게 묻혀 끼우며, 이듬해 큰 비가 올 때 떠내려 보내야 좋다고 한다. 이서면 안심리에서는 정월 대보름 밤에 줄다리기가 끝나면 인근 마을에서 디딜방아를 훔쳐다 세우는데, 거꾸로 세우고 황토 묻힌 여자 속옷을 입혀 마을 앞길에 세운다. 이는 전염병을 방지하기 위함이 목적으로 매년 행한 것이다.

[재현된 놀이]

화순군에서는 ‘군민의 날 행사’와 ‘고인돌 축제’, ‘운주 문화 축제’, ‘화순 풍류 문화 큰잔치’ 등에서 읍면별 민속 경연 대회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많은 민속놀이들이 재현되었다. 화순 적벽(赤壁)에서 달이 떠오른 밤에 절벽 꼭대기에서 볏단에 불을 붙여 적벽강에 던졌던 적벽 낙화(赤壁落花) 놀이, 이양면 증리에 있는 한말(韓末) 의병 활동 유적지인 쌍산의소의 의병 활동 내용을 재현한 ‘쌍산의소 의병 놀이’, 청풍면 세청리 산하동(船下洞)에서 정월 대보름에 풍년 농사를 기원하며 솟대를 세우고 용줄다리기 등을 행했던 민속놀이를 재현한 ‘풍년 농사 기원 장원 용놀이 굿’, 도암면에서 추석 무렵 부녀자들이 중심이 되어 행했던 ‘외 따먹기 놀이’, 과거 조상들이 거처할 집을 신축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집짓기 놀이’, 청풍면 백운리에서 행했던 보리타작과 노동요를 재현한 ‘보릿고개 타작놀이’ 등이 그것이다.

[민속놀이 현황]

현대는 다양한 놀이 도구의 보급과 게임기, 컴퓨터 등의 보급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민속놀이를 행하는 것을 쉽게 만나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화순 지역에서는 지역 축제 때 민속 경연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읍면별로 지역 특성을 반영한 민속자료들이 재현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 청년 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민속 행사에서도 민속놀이들이 어느 정도 재현되고 있으며, 지역 축제 등에서 재현된 민속놀이들이 공연됨으로써 그 맥을 어느 정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