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남도 함안군 출신의 한국화가.

[활동 사항]

안상철(安相喆)[1927~1993]은 1927년 6월 10일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산서리 이곡동에서 안우중(安祐中)과 황갑이(黃甲伊)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명은 안상윤(安相潤)이고, 호는 연정(然靜)이다. 15세에 칠북 소학교를 졸업하였으며, 부산 중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미술을 시작하였다. 1950년 서울 대학교 미술 대학 회화과에 입학하여, 3학년 때 장발 학장의 주선으로 만난 미군 장교 크랭크(Frank)에게 영향을 받았다. 1953년 조기 졸업한 안상철은 부산 금성 중학교와 부산 중학교에서 미술 교사 생활을 하였다.

1960년 34세의 나이로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국전]의 추천 작가가 되었다. 1956년부터 1963년까지 서울의 덕성 여자 중·고등학교, 숙명 여자 고등학교에 재직하였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서라벌 예술 대학교에서, 1969년부터 1992년까지는 성신 여자 대학교에서 재직하였다. 안상철은 37세 때인 1965년 제14회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에 최연소 국전 심사 위원을 역임하고 난 이후, 1978년까지 8차례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심사 위원을 역임하였다. 1978년에는 아시아 형대 미술전에 참가하였다. 1990년 제8회 대한민국 미술 대전 운영 위원장을 지냄으로써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 후신인 대한민국 미술 대전[민전]에도 참여하였다. 안상철은 1993년 3월 8일에 사망하였다.

[저술 및 작품]

안상철은 미국인 장교 프랭크를 통하여 전통 산수화의 시각을 뛰어넘어 점·선·면 등의 유기적 관계로 이루어지는 서구적 조형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1956년에 「전(田)」으로 국전에 수상을 하였을 때 한국 동양 화단은 근대로부터 현대로의 전환을 꾀하는 시기였다. 안상철은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줄곧 논밭과 기와 등의 지극히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소재를 선택하면서 6·25 전쟁 이후의 고뇌와 민족적 비애가 깊이 밴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1960년의 「만염몽」, 1961년의 「몽몽춘」은 입체화 시도의 출발점이었다. 이는 한국 동양화단에서 최초로 시도된 입체화의 선언이었다. 또한 1976년 창립된 '현대 차원회'를 중심으로 성신 여자 대학교 제자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후기의 안상철은 평면성을 거부하고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세계를 추구한 탈장르의 위상을 남겼다. 안상철은 관계 사회의 어떠한 반응에도 상관없이 1964년부터는 단일 명제 「영(靈)」의 연작으로 돌과 고목(古木)의 실물 형태를 도입한 물질적·공간적 작품 추구를 타계 직전까지 20년간 지속하였다. 안상철은 회화의 입체적 추상을 시도함으로써 동양적 전통과 서구적 조형 원리를 접목하는 실험적 화면 구성을 보여 주어, 새로운 화풍을 형성하였다. 이는 현대 한국 미술의 다양성과 연계한 창의적 발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묘소]

묘소는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천주교 묘지에 마련되었다.

[상훈과 추모]

1953년 제2회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에서 「만추(晩秋)」로 입선한 것을 비롯하여, 1955년에는 「구(丘)」로 입선하였다. 1956년과 1957년 국전에서는 각각 「전(田)」과 「정(靜)」으로 연이어 문교부 장관상을 받았고, 1958년에는 「잔설(殘雪)」로 부통령상을, 1959년 제8회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에서는 「청일(晴日)」로 대통령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