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5010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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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歲時 飮食 |
영어공식명칭 | Times and Seasons Food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무주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영숙 |
[정의]
전라북도 무주 지역에서 시절과 절기에 맞추어 먹는 음식.
[개설]
세시 음식은 절식과 시식을 통틀어 말하는 것으로, 절식은 명절날의 의미에 맞게 차려 먹는 음식이고 시식은 각 계절에 나는 제철 재료로 만들어 먹는 음식을 말한다. 무주군은 본래 백제의 영역이던 주계(朱溪) 지역의 무주읍과 적상면, 역시 백제 영역으로 금산(錦山)에 속한 안성면과 부남면 그리고 설천면 지역이 신라의 영역이던 무풍면과 통합되어 지역마다 다른 풍속도 있었겠으나 오늘날에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무주 지역의 세시 음식은 다른 지역에 비해 소박하면서 담백하고, 지역적인 특성에 맞게 산채를 이용한 음식이 많다. 여기에서는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 내창 마을을 중심으로 무주 지역의 세시 풍속과 음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종류]
1. 정월
○ 설날
설날은 일 년의 시작을 의미한다. 이날은 온 가족이 모두 아침 일찍 일어나서 새로 지은 옷[설빔]으로 갈아입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이어 웃어른께 세배를 드리면 어른은 덕담을 해 주는 풍습이 있다.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 내창 마을의 세시 풍속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전승된 것이 많으며, 선대로부터 배운 행동 양식을 반복하여 지키고 있다. 반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여서 전통과 현대, 도시와 농촌의 생활 양식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설날 아침 여자들은 부엌에서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는 집 안팎의 주변을 준비하고 차례에 쓸 제기를 점검한다.
차례에 올리는 음식으로는 떡국이나 메밥을 준비한다. 무주 지역에서는 원래 떡국에는 꿩고기를 넣었으나 꿩을 잡기가 어려워지면서 닭고기를 쓰기 때문에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닭고기보다 쇠고기 국물에 떡을 넣고 떡국을 끓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나물과 쇠고기로 만든 적(炙), 탕, 잡채, 약과, 산자, 식혜 등의 조리된 음식과 포도, 호두, 밤, 대추, 배, 사과 등의 조리하지 않는 음식을 제기에 담아 차례상에 올린다. 무주군의 설날 세시 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복조리 걸기, 야광귀 쫓기, 성묘, 산신제, 당산제, 설빔 입히기, 대문 일찍 열기, 날씨 점치기, 까치 소리로 점치기 등이 있다.
○ 대보름[상원(上元)]
음력 1월[정월] 15일로 달이 일 년 중 가장 밝다고 하여 대보름이라고 하는데 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농경 사회에서 우리 조상들은 첫 보름달이 뜨는 이날에 특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였다. 대보름 전날인 1월 14일 저녁에는 오곡밥을 지어 묵나물을 반찬으로 하여 먹는 풍속이 전하여진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북창리 내창 마을에서도 이장의 주도하에 산제를 지내며 일 년 동안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한다. 집집마다 열나흘 고사를 지내는데 집안 사람들의 건강과 평안을 위해 촛불을 켜고 공을 들인다. 보름날 행사로는 달을 보면 운이 좋아진다고 하여 달맞이를 하고, ‘달집 쳐대기’, ‘횃불 돌리기’ 등 신나는 대보름 놀이를 한다.
절식으로는 평소에 말려서 준비해 놓은 명이 나물, 호박 나물 등의 묵나물 무침과 콩나물, 무나물[무시나물], 시금치나물, 두부 조림, 찰밥과 김 등이 있고, ‘삼신밥’을 준비하여 보름날 아침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였다. 보름날 새벽 제사를 마치면 일 년 내내 부스럼이 없도록 기원하며 부럼을 깨물고 귀가 밝아지라는 의미의 귀밝이술을 마신다.
2. 2월
○ 2월 초하룻날[2월 할만네]
2월 초하루는 지역에 따라 행해지는 의례의 명칭과 내용이 다르다. 지역에 따라서는 ‘영등날’, ‘영동날’, ‘영등 할매날’ 등 불리는 명칭이 다양하며, 큰 영등굿이 벌어지는가 하면 개인적인 작은 의례로 치르는 경우도 있다. 2월 초하룻날 북창리 내창 마을 부녀자들은 안방에 밥과 떡, 물을 떠 놓고 촛불을 밝힌 뒤 일 년 동안 식구들의 건강과 재수를 기원하며 빈다. 왼시루떡과 콩나물, 무나물, 고사리, 호박고지 나물을 밥과 함께 안방에 차려 낸다.
3. 3월
○ 삼짇날, 곡우(穀雨)
음력 3월 초사흗날로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는 명절이다. 삼짇날은 추운 겨울 집 안에서만 갇혀 살다가 화창한 봄을 맞아 해방된 기쁨을 만끽하는 날이다. 일반적으로 삼짇날과 곡우의 절식으로는 청주, 삼색 견과, 육포, 어포, 절편, 녹말편, 조기면, 진달래 화전, 화면, 진달래 화채[두견 화채] 등이 있는데 무주 지역에서는 떡도래기, 떡도리 등 떡을 많이 해서 먹는다.
○ 한식(寒食)
동지(冬至)로부터 105일째 되는 날로 조상들의 묘에 성묘하는 날이다. 제물로 술, 과실, 포, 국수, 탕, 적 등을 준비한다.
4. 4월
○ 안국사(安國寺)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로, 가까운 절을 찾아 재를 올리고 연등(燃燈)을 하며 경축한다. 불심으로 부처님께 복을 빌고 탑돌이도 하고 연등 행렬도 한다. 이날의 저녁을 등석(燈夕)이라 하여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하고 각 가정에서 오색의 종이를 바른 등에 불을 붙여 밖에 걸어 놓아 거리의 조망이 아주 화려하다. 적상산(赤裳山)에 있는 안국사에서는 오전 10시 부처님 오신 날 법회를 진행하고 점심 공양으로 비빔밥과 냉미역국을 불자들에게 제공한다.
5. 5월
○ 단오(端午)
음력 5월 5일로 수릿날, 중오절(重午節), 천중절(天中節)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설, 추석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절에 속한다. 이날 아녀자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재액을 물리친다고 하여 창포 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끝에 연지를 발라 머리에 꽂기도 하였다. 또한 이날은 연중 가장 양기(陽氣)가 많은 날이라 하여 지금은 없어졌지만 단오 차례라고 하며 각 집에서 이른 아침 여러 가지 제물을 가묘에 괴고 제사를 지냈다. 무주의 단오 절식으로는 증편, 수리취떡, 보리떡, 생실과 등이 있다.
○ 어린이날·어버이날
무주군에서는 어린이 시설로 무주 반디 랜드를 개관하여 무주 곤충 박물관, 청소년 캠프장, 자연 학교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여 행사를 진행하며 페이스 페인팅, 비즈 공예, 펠트 공예, 컬러 믹스, 매직 풍선 만들기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여 어린이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어버이날에는 도시로 나간 자식들이 부모님을 찾아와 농사일을 거들고 감사의 표시로 용돈을 드리기도 한다.
6. 6월
○ 유두(流頭)
음력 6월 보름으로 동쪽으로 흐르는 냇물에 머리를 감고 모든 부정을 다 떠나 보내는 명절이다. 이날은 유두 천신이라고 하여 밀국수, 떡과 이 무렵 나오는 햇과일로 아침 일찍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무주에서는 유두 고사라 하여 떡을 만들어 가지고 논에 가서 물고 밑에 던져 놓고 다니면서 풍년을 기원하고 풍물을 치면서 하루를 즐긴다. 유두 고사를 용신제(龍神祭)라고 하며 부녀자들은 이날 밭에 나가는 것을 금한다. 절식으로 깻국탕, 보리떡, 보리수단, 밀쌈 등이 있다.
○ 삼복(三伏)
삼복은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으로 하지(夏至)로부터 세 번째 경일이 초복, 네 번째 경일이 중복, 그리고 입추(立秋)가 지나서 첫 번째 경일은 말복이라 한다. 이때는 일 년 중 가장 더운 절기로 땀을 많이 흘려 피로해지기 쉬운 때이다. 따라서 몸을 보하기 위한 복달임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 북창리 내창 마을에서는 노인회를 중심으로 중복에 마을 잔치를 벌인다. 더운 여름 복달임으로 노인들의 건강도 챙기고, 농사로 바쁜 일정을 하루 쉬며 더위를 식힌다. 복달임 음식으로는 돼지를 잡아 고기를 굽고 삶아서 초장이나 쌈장, 새우젓에 찍어 먹고, 열무김치와 곁들여 먹거나 상추와 깻잎에 싸서 먹기도 한다. 막걸리와 음료수 등도 제공하며 마을 회관 앞에서는 노래방 기계를 이용하여 신나게 가무를 즐기며 오후를 보낸다.
7. 7월
○ 봉숭아 물들이기
무주 지역에서는 8월이면 예쁘게 피는 봉숭아[봉선화] 꽃과 잎을 따다 하루 정도 말려 백반을 넣고 절구에 찧어 손톱에 봉숭아 물들이기를 한다.
○ 칠석(七夕)
음력 7월 7일은 견우성(牽牛星)과 직녀성(織女星)이 만나는 날로 시루떡을 해서 우물에 두고 칠성제(七星祭)를 지낸다. 북창리 내창 마을에서는 부녀자들이 안국사에 가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칠석을 보낸다. 법회가 끝나면 무생채와 도라지, 콩나물 등의 나물을 얹은 비빔밥과 오이채국으로 점심 공양을 한다.
○ 백중(百中)
음력 7월 15일은 백중절, 망혼일(亡魂日)이라 하는데 밥, 술, 채소, 과일 등을 차려 놓고 망혼을 위하여 절에서 제를 올리며, 백중이 지나고 음력 7월 그믐 때까지 조상들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고 벌초를 한다. 절식으로 게장, 게찜, 두부, 순두부, 햇과일, 떡, 어리굴젓, 멸치젓 등이 있다. 북창리 내창 마을에서는 바쁜 농번기인 까닭에 백중은 잘 지내지 않는다고 한다.
8. 8월
○ 추석(秋夕)
음력 8월 15일로 팔월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가위, 가배(嘉俳, 嘉排)라고도 하며 정월 설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최대 명절이다. 추석이 되면 새 옷을 마련하고 햇곡식과 햇과일, 그리고 싱싱하고 살찐 생선과 고기로 음식을 풍성하게 장만하여 추석날 아침 사당이나 제청에 음식을 차려 놓고 조상 앞에 차례를 올린 후 성묘를 간다. 북창리 내창 마을에서는 밥, 탕, 망령떡, 고추전, 명태전, 가죽전, 두부전, 동그랑땡, 고구마전, 꼬지, 애꼿바라기 버섯과 부추를 밀가루에 갠 부침개 등의 차례 음식을 준비하고, 따로 멀리서 오는 자식들을 위하여 생선 조림도 준비한다. 그 밖의 나물로는 고추 튀각, 콩나물, 무나물, 고사리나물, 숙주나물, 도라지나물, 배추 나물, 물김치를 준비하고, 햇과일과 식혜 등의 음료도 준비하여 차례를 지낸다. 차례가 끝나고 나면 온 가족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에 나선다.
9. 9월
○ 중양절(重陽節)
음력 9월 9일로 삼짇날에 온 제비가 다시 강남으로 떠나는 날이며 황국전을 지져서 가묘에 천신한다. 추석 때 햇곡식이나 햇과일이 미처 익지 않아 쓰지 못했을 때 이날 차례를 올리기도 한다. 9월 시식으로는 감국전, 밤단자, 호박 시루떡, 무 시루떡, 인절미 등이 있다.
10. 10월[시월]
○ 무오일(戊午-)
음력 10월은 무오일 또는 상달이라 하여 일 년 중 가장 좋은 달로 여긴다. 햇곡식으로 술을 빚고 붉은 팥시루떡을 만들어 조상께 바치고 가족의 무사 안녕을 빈다. 농가에서는 도신이라고 하여 날짜를 잡아 햇곡식으로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고, 성주를 비롯한 가택신(家宅神)과 농신(農神)에게 고사를 지내며, 추수에 감사하며 다음 해 풍년을 기원한다. 4대조까지는 기제를 드리고 5대조 이상은 시사 또는 시형이라고 하여 이달이 되면 문중 사람끼리 모여서 제를 올리기도 한다. 무오일 절식으로는 무 시루떡, 무오병, 유자 화채 등이 있다.
11. 동짓달[11월]
○ 동지
동지를 아세(亞歲) 또는 작은설이라 부른다. 이날은 팥죽을 쑤어 먼저 조상께 올린 다음 방, 마루, 광에 한 그릇씩 떠놓고 잡귀를 없앤다는 민속 신앙에서 유래된 풍속으로 대문이나 벽에 팥죽을 뿌렸다. 동지부터 밤이 짧아지고 날이 길어지기 때문에 한 해의 시작으로 여기기도 한다. 동지 팥죽을 먹으면 한 살 더 먹는다는 뜻으로 찹쌀 가루로 빚은 새알심을 넣고 끓여 액막이로 한 뒤 동치미와 함께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