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7013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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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공식명칭 | Follk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상남도 밀양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현라 |
[정의]
경상남도 밀양 지역의 민간에 전승되어 오는 관습과 지식.
[개설]
민속은 한 문화권 내에서 다수가 향유하는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문화이며, 민중이 자연적·역사적·사회적 환경에 대처하고 적응하는 지혜와 믿음으로 엮어 낸 생활양식이다. 경상남도 밀양 지역의 민속은 의식주(衣食住), 세시풍속(歲時風俗), 통과의례(通過儀禮), 민속놀이와 오락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밀양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것을 중심으로 몇 가지 살펴보기로 한다.
[식생활과 주생활]
밀양은 낙동강과 그 지류인 응천강을 중심으로 하는 유역에 광활한 들판이 펼쳐져 있어 농경 위주의 생활문화권에 속하였다. 특히 주된 생산품인 쌀은 풍미와 빛깔이 좋기로 유명하였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과 『밀주지(密州誌)』 등을 보면 고사천(姑射川)의 은구어(銀口魚), 응천강의 이어(鯉魚), 남림(南林)의 황율(黃栗), 엄광산(嚴光山)의 작설차(雀舌茶), 무봉산(舞鳳山)의 죽순(竹筍), 재약산(載藥山)의 약초(藥草) 등이 밀양의 이름난 토산품으로 기록되어 있다. 사자평(獅子坪)의 산다(山茶), 바드리의 무, 다원(茶院)의 밀율(密栗), 사포(沙浦)의 조홍시(早紅柿), 백산(栢山)의 외수박 등도 유명하다. 이러한 풍성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음식이 발달하였는데, 콩가루냉이국, 토란육개장, 솎음배추추어탕, 호박풀띠죽, 밀양쑥국, 대구장자젓, 은어회와 은어구이, 밀양식혜, 집장, 쑥굴레떡, 밀양부편, 유과 등이 손꼽힌다. 토속주로는 교동방문주, 국농연엽주, 유천소주가 있다.
밀양의 전통적인 주거 환경을 보면 밀양읍과 삼랑진읍, 수산리 등 소도시 형태를 갖춘 마을에서는 기와집과 양옥이 많고, 농촌 취락에서는 오래된 기와집도 있지만 대부분 초가집을 이루고 있었다. 밀양 지역의 재래 가옥을 형태상으로 보면 일자형(一字形), ㄴ자형, ㄷ자형, ㅁ자형의 분포가 많고 기와집은 일자형(日字形)이 많다. 밀양에는 100년 이상된 고가(古家)와 고가 중심의 민속적인 마을도 적지 않다.
[통과의례]
밀양의 민속 중 통과의례에 해당하는 풍속에서는 산속(産俗)과 제례(祭禮)가 특징적이다.
먼저 산속 중 기자(祈子)는 아들 낳기를 바란다는 것인데, 밀양 지역에서는 이를 “공드린다”라고 한다. 공드리기 방법은 대체로 조상과 삼신을 기도 대상으로 삼아 새벽에 은밀히 정화수를 떠 놓고 치성을 드리는 것이다. 또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도 있는데, 가령 상여가 나갈 때 공포 조각을 훔쳐 속옷에 달고 다닌다든가 아들 많은 집 총각의 속옷을 품는다든지 하는 행위이다. 임신은 임신부가 불을 넘으면 아기에게 붉은 점인 단(丹)이 난다고 하였고, 말[馬]과 관련된 물건을 넘으면 12개월만에 출산한다 하였으며 담을 넘으면 도둑놈을 낳는다고 하였다. 아궁이에 불을 발로 밀어 넣으면 아기가 경기(驚氣)를 일으킨다는 금기도 있다. 출산은 난산일 때에는 삼신에게 빌고 남편의 속옷을 산모의 배에 걸쳐 주며 아주까리 대를 방 안 네 구석에 세우기도 한다. 아기가 출산하면 솜으로 입을 씻기고 태를 가른다. 아기의 외가에서는 외할머니가 찰떡과 시루떡을 장만하고 누비포대기와 핫저고리를 만들어 오기도 한다.
그다음으로 제례를 살펴보면, 밀양은 영남학파 예학의 전통과 남인 계열에 속하는 가례를 신봉하는 가문이 비교적 많은 지역이어서 제례도 영향을 크게 받았다. 기제(忌祭)는 보통 사람이 죽고 나서 3년상 다음해부터 시작되는데 죽기 전날의 날짜를 ‘제사 드는 날’이라 하고 죽은 날짜를 ‘파젯날’라 하였다. 제사는 파젯날 어둑새벽에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사 절차는 제사 드는 날의 근신재계(勤愼齋戒)로 시작하여 기상정장(起床正裝), 진설(陳設), 출주(出主), 강신(降神)과 참신(參神), 초헌(初獻)과 독축(讀祝), 아헌(亞獻)과 종헌(終獻), 개반삽시(開飯揷匙)와 첨주(添酒), 합문유식(闔門侑食), 계문(啓門)과 진다(進茶), 철시복반(撤匙覆飯)과 사신(辭神), 퇴주(退酒)와 소축(燒祝), 철상(撤床)과 음복(飮福) 순이다.
[민속놀이와 오락]
밀양 지역에는 국가무형문화재인 밀양백중놀이, 경상남도 무형문화재인 용호놀이·밀양법흥상원놀이·감내게줄당기기를 비롯하여 큰줄당기기, 공치기, 지신밟기, 달구재비, 석전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가 전하여 오고 있다. 기타 민속놀이로는 연날리기, 씨름, 윷놀이, 꼰두기, 활쏘기, 돈치기, 투전(鬪牋)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몇가지만 살펴보면, 먼저 밀양백중놀이는 음력 7월 15일, 백중을 전후하여 행하는 놀이이다. 백중 즈음은 농사일이 거의 끝나 농군들이 하루 일을 쉴 수 있었다. 머슴에게도 옷 한 벌과 용돈을 주어 놀게 하였다. 밀양에서는 백중날을 ‘세사연’ 또는 ‘꼰배기 먹는 날’이라 하여 주인집에서도 머슴에게 떡과 술 등 음식을 제공하였다. 이에 백중날을 ‘머슴날’이라고 부르며 그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머슴을 뽑아 소에 태우고 동네를 시위하곤 하였는데, 이러한 풍습에서 비롯된 밀양백중놀이는 양반에 대한 서민들의 애환을 갖가지 풍자와 익살로 엮은 춤으로 구성함으로써 놀이 문화로 발전하였다.
용호놀이는 밀양시 무안면에서 전승되는 민속놀이이다. 용호놀이는 용과 호랑이의 싸움을 형상화한 것이며, 줄다리기의 앞놀이에서 파생하였다고 한다. 무안을 동서로 양분하고 동부는 용촌(龍村), 서부는 호촌(虎村)이 되어 줄다리를 벌였다. 용호놀이의 특징은 큰줄을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그 줄을 메고 위세를 과시하는 연희 단계에 있다. 큰 줄을 만드는 전 단계로 동네마다 작은 골목줄을 드리우고 그 골목줄을 합하여 다시 큰 줄을 맨다. 그 과정에서 놀이를 꾸며 마을을 돌아다니며 지신밟기를 하여 춤을 추고 즐긴다. 이것은 잡귀를 몰아내고 풍년을 빌어 주는 댓가로 얻은 재물을 모아 놀이의 비용을 장만하는 동시에 작은 것을 모아 큰 것을 이루는 마을의 협동을 상징하는 뜻이기도 하였다. 또 큰 줄을 메고 상대편 마을에 가서 싸움을 걸다가 자기편 마을로 돌아와서 촌민이 함께 어울려 춤으로 전의를 북돋우기도 하였다.
밀양법흥상원놀이와 감내게줄당기기는 마을의 공동 제의인 당산제와 용신제 등이 놀이 문화로 전화된 것이다. 밀양법흥상원놀이는 단장면 법흥리에서 전승되는 놀이인데, 놀이의 구성은 당산제, 지신밟기, 용왕풀이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감내게줄당기기는 부북면 감천리에서 정월대보름을 전후하여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놀이인데, 당제를 본놀이 앞에 지내고 그 후에 게줄당기기를 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