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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2618
한자 鄕土飮食
영어음역 hyangto eumsik
영어의미역 local cuisin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김지순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 지역에 전통적으로 전해오는 모든 음식.

[개설]

제주 지역의 독특한 자연 환경과 사회 문화적 환경을 배경으로 형성된 음식 문화를 제주의 향토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는 지리적으로 사면이 바다이면서 갯바위로 이루어진 지역이 많아서 사시사철 다양한 해산물과 어패류, 해조류를 이용한 음식을 끊이지 않고 만들어 먹었으며 그 음식의 종류 또한 밥, 죽, 국, 구이, 조림, 물회 등 다양하였다.

또한 화산 폭발로 형성된 섬이라는 특성상 물이 고이지 않는 사질토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논농사가 불가능했기 때문에 지극히 일부 지역 이외에는 벼농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쌀이 귀하여 보리, 조, 수수, 콩, 팥, 메밀 등 다양한 잡곡류를 계절별로 다양하게 활용하였다.

기후적으로는 겨울에도 늘 상온을 유지해온 기후 탓에 푸성귀를 직접 재배하여 채소를 생식하는 쌈밥 형태의 음식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 되었다. 신선한 재료를 쉽게 공급 받아 저장 식품의 필요성이 적었으므로 저장 식품이 발달하지 않았다.

‘절 오백 당 오백’이라 할 만큼 불교와 민간신앙의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종교 의식에 이용할 음식을 필요로 했으나 전반적으로 먹을 것이 귀하여 주로 떡에 주술적 의미를 담아 대신할 만큼 떡이 다양하게 발달하였다. 그러나 쌀이 가장 귀했으므로 쌀로 떡을 다 만들지 못하였고 메밀이나 조를 이용하여 떡을 만들기도 하였다.

[조리법상의 특징]

1. 단순함

제주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조리 방법의 간단함이다. 단순한 조리법으로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였다.

조리 방법의 단순함은 단순한 양념 사용으로 이어진다. 특히 된장을 많이 사용하였는데, 타 지역의 된장 문화는 열을 가하여 조리하는 음식의 양념으로서의 위치에 있지만 숙성 기간이 짧은 제주의 된장은 날된장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조리된 음식으로 대접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러한 된장과 된장을 만들면서 동시에 만들어지는 간장, 쉰다리를 발효시켜 만드는 식초가 제주 향토 음식의 주된 양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밖의 자극적인 맛을 내는 데는 마늘과 날고추, 제피잎 등 가공하지 않은 재료를 활용하였다.

2. 국의 발달

제주 음식의 특징 가운데 타 지역의 일상식과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 특이한 국이 많다는 것이고 특히 모든 식사에 국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특히 생선 등 비린 재료로 국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한 된장을 이용한 국이 다양한 것도 제주 향토 음식의 특징이다. 생선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은 된장을 풀어 만들고 특별한 양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날된장과 냉수만으로 여름철 다양한 냉국을 만들어 내는 독특한 국 문화야말로 제주 향토 음식의 백미이다.

3. 저장 음식의 미발달

김치나 젓갈류 등의 저장 음식은 다양하지 못한 편이다. 저장 음식이 많지 않은 것은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데 김치의 경우 제주의 평균 기온이 높은 까닭에 빨리 시어지므로 타지방처럼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들어 저장하기 어려웠다. 또한 사철 푸른 채소를 쉽게 자급하여 생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채소를 먹기 위한 절임류의 음식이 발달할 필요가 없었다.

젓갈의 경우에도 사철 바다에서 신선한 어패류를 공급 받을 수 있으므로 이 또한 저장의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다만 자리젓과 멜젓(멸치젓)처럼 어획량이 넘쳐날 만큼 한꺼번에 많이 잡힌 어류는 저장의 방편으로 젓갈을 담아먹곤 했다.

[음식 분류별 특징]

1. 밥

주곡인 보리를 주재료로 하여 조, 콩, 팥을 주로 혼용했으며 고구마, 감자 등의 서류와 톳과 파래 등의 해조류를 섞기도 했으며 쑥을 섞기도 하였다. 무쇠 가마솥에 보리 꼬시락 불로 밥을 지어 어느 집을 막론하고 양푼에 퍼서 상에 내주어 하루 내내 상보를 덮어놓으면 식구 중 누구나 끼니때 수저 하나만 들고 와 퍼먹었다.

밥의 종류로는 곤밥, 잡곡밥, 보리밥, 지름밥, 조밥, 지실밥, 초불밥, 콩밥, 팥밥, 감저밥, 반지기밥, 톳밥, 속밥, 두칭밥, 속밥, 파래밥, 모밥 등이 있다.

2. 국

식사 때마다 물은 안 마셔도 국은 반드시 있어야 할 만큼 국은 식사의 필수조건이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노동을 위해서 식사를 빨리 하기 위해서 반드시 국을 곁들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보다는 거친 잡곡 위주의 식사를 보다 부드럽게 넘기기 위한 배려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다.

또한 제주의 국은 타지방과 달리 짧은 시간에 끓여내는 국이 대부분인데 주로 된장국을 상시 음용하였고 어느 지역보다 다양한 생선국을 끓여 먹었으며 이 생선국으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 받았다.

때로는 보신용으로 먹었던 국(아강발국, 쇠승국)이 있는가 하면 대소사를 치르는 행사용 국(국, 고사리국, 구살국 등)도 있어 모든 음식과 관련하여 국이 빠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국의 종류로는 난시국, 물국, 삐국, 양애순국, 양애국, 호박국, 호박잎국, 꿩마농국, 콩국, 속국, 고사리(육개장)국, 래국, 바르국, 옥돔국, 건옥돔국, 미역새국, 우럭국, 갈치국, 고등어국, 각제기국, 멜국, 붉바리국, 벤자리국, 구살국, 솜국, 국, 쇠고기국, 돗괴기국, 접짝빼국, 항정국, 칼국, 꿩국, 복쟁이국, 조기국, 보말국 등이 있다.

3. 냉국

다양한 국 문화 중 백미는 전국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냉국’ 문화이다. 날된장을 냉수에 풀어 ‘초’를 곁들이면 기본 준비가 끝나고 주재료는 해조류를 많이 이용했는데 여름철 무더위에 입맛을 잃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비결이었다.

냉국의 종류로는 톨냉국, 정각냉국, 냉국, 메역냉국, 우미냉국, 물웨냉국, 반치냉국, 오징어냉국, 해삼냉국 등이 있다.

4. 죽

춘궁기 등 식량이 부족할 때 적은 양으로 허기를 채우기 위한 주식의 대용이었다. 그러나 타지역 사람들이 주로 산나물 같은 채소를 이용하여 양을 불려 먹은데 반하여 제주 사람들은 주로 해산물이나 동물성 재료, 곡류를 이용하여 오히려 영양학적으로는 양질의 영양분 공급의 원천이 되었던 고마운 음식이다. 또한 조리법이 다양하고 맛의 변화가 다양하여 근래에 별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죽의 종류로는 곤죽, 꿩죽, 콩죽, 팥죽, 녹디죽, 깅이죽, 고등어죽, 초기죽, 돗새끼보죽, 죽, 보리죽, 쇠고기죽, 옥돔죽, 대합조개죽, 조죽, 전복죽, 지실죽, 쌀죽, 유죽, 콩주름죽, 깨죽, 뭉게죽, 보말죽, 오분자기죽 등이 있다.

5. 떡

제주 사람들에게 떡이 주는 의미는 ‘기원’이다. 곡식이 넉넉지 못했음에도 떡을 만들어야했던 이유는 굿, 제사, 영장 등 무속신앙과 집안 대소사의 의례를 치르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여러 가지 행사에 떡은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는데 동촌과 서촌, 혹은 집안에 따라 그 모양과 의미를 달리하여 만들었다고 한다.

크게 나누어 일반떡과 제례떡, 무속떡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메밀가루를 이용한 떡과 쌀을 이용한 떡, 조, 밀가루나 보리가루를 이용한 떡 등 타 지역과 확실히 구분되는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1) 일반떡 : 침떡, 조침떡, 감저침떡, 대죽침떡, 고달떡, 감자돌레떡, 송편, 상웨떡, 빙떡, 기증편, 새미, 물떡, 만디, 기주떡, 조개솔벤, 양애떡, 등절비, 송애기떡.

(2) 제례떡 : 골미떡, 우찍, 제편, 과질, 강정, 요애, 솔변, 절변, 은절미, 중과, 약과, 고달시루떡, 벙것떡.

(3) 무속떡 : 돌래떡, 조매떡, 오물떡, 벙개떡, 방울떡, 고리동반, 손외성, 발외성, 월변, 보시시리, 개떡, 낙가시리, 정정괴.

6. 지짐

향토 음식 중에서 전통성을 가장 많이 훼손당한 음식이 바로 조림인데 제주도에서는 조림을 ‘지짐’이라 하였다. 제주식 지짐은 주로 간장이나 된장을 이용하였으며 현재와 같이 향신 야채를 많이 쓰지 않았다. 특히 고춧가루 등의 자극성 강한 양념은 그다지 많이 쓰지 않았고 매운맛을 낼 때는 직접 풋고추를 썰어 넣었다.

지짐에는 국물을 여유 있게 지지는 경우와 국물 없이 바짝 졸이는 경우가 있었다. 자리지짐이나 보들레기지짐 등은 식초를 살짝 떨구어 바짝 지져내어 뼈까지 씹어 먹을 수 있도록 졸였고, 우럭이나 볼락은 콩을 넣고 지져내어 육수가 배어든 콩 맛이 또한 일품이다.

지짐의 종류로는 갈치지짐, 고등어지짐, 멜지짐, 마른 멜지짐, 모살치지짐, 복쟁이지짐, 자리지짐, 솔치지짐, 상어지짐, 서대지짐, 벤자리지짐, 볼락지짐, 우럭콩조림, 따치지짐, 보들레기지짐, 돗괴기지짐, 멜젓지짐, 자리젓지짐 등이 있다.

7. 채소

채소는 익혀서 먹는 나물과 날로 먹는 쌈 채소로 나눌 수 있다. 타지방보다 비교적 사철 따뜻한 기온 탓에 이른바 ‘우영밭’에서 사철 싱싱한 채소를 자급하여 섭취하였다.

대부분의 쌈 채소는 데쳐서 된장에 무쳐 나물로도 이용하였는데, 특히 해조류를 쌈 채소처럼 활용하거나 나물처럼 무쳐먹는 점이 특이하다. 우영밭에서 수확하지 않은 채소 중에는 한라산 먹고사리와 초기버섯, 봄철 난시 정도라 하겠다.

종류로는 물, 고사리, 녹디물, 양에무침, 양에순 무침, 시금치, 지름물, 호박탕쉬, 콥대산이무침, 패마농무침, 동지물, 닢, 난시, 미나리, 세우리, 고춧잎, , 톨, 청각, 미역채, 삐물, 진메물, 콩잎, 눈맞은배추, 유잎, 호박잎 등이 있다.

8. 젓갈

사면이 바다인 탓에 언제나 쉽게 싱싱한 물고기를 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타지방에 비해 젓갈 종류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자리와 멜(멸치)은 어획량이 풍부하여 섭취하고 남은 잔여분을 염장하여 젓갈을 담곤 하였는데 한겨울 김치 못지않은 저장 음식으로 내륙 지방의 쌈장처럼 지져서 먹기도 한다.

젓갈의 종류로는 멜젓, 고도리젓, 자리젓, 군벗젓, 개웃젓, 구젱기젓, 구살젓, 솜젓, 오징어젓, 갈치속젓, 깅이젓 등이 있다.

9. 기타

이밖에도 서류(薯類)와 곡류를 섞어 만드는 범벅이나 조베기 등은 간식 겸 주식이 되기도 하였다.

보양식의 개념으로 집집마다 고아서 한 수저씩 떠먹었던 꿩엿, 닭엿, 도세기엿 등이 독특한 제주의 음식 문화의 하나이다.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반치지나 마농지로 대표할 수 있는 장아찌와 생선구이, 즉석에서 먹는 생선회와 물회, 강회 등도 제주 음식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먹을거리이다.

또한 행사 음식으로 만들었던 마른 두부와 메밀묵, 청포묵은 물론이려니와 지짐누름적이나 미수전 등 독특한 전류, 비께적, 구쟁기적, 문게적 등의 산적류 등 특색 있는 전통 음식들은 제주만의 특별한 음식 문화의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현황]

제주 향토 음식은 관광 상품으로 상업화 되면서 거의 전통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는 제주 향토 음식의 투박함을 그 자체로 상품화 하지 못하고 외지인들의 눈과 입에 맞추어 영남이나 호남의 자극적인 양념 문화와 혼합된 새로운 형태의 향토 음식으로 탈바꿈했으며 제주 토착민들조차 이러한 변형된 향토 음식을 전통적인 제주의 음식 문화로 착각을 일으키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생활수준의 향상과 생산 규모의 대량화, 유통 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과거 우리 식탁에 전통적으로 오르내리던 음식 재료들의 변화도 향토 음식의 변화에 한 몫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집안 식구 중 누군가의 수고를 필요로 했던 부분이 사서 먹는 편리함으로 둔갑하면서 획일화되고 인위적으로 처리된 재료들로 인해 더 이상 옛 맛을 지켜낼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현대 식생활의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제주 전통 음식에 대한 회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 잊혀질 뻔 했던 옛 음식들이 조금씩이나마 복원되는 반가운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잊혀진 전통 음식 문화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원형을 복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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