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5018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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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間信仰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청도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윤제 |
[정의]
경상북도 청도 지역 민간에서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신앙.
[개설]
민간 신앙은 민간에서 대대로 전승되어 오는 신앙으로, 민속 신앙이라고도 한다. 외래 종교처럼 교리나 교단이 체계화되지 않고, 인간 본연의 종교적 욕구에서 자연 발생한 종교 형태라 할 수 있다. 무속, 자연물, 가신, 동신, 영웅, 사귀 등에 대한 신앙과 점, 금기, 주술, 풍수지리, 민간 의료 등을 총칭한다. 한국 종교 문화의 기본적인 힘이며 민족 문화의 정신적 바탕이 되는 신앙이다. 청도 지역 민간에서도 이러한 민족적 정서를 바탕으로 다양한 민간 신앙이 전해내려 왔다.
[신앙의 형태]
민간 신앙에는 마을 공동 신앙인 동신(洞神)을 비롯하여 집을 수호하는 가신(家神), 무당을 불러서 하는 푸닥거리, 승려(僧侶)를 불러서 하는 독경(讀經), 자연물, 영웅, 사귀(邪鬼) 등에 대한 신앙과 풍수(風水)와 점[卜], 금기(禁忌), 주술(呪術), 풍수지리(風水地理), 민간 의료(民間醫療) 행위 등의 신앙이 있다.
우리 선조들은 여러 가지 미풍양속을 생활화하고 여러 가지 제례를 지내 왔다. 청도군에서 전승된 제례는 유교식과 불교식 그리고 무속식이 있다. 조상(祖上)과 성인(聖人)을 모신 사당에서는 유교식의 제사를 지내고, 죽은 사람을 위해 지내는 49제와 구구제 등은 불교식으로 지낸다. 서낭제와 씻김굿 등은 무속식이다. 간혹 이들 제사 의식들이 혼합되어 이중 구조를 보이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불교식 제례 의식에는 염불이 기본이지만 유교식이 가미되어 향(香)을 피우고 과일 등의 제물을 함께 올린다. 또 유교식으로 고사를 먼저 올리고 나서 뒤풀이는 무속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때 민간 신앙의 범주를 무속적·토속적 신앙으로만 한정 지을 수는 없다. 민간의 보편적인 생활을 민속이라고 전제할 때, 유교·불교·도교가 이미 민간의 전통적인 신앙으로 굳어진 것이므로 이들도 민간 신앙 내지는 민속 신앙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유교식 제의로는 가정이나 가문의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 및 시향 그리고 뛰어난 위인이나 성인을 모신 사당에서 지내는 제례가 있다. 예법에 맞게 제수를 진설하고 나서 헌작(獻爵)에 이어 고축(告祝)과 음복(飮福)을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무속식 제의는 남성 중심의 제의(祭儀)와 여성 중심의 제의로 구분할 수 있다. 남성 중심의 제의로는 서낭제, 산신제, 당산제, 거리제, 돌탑제 등 밖에서 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여성 중심의 제의로는 가정에서 하는 안택제(安宅祭)가 있다.
이 중 안택제는 집안 가신(家神)들을 위한 제사로, 가족의 안녕과 가운(家運)의 번창을 기원하는 제의이다. 집안의 여자들이 주축이 되어 올리거나 따로 무당을 불러서 빌고 축원을 할 수도 있다. 남성 중심의 제의 가운데 동제는 마을의 평안과 공동의 제액(除厄)을 기원하는 마을 공동의 제사이다.
안택제나 동제를 함께 올리는 경우도 있다. 제의 형태는 대부분 굿으로 행하여진다. 굿은 신에 대한 소명적 봉사로서, 신과 인간의 상봉이나 대화를 통해 인간의 소망과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굿이라고 하면 대개 무당의 춤과 노래가 수반되는 제의를 가리키지만 푸닥거리, 치성, 비손 등 작은 규모의 것도 포함된다. 안택을 위한 개인 굿에는 살아 있는 사람의 소망을 기원하는 굿과 죽은 이의 극락 천도를 바라는 굿이 있다. 전자로는 기복(祈福)을 위한 재수굿. 성주굿, 삼신굿, 칠성굿, 치병을 위한 굿이 있다. 후자로는 오구굿, 진혼굿, 사자굿, 씻김굿, 조상굿, 시왕굿 등이 있다.
재앙을 멀리하고 마을의 화합과 번창을 기원하는 마을 신앙은 무형의 정신 작용이이므로 제의를 통하여 드러난다. 마을 공동으로 올리는 제의를 동제, 당산제, 부락제라고 한다. 시제와 묘제가 혈연 위주의 씨족 제사인데 비하여 동제는 농어촌 사람들의 지연적 제의이다. 동제의 대상으로는 서낭신, 산신, 용신, 당산신, 장승, 솟대 등이 있다. 대체로 마을 뒷산 산정에는 국사당을, 산 중턱에는 산신당을, 동구 옆에는 서낭당이나 장승, 솟대가 서 있는 것이 전형이다. 이 중 서낭당은 여타의 민간 신앙들을 포괄하는 주된 신앙처로 산재하였으나 오늘날은 시대적 변화와 함께 서서히 소멸해 가는 실정이다.
동제는 대부분 춘추로 올리는데, 정초나 대보름날 밤 자정을 기해서 제사하는 곳이 많다. 해안 지방에서 올리는 동제인 별신굿이나 용왕굿은 특별히 날을 잡아서 올린다. 동제를 올리려면 두이레(14일)나 세이레(21일)쯤 전에 모임을 열어서 생기복덕일(生氣福德日)에 해당하는 날을 정하고 부정이 없는 원로를 제관으로 삼고 도가(都家)를 선정한다. 제관의 집이나 고가 및 제당에는 금줄을 쳐 부정한 자의 출입을 막는다. 제삿날이 되면 제수와 제물을 진설하고 헌주(獻酒), 독축(讀祝), 소지(燒紙) 등을 순서대로 제사하며, 보다 규모를 크게 할 때는 당굿을 곁들여서 행한다.
동제를 올리는 장소는 서낭당, 성황당, 산제당, 산신당, 당산, 본향당, 포재단 등으로 부르는데 이것도 시대적 변화와 함께 서서히 소멸해 가는 실정이다. 당(堂)의 형태는 제단(祭壇)과 신수(神樹)로 신당이나 신체(神體)를 삼는 경우도 있다. 동제의 종류에는 당산제, 서낭제, 산신제, 기우제, 장승제, 솟대제, 단군제 등이 있는데, 이 중 청도 지역에서는 당산제, 기우제, 산신제를 주로 올리고 있다.
1. 서낭 신앙
일반적으로 서낭당은 밖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동구(洞口)나 산이 없는 허(虛)한 곳에 두고 있다. 서낭당에서는 천신이나 국사신, 마루 서낭신, 마을 수호신을 모시는데, 여기에는 마을의 터를 보호할 뿐 아니라 들어오고 나가는 나그네를 수호하는 노신(路神)으로서의 기능도 있다. 물론 천신이나 산신도 나그네를 보호하는 기능이 있다. 청도 지역에는 대부분 마을 앞 당산나무 또는 서낭당이라 해서 돌무지를 볼 수가 있는데 이곳이 서낭신앙이 표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산신 신앙
무당이 굿을 하거나 장례를 치르거나 마을에 큰 행사가 있을 때면 의례히 찾는 신이 산신이다. 산간 마을에나 사찰에 가면 산신당을 볼 수가 있는데, 산신의 모습은 나이 많은 신선의 모습으로 표현되며 주로 동자와 호랑이가 함께 데리고 있다. 이 산신에게 치성을 드리면 산신이 부리는 호랑이가 보호해 준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는 것이 산신 신앙이다. 산신제에는 주(酒)[술]·과(果)[과일]·포(脯)[육포]를 사용한다.
3. 솟대 신앙
청도군 풍각면 구산 마을에서는 솟대 신앙이 최근까지 전해 내려왔다. 솟대는 신간(神竿) 또는 조간(鳥竿)이라고도 하고 지역에 따라 진또배기라고도 부른다. 모형은 장대 위에 세 마리의 새를 만들어 놓았다. 솟대는 보통 동구에 세워 두는데, 과거에는 장승과 함께 세워 두었다고 전한다. 솟대에 얹혀 있는 새는 대부분 까마귀이다. 금오(金烏)라 일컬어지는 까마귀는 태양을 상징하며, 재앙을 막아 주는 신성한 새라고 알려져 있다.
4. 돌탑과 조산 신앙
돌은 산의 뼈요, 흙의 정(情)이며, 기(氣)의 핵(核)이라고 한다. 생명을 탄생시키고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존재라 믿은 것이다. 돌은 항존성과 불변성의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따라서 민간 신앙에서도 돌은 매우 중요한 신성체(神聖體)로 존재한다. 돌은 무기로도 사용되고 사람들이 은거하는 장소를 만들 때도 반드시 사용되었다. 또한 기자치성(祈子致誠)의 장소에서부터 죽어서 들어가는 무덤에까지 함께하는 것이다. 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하고, 또한 꼭 필요한 것이 돌이라는 말이다. 다듬지 않은 자연석으로 둥글게 쌓아올려 조산(造山)을 삼고 개울에는 듬성듬성 놓아 징검다리도 만들고, 크고 반듯한 것으로는 제단을 만들고, 길고 형상이 예쁜 것은 신체(神體)로 삼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부터 돌 할아버지, 돌 할머니로 부르며 돌에 대한 신앙을 표현하였다.
돌탑 조산 신앙을 하고 있는 곳은 청도읍 원리, 화양읍 송북리, 풍각면 상수월리, 월봉리, 각북면 남산리, 지슬리, 매전면 동산리, 금천면 남양리, 운문면 마일리 등이 있으며, 그 외에도 많은 곳이 있다.
5. 기우제
비는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생령(生靈)의 생존과 직결된다. 따라서 비가 오지 않을 때 올리는 기우제는 매우 절박하면서도 현실적이다. 신에게 호소를 하거나 불을 지르는 등 대항하여 비를 내려 줄 것을 비는 형태로 진행이 된다.
기우제 는 종묘, 사직, 명산, 대찰, 대천 등 다양한 장소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왕, 문무백관, 무당, 승려, 서민, 부녀자 등 주제자(主祭者)도 다양하다. 기우제를 올리는 대상으로는 천신, 용신, 산천신, 풍우백사신, 조상신 등이 있다.
6. 안택(安宅) 신앙
안택 신앙은 집안에 있는 가신(家神)에게 가정의 평안과 무사를 비는 신앙이다. 대부분 안주인이 담당하는 정적이며 소박한 신앙이라 할 수 있다. 가신으로는 조상, 조왕, 성주, 터주, 삼신, 업, 제석, 칠성, 칙신, 마마[손님], 문신, 가업 수호신 등이 있는데, 이들은 일정한 자리를 점유하고 있으며 상호 간에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다고 여긴다.
1970년대까지만 하여도 생활이 윤택한 집은 안택제를 매년 올렸지만, 요즘은 아파트 문화와 외래 종교의 유입으로 민간에서 안택제도 거의 사라지고 없다. 안택제는 대개 떡시루를 두 판 해서 마루에 한 시루를 놓고 나머지 한 시루는 나누어서 우물·부엌·다락·마구간·장독대 등에 놓고 축원하였다. 집안이 무사하기를 빌거나 또 아들딸을 낳게 해 달라고 할 때는 쌀 3되 3홉으로 떡을 해서 장독대에 갖다 놓고 칠성신에게 빌었다.
[현황]
청도 지역에서 민간 신앙은 공동체를 영위하기 위한 구심점으로 전해 내려왔다. 동제는 청도의 마을마다 내려오던 행사였으나 1980년대 새마을 운동이 널리 퍼지면서 사라진 민간 신앙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내려온 마을은 청도읍 내리 내동 동제, 안인리 곰실 동제, 운산 2리 구미 동제, 구미리 윗구미 동제, 수월리 상수월 동제, 양원리 가마실 동제, 신원리 솥계 동제 등 마을마다 전해지고 있다. 당산제로는 성곡 3리 배안골 당산제가 전해지고 있다. 지금 안택제는 서구 문화의 영향과 아파트 문화가 늘어나면서 청도 지역에서는 보기 드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