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3C03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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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종길 |
매주 주말이 되면 금요일 저녁부터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의 주차장에는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다. 주민들도 자기 주차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플라스틱 양동이나 고무 다라이를 놓아두고 외지인과 실랑이를 벌이기 일쑤이다. 군내리를 출발지로 하는 낚시인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군내리에 사는 김형선은 1956년생이다. 군내리를 중심으로 하는 돌산권 낚시의 산 증인으로 지금도 ‘일오삼낚시’라는 낚시점과 낚싯배를 운영하며, 특히 베테랑급 낚싯배 선장이다. 낚시인다운 넉넉한 체구와 호탕한 웃음만으로 포인트를 맡길 만한 믿음과 후덕함이 묻어난다. 덕분에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랫동안 단골이 된다며 유명 인사 고객들을 자랑한다.
김형선 선장이 처음 시작한 사업은 바닷고기를 키우는 바다양식업이었다. 비교적 넉넉한 살림 덕분에 청년 시절부터 양식업에 뛰어들어 집까지 양식장이 가까운 서외마을로 옮겨 가며 열심히 고기를 키웠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하면서 고기를 키워도 버는 돈보다 늘어가는 부채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양식업을 포기하였다.
열심히 하려는 열의는 많았지만 단년치기로 크게 돈을 벌겠다는 마음에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대규모로 투자하였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수온 변화에 민감한 고기들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데 조금 더 키워서 큰돈을 만들겠다는 욕심에다가 판로마저 제대로 만들지 못해 냉해를 입은 고기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다보니 더 이상 감당하기가 어려워졌던 것이다.
양식업에서 손을 떼고 무엇을 할까 궁리를 거듭하다 군내리와 가까운 돌산읍의 작금마을에서 낚싯배 사업이 호황이라는 걸 알았다. 군내리의 시장성을 점검해 보니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여 1995년부터 낚싯배를 시작하였다. 평소 낚시를 좋아하면서 인근의 포인트를 잘 알았고 고기를 키우면서 공부하고 경험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IMF의 위기를 맞았지만 낚시 경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사업과 성격이 잘 맞았던지 고객도 많이 유치하여 5~6년 동안에 제법 돈을 벌었다. 그 후로도 시작 10년째인 2004년까지는 경기가 좋은 편이었는데 최근 들어 여수권의 낚시 환경이 많이 변하면서 낚싯배 경기는 어렵다고 한다.
군내리의 낚시 활동은 연중 계속되지만 특히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성수기라고 할 수 있다. 고객별로는 여수 시내와 울산·대구·부산·대전 순으로 많은데 영남 지역에서 오는 사람이 전체의 3분의 2는 될 거라고 한다. 초기에는 여수산업단지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지금은 여수시 소호동에서 곧바로 출발하는 낚싯배가 많이 생겨나면서 고객이 많이 감소했다. 낚시인이 줄었다기보다는 군내리의 낚시 환경이 바뀐 셈이다.
군내리 일원에서 가장 많이 찾는 낚시 포인트는 연도권으로 김형선의 경우도 연도를 주로 이용한다. 조금 때에는 대바위나 넘머리의 포인트를 주로 찾고, 겨울과 3~4월 봄에는 대바위를 주로 이용하거나 소룡단과 대룡단 포인트를 찾는다. 겨울부터 6월까지는 알마섬 땅포 등을 찾는 고객이 많단고 한다.
군내리에는 현재 11척의 낚싯배가 운영중이다. 날씨가 나쁘지 않은 날은 매일 출조하는 편이다. 이른 새벽 손님을 포인트에 내려 주게 되는데 선장이 권하는 포인트에 많이 내리지만 베테랑 낚시인들은 본인들이 아는 포인트를 요구하기도 한다. 갯바위에 내려주고 네 시간 정도 지나 물때에 맞추어 포인트를 교체해 주는 일도 중요한 일과이다. 물때와 계절에 따라 변하는 낚시 포인트 정보가 낚싯배 운영의 가장 중요한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낚시는 따뜻한 바닷물을 찾아서 옮겨 다니는 어류의 특성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에는 낚싯배에 어군탐지기와 함께 GPS와 해도를 장착한 플로터 등을 갖추고 다년간의 낚시 정보를 비교하여 좋은 포인트를 골라 다닌다. 기기를 활용한 과학적인 접근법인 셈이다.
김형선 선장이 전해주는 여수·돌산권의 계절별 낚시 포인트를 알아보니 개도나 남면의 용머리권은 연중 찾는 포인트로, 개도권은 씨알이 잘고 용머리는 아무 때나 찾을 수 있는 좋은 포인트란다. 1~3월은 연도권을 많이 찾으며 4~5월은 금오도권을 많이 찾는다. 4~6월은 평도 모기섬, 모기여를 많이 찾는데 볼락이 많다. 6월은 참돔이나 농어가 많이 잡히고 7월이 되면 벵에돔이 많이 잡히는데, 금오도권이 조황이 좋은 편이다. 7~8월은 금오도와 연도 권에 참돔이 많다.
연도권보다 남쪽인 간여에는 농어와 참돔이 6월부터 많다. 9월과 10월은 개도·금오도·안도 권에서 벵에돔과 감성돔이 많이 잡힌다. 9월에서 11월까지는 광도와 평도 권에 돌돔과 광어가 많고, 11월과 12월에는 안도·연도·금오도 권에 감성돔이 많다.
겨울이 되면 광도와 평도 권부터 바닷물의 수온이 먼저 떨어져 차츰 연도와 안도 권으로 올라오면서 낮아진다. 북서풍이 부는 겨울에도 안도와 연도권은 비교적 따뜻하다. 과거에는 폭풍주의보가 떨어져도 숨어서 낚시하는 자리가 안도와 연도 권이었다. 안도의 백금만은 겨울에도 웃옷을 벗고 낚시할 만큼 따뜻한 포인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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