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801478 |
---|---|
한자 | 川獵 |
영어의미역 | Fishing in a River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무형 유산 |
유형 | 놀이/놀이 |
지역 | 경상북도 울진군 |
집필자 | 여수경 |
[정의]
경상북도 울진군에서 7월과 9월 사이 더위를 보내기 위해 강이나 개울을 찾아 행하던 놀이.
[개설]
천렵은 농사가 정착되지 않은 신석기시대 이전에 생존을 위해 물고기, 조개 등을 잡을 때부터 내려오는 풍속이다. 조선시대의 모습을 전하는 풍속화에는 양반들이 천렵을 하는 그림이 많이 남아 있는데, 그 중에 김득신(金得臣)의 「천렵풍경(川獵風景)」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맹사성의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탁료계변에 금린어 안주로다”라는 시조도 바로 천렵을 시흥으로 읊은 예이다. 또한 잡은 고기로 매운탕을 끓여 함께 먹으면서 회포를 푸는데, 이때 농악이 곁들여지기도 한다는 내용이 조선 헌종(憲宗)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4월령에 자세히 나와 있다.
[연원]
천렵은 7월과 9월 초복과 중복, 말복 사이에 더위를 보내기 위해 인근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고 즉석 요리를 해 먹는 놀이이다. 어른과 아이 구분이 없지만 주로 남자들이 고기를 잡고, 이를 요리하는 것은 여자들이 담당한다.
[놀이도구 및 장소]
천렵하는 아침에 자신에게 부여된 준비물을 가지고 지정된 장소에 모이게 되는데, 마을과 인접하는 계곡 어디에서든 가능하다. 고기를 잡을 투망 또는 그물과 이를 요리할 솥 등이 필요하다. 이외에 쌀과 부식거리는 있으면 가져오고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채로 진행된다.
[놀이방법]
천렵은 물이 너무 많아도 행할 수 없다. 수심이 낮은 대신 눈에 확 보일 정도로 물이 맑아야만 가능하다. 물고기를 잡는 동안 그늘진 곳에서는 솥을 준비하고 매운탕을 끓일 준비를 한다. 물고기는 종류에 따라 잡는 방법이 다르다. 먼저 바위에 숨는 성질이 있는 것은 숨은 곳을 바위로 치게 되면 귀가 멀어서 죽게 되는데, 이를 잡으면 된다. 또는 여러 명이 구석으로 물고기를 몰고 가면 반대편에서 그물을 들고 기다리던 사람이 고기를 낚는 방법 등이 있다.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원래 천렵에는 여성이 참가하지 않았다. 내외 윤리가 엄격했다는 조선의 유교윤리적인 배경 탓도 있겠으나, 천렵은 남자들의 친목도모와 아울러 오락성이 강조된 유희였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천렵은 풍류놀이이자 고기잡이며, 동시에 야유회이자 남자들의 요리 솜씨 발휘의 기회이기도 했던 소박하고 흥겨운 풍속이었다.
천렵은 단순히 고기만 잡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았다. 어부가 아닌 일반인이 틈을 내어 고기를 잡고, 또 잡은 고기를 현장에서 요리하여 유쾌하게 먹고 노는 것이 천렵의 본질이다. 맛보다는 함께 먹는 즐거움을 통해 여름 더위를 피하고 농사일에 지친 몸을 달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현황]
오늘날에도 천렵은 더위를 피하거나 여가를 즐기기 위해 행해지고 있다. 아이와 여성이 함께 참여하는 가족 중심의 형태로 그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요즈음은 친목도모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시골보다 오히려 도시 사람들이 더 많이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