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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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居士-親舊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손앵화 |
[정의]
전라북도 순창군에서 어떤 거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거사가 된 친구」는 십 년 동안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을 약속한 세 친구 중에서 한 사람이 우연히 만난 여인과 혼인을 하여 공부를 함께 할 수 없었고, 훗날 두 친구가 공부를 열심히 한 후 혼인한 친구를 찾아갔는데, 그 친구는 거사(居士)가 되어 있었다는 인물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3년 12월 양상화가 엮어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 하의 269~270쪽에 수록되어 있다. 채록자는 설동찬이다.
[내용]
옛날에 세 친구가 금강산에서 십 년 공부를 약속하고 길을 나섰다. 하루는 첩첩산중에서 해가 저물었는데 인가를 찾을 수 없었다. 겨우 산 밑에 사는 노부부의 집을 발견하고 신세를 지게 되었다. 그런데 방이 한 칸뿐이어서 단칸방에서 같이 자기로 하였다. 조금 후에 한 처녀가 소박하지만 정갈하게 음식을 차려 내는데 미모가 천하일색이었다. 세 친구가 식사를 마치고 자려는데 노부부가 한 명을 따로 불러내어 처녀가 있는 뒷방으로 데리고 가서는 자신들의 여식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 젊은이가 친구 간의 신의를 운운하며 거절하였다. 처녀는 부모의 명을 거역하는 불효를 저지르느니 차라리 죽겠다며 은장도를 꺼냈다. 어쩔 수 없이 젊은이는 노부부의 말대로 따르기로 했다. 날이 밝자 두 친구는 미색에 빠져 신의를 저버린 친구를 꾸짖으며 금강산으로 떠났다. 10년 뒤 다시 산중 집을 찾아가니 그 친구는 여색에 빠져 폐인이 되기는커녕 도통(道通)한 거사가 되어 있었다.
[모티프 분석]
「거사가 된 친구」의 주요 모티프는 ‘도통한 거사되기’이다. 거사란 원래 불가(佛家)에서 출가하지 않은 수행자를 일컫는 말이다. 불가에서 여색을 가까이 한다는 것은 곧 파계(破戒)를 뜻한다. 두 친구가 애초의 약속과는 달리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학문의 뜻을 접고 여인과 함께 하는 삶을 택한 친구를 꾸짖고 비웃은 데서 알 수 있듯이 불교적 색채가 이야기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친구와 여인은 비록 부부의 연을 맺었으되 속세의 방탕한 부부 생활을 좇지 않고 절제와 수행의 자세로 일관했다. 이러한 불교적 깨달음의 모티프는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수록된 ‘광덕(廣德)과 엄장(嚴莊)’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