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558 |
---|---|
한자 | 竈王 |
이칭/별칭 | 조왕신,지앙,조왕각시,정지조왕,부뚜막신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유등면 창신리 |
집필자 | 김형준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불씨 및 부엌 등을 관장하는 신.
[개설]
조왕(竈王)은 집안에 모시고 위하는 가신 신앙의 한 대상으로 불씨 및 부엌 등을 관장하는 신이다. 이를 조왕신, 지앙, 조왕각시, 정지조왕 등이라고도 하고, 우리말로는 ‘부뚜막신’이라고 부른다. 조왕은 주로 부엌에 조왕 중발(竈王中鉢)을 모셔 놓고 청수를 갈아 놓는 방식이다. 순창 지역에서는 전통 가옥의 부엌이나 현대화된 주방에서도 부뚜막신으로 조왕을 섬긴다.
조왕은 부엌을 관장하는 가정신이지만 주부의 안녕과 집안의 재물을 관리하며, 불씨의 신이기도 하다. 전통적으로 불씨 관리를 중히 여긴 것도 재물과 재산을 관리하는 가정신이 조왕이기 때문이었다. 불씨는 따뜻한 온기를 제공하는 원천이지만 재물과 재산에 비유되어 집안을 훈훈하게 해 주는 조왕신의 대상이기도 하다. 재물은 집안의 행복과 직결되는 것이기에, 음식 조리를 하는 부엌은 가족들이 잘 먹고 살아가는 가장 원초적인 본보기가 되는 공간이다.
[연원 및 변천]
부뚜막은 청동기 시대 주거지에서도 발견된다. 청동기 시대 수혈식 주거지의 노지가 중앙에서 벽 쪽으로 옮겨 가면서 움집의 공간 활용이 넓어졌고, 벽 쪽으로 불을 피울 수 있는 시설과 연기를 배출하는 시설을 만들면서 부뚜막이 출현한 것이다. 부뚜막 시설의 중심은 가마솥[釜]이다. 부뚜막이나 부엌이라는 말은 모두 솥 부(釜) 자에서 기원한 것이다. 북쪽에서는 부엌과 방 사이에 벽이 없이 부뚜막과 방바닥이 한데 잇달린 곳을 ‘정지’라 하였다. 정지는 한자로 정지(鼎只), 정주(鼎廚), 정조(鼎竈) 등이라고 표기하여, 솥 정(鼎) 자에서 기원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음운서에 의하면 부(釜)가 설치된 대(臺)라는 의미에서 붓두막[釜臺, 竈臺]이라 불렸으며, 부(釜)가 설치된 건물이란 의미에서 부옥(釜屋)이라 불리다가 부뚜막과 부엌으로 각각 바뀐 것이다.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 시대의 부뚜막 위나 옆에 조왕의 신체를 봉안한 것으로 보이며, 삼국 시대부터는 독립적인 정주 공간으로 부뚜막이 독립되어 조왕신을 섬겼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조왕의 역사가 오늘날까지 내려온다.
[절차]
부뚜막신을 섬기는 곳은 전라도가 빈도수가 높다. 일반적으로 부뚜막에서 조왕은 부뚜막 뒤의 벽에 흙으로 단을 만들거나 또는 특별한 시설 없이 부뚜막 위에 작은 그릇에 깨끗한 물을 담아 두는 방식으로 조왕의 신체를 모신다. 순창 지역에서도 조왕의 신체는 조왕 중발이다.
조왕의 위치는 부엌 정면 솥과 벽 앞 가운데 공간에 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흙으로 단을 만들어 그 위에 중발을 놓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중발을 솥과 솥 사이에 놓는 경우도 있다. 조왕에게는 청수만 올리는 게 일반적인데, 특별히 제사를 지낼 경우 밥, 국, 시루떡, 숯, 삼채 나물, 과일, 술 등을 올리기도 한다.
순창 지역에서 조왕 관리는 주부가 새벽에 일어나 제일 먼저 우물물을 길어다가 조왕물을 갈아 넣는 일이었다. 조왕에게 매일 아침 다른 사람보다도 먼저 청수를 갈아주는 것은 주부들의 몫이었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가정의 주부는 조왕신의 관리자이다. 가정 살림을 맡는 주부의 몫이 조왕의 관리이고, 의례를 주관하는 주관자이다. 그래서 부뚜막신은 여성적이다. 가정주부가 조왕 신앙의 주관자라는 점은 고대 사회에서부터 여성이 집안의 관리자였고, 집안 살림을 맡는 역할을 관장해 왔다. 조왕신을 재산신이라는 시각도 재물 관리가 주부의 몫이기 때문이다. 부엌은 재물을 일으키는 주체인 주부가 주로 활동하는 공간이다. 그래서 부뚜막의 불씨는 매우 중하게 관리되었다. 집안에서 불씨 관리는 시어머니에서 며느리에게 승계되는 대물림의 과제였다. 이러한 관행은 시어머니가 불씨를 꺼트리지 않는 것은 불씨가 곧 재산의 상징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순창 지역에서도 조왕을 섬기는 문화는 지속적인 전승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