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0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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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河川 |
이칭/별칭 | 강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대균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지표수가 모여 일정한 유로를 유지하면서 흐르는 물줄기.
[개설]
하천이 흐르는 일정한 물길을 하도(河道)라고 하는데 유역의 분수계(分水界)[한 근원의 물이 두 갈래 이상으로 갈라져 흐르는 경계] 내에 모이는 물에 의해 하천의 유량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물이 흐르는 ‘하도’만을 가리켜 ‘하천’이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도는 통상 물이 흐르는 부분과 이를 따라 평행하게 발달한 모래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천의 물은 모래톱 사이를 구불구불 흐르기 때문에 이를 ‘사행(蛇行)한다’고 말한다.
하천망을 분류하는 방법 중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인 하천차수(河川次數) 분류는 유역 및 하천의 크기를 가늠해 주는 인자로 하천 지류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 주는 척도가 된다. 최상류에 위치한 하천을 1차 하천이라 하며 두 개의 1차 하천이 모여 2차 하천을 형성하는 체계이다. 그래서 두 하천이 합류하면 하천차수가 증가한다. 섬진강은 6차수 하천에 해당한다.
순창 지역을 둘러싸고 있는 산지인 회문산[830m], 고당산[640m], 내장산[763m], 백양산[741m], 추월산[726m], 동치재산[591m], 강천산[584m], 광덕산[584m], 설산[523m], 옥출산[276m], 화산[342m], 풍악산[600m], 용궐산[645m], 두류봉[546m], 성미산[589m] 을 연결하는 능선은 순창을 관통하여 흐르는 섬진강의 분수계를 이룬다.
섬진강은 임실군 강진면과 정읍시 산내면 사이의 섬진강 댐을 지나 임실군 덕치면을 통과한 다음 용궐산과 두류봉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따라 순창군으로 흘러 들어온다. 섬진강은 적성면에서 오수천(獒樹川), 유등면과 풍산면 경계에서 강천천과 양지천(陽之川), 사천(沙川)의 물을 받아들인 후 옥출산과 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 사이를 빠져나가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경계를 따라 남으로 흘러간다.
순창 지역에 속하는 하천은 모두 섬진강으로 유입되어 남해로 흘러간다. 이에는 경천(鏡川), 사천, 양지천, 오수천, 추령천(秋嶺川), 구림천(龜林川) 등이 있다. 순창 땅에서 발원하는 물은 한 방울도 다른 고을로 흘러가지 않고 순창 땅을 돌고 돌아 유등면 외이리 앞으로 모여 섬진강으로 흘러간다는 말이 있다.
사실 순창군의 지표수는 관내에서 곧바로 섬진강으로 유입하는 것과 일단 관내를 벗어나 타 시군에서 섬진강으로 합류한 다음 섬진강 본류를 타고 다시 관내로 유입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오수천과 경천, 사천은 관내에서 섬진강으로 유입한다. 그러나 추령천과 구림천은 순창군을 벗어나 섬진강으로 유입한다. 그러나 순창 땅에서 발원하는 물이 대부분 순창 땅을 돌고 돌아 섬진강으로 흘러간다는 말이 그다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순창군의 지표수는 대개 순창 읍내로 모이는 특성이 있다.
우리나라는 각종 토목, 건축 사업으로 주요 하천의 본류 구간은 거의 모두 거대한 보에 가로막힌 물에 의해서 호수화하여 강바닥과 모래톱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행히 순창은 강이 아직도 살아 있고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많다.
[관내에서 섬진강으로 유입하는 하천]
1. 경천
경천은 순창군의 팔덕면 강천산에서 발원하는 하천이다. 남동쪽으로 흘러 팔덕면과 순창읍을 지나 유등면 소재지 앞에서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인계면 탑리 갈재에서 내려오는 양지천과 금과면과 풍산면의 물을 담아오는 사천이 중간에 합류한다. 경천은 과거에 상류부터 하류까지 지점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렸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작천(鵲川)은 광덕산(廣德山)[지금의 강천산]에서 나와 군의 서쪽 5리에 이르러 작천이 되고 이어 경천(鏡川)이 되며 객관 남쪽[지금의 순창교 부근]에 와서는 대교천(大橋川)이 된다.”라는 기록이 있다. 또 순창읍 동쪽부터 섬진강과 만나는 지점까지는 이천(伊川)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여지도서(輿地圖書)』에 “이천은 군의 동쪽 20리에 있고 작천의 하류이다. 적성수(赤城水)와 합쳐져 남원의 연탄(淵灘)이 된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적성수와 연탄은 순창과 남원에서 섬진강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조선 지형도(朝鮮地形圖)』에는 하천 전체가 지금의 이름으로 표시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 그 전에 지점마다 다르게 부르던 것을 공식 명칭인 경천으로 통일한 것으로 보인다.
2. 사천
사천은 순창군의 금과면과 풍산면을 흐르는 하천이다. 금과면 서쪽 끝의 봉황산 기슭에서 발원하여 아미산 서쪽에서 내려오는 월천을 합쳐 순창읍 가남리 부근에서 경천으로 흘러든다. 『순창군 지도』[1872]에 목과면(木果面)[지금의 금과면 일부]과 금동면(金洞面)[지금의 금과면 일부], 풍남면(豊南面)[지금의 풍산면 일부]을 지나 지금의 경천으로 흘러드는 제천(梯川)이 그려져 있다. 제천은 사천의 옛 이름인 것 같다. 사천은 『조선 지형도』에서 처음으로 보인다.
3. 양지천
양지천은 순창군의 인계면을 흐르는 하천이다. 인계면 북쪽 끝에 있는 갈재[蘆嶺]에서 발원하여 남쪽으로 인계면 소재지를 지나 순창읍 동쪽에서 경천으로 유입한다. 『옥천 군지(玉川郡誌)』에 “노현수(蘆峴水)는 노현(蘆峴) 아래서 발원하고 호계면(虎溪面) 도솔리(兜率里)[지금의 인계면 소재지 부근] 앞에서 누교수(樓橋水)가 되며 읍내 남쪽에서 작천(鵲川)[지금의 경천]과 만난다.”고 하였다. 양지천은 조선 시대에 노현천(蘆峴川) 혹은 노령천(蘆嶺川)이라 하고 그 하류는 따로 누교천(樓橋川)으로 불렀던 것으로 보인다. 『순창군 지도』[1872]에 노령 아래서 발원하여 순창 읍치 동쪽 대동교(大同橋)[지금의 순창 읍내 사정교 부근]에서 경천과 만나는 하천 중간에 누교(樓橋)를 표시하고 이름을 후천(後川)이라 하였다. 아마도 읍치 뒤 하천이라 그렇게 부른 것 같다. 『조선 지형도』에 양지천(陽之川)으로 표시되었다.
4. 오수천
오수천은 순창군의 동계면을 흐르는 하천이다. 장수군 산서면 동부 산지에서 발원한 오수천은 임실군을 거쳐 상류에서부터 여러 지류 하천을 받아들이며 순창군 동계면으로 흘러들어와 적성면 평남리에서 섬진강으로 합류한다. 오수천이 흐르는 구간은 전라북도 장수군 산서면에서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에 이르는 직선상 구조선의 일부이다. 금돼지굴을 품고 있는 순창의 채계산은 이 구조선에 의해 잘려 나가 양쪽 사면이 모두 급경사인 칼날 능선의 호그백(hogback)을 이루었다. 조선 숙종 대에 동계면 서호리 노인 9명이 오수천의 하중도인 서호도(西湖島)에서 구로회를 만들어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그때 소나무와 대나무를 식재한 것이 낙엽수와 함께 우거져 경관이 빼어나다. 서호리 주민들이 이를 기념하여 1975년 구송정을 세웠으며, 현재 체육공원과 캠핑장으로 이용된다.
[순창 땅을 벗어나 섬진강으로 유입하는 하천]
1. 추령천
순창군 서부의 내장산과 백암산 사이의 소죽엄재에서 발원하는 추령천은 복흥면과 쌍치면의 지표수를 섬진강으로 배수한다. 추령천은 개운치에서 발원하는 탕곡천, 옥촉봉 기슭에서 발원하는 학선천 등과 쌍치면의 물과 합쳐진 다음 깃대봉과 국사봉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지나 정읍시 산내면의 섬진강 댐으로 조성된 옥정호로 흘러들어 섬진강에 유입된다. 추령천은 길이 37㎞, 유역 면적 167㎢ 규모로 유로 연장이 비교적 긴 편이고 봉서천과 대가천, 금월천, 갈월천, 방산천, 학산천 등 여러 소하천을 지류 하천으로 거느린다.
추령천은 『여지도서』에 점암천(鮎岩川)으로 기록되어 있다. 『여지도서』에 의하면 “점암천은 복흥에서 발원하여 태인(泰仁) 판교(板橋)[지금의 정읍 산내면]를 거쳐 오원천(烏原川)[지금의 섬진강]과 만난다.”라고 설명되어 있다. 점암천은 쌍치면 중안리 추령천 가의 자연 마을 점암에서 기원한 것 같다. 추령천의 상류는 이름이 달랐다. 『여지도서』에 ‘복계(福溪)’가 기록되어 있는데 “백산(栢山)[지금의 백방산]에서 발원하여 점암천이 된다.”라고 기록하였다. 한편 『순창군 지도』[1872]에 추령천은 화개산 아래서 시작되는 것으로 서술하고 그 이름을 점어천(鮎魚川)이라 기재하였다. 또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점암천(鮎岩川)’으로 표기되어 있다. 같은 지도에 내장산에서 흘러내려와 복흥면 소재지[고읍(古邑)이라고 표시] 직전에 점암천으로 유입되는 ‘잠천(涔川)’이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지금의 대가천이다.
『조선 지형도』에는 오늘날처럼 추령천으로 기재하였다. 이를 통해 추령천은 20세기 들어와서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는 일제 강점기의 잔재이다.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두 가지일 것이다. 조상의 업적을 뒤적이는 수고 끝에 고유의 이름을 찾아내든가, 아니면 일제 강점기도 우리 역사의 일부로 간주하여 식민의 유산을 편안하게 이어받든가 양자택일이다.
2. 구림천
구림천은 순창군 중북부에 위치한 구림면의 물을 모아 회문산과 성미산 사이의 좁은 골짜기를 지나 임실군 덕치면에서 섬진강으로 유입한다. 구림면은 호남정맥의 동쪽 사면에 해당하므로 산지가 발달하였다. 산지의 규모는 북쪽의 여분산[774m]을 중심으로 500~600m의 고도를 유지한다.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강설량이 많으며, 특산물은 감과 밤 등이다. 이들 산지 사이를 흐르는 구림천과 구림천으로 흘러드는 수많은 소하천을 중심으로 소규모 범람원이 형성되었다.
범람원은 벼와 보리가 재배되는 곡창이다. 『여지도서』에 “무림면은 관아에서 40리이다.”라고 하고 구암면은 기재하지 않았다. 『대동지지(大東地志)』에는 “무림(茂林)은 서북쪽으로 처음이 25리, 끝이 40리이다. …… 구암(龜巖)은 북쪽으로 처음이 25리, 끝이 50리이다.”라고 기록되었다. 『지승(地乘)』에는 무림만 표기하고 구암은 명기하지 않았다. 『신구 대조 조선 전도 부군면리동 명칭 일람(新舊對照朝鮮全道府郡面里洞名稱一覽)』에 구암리 등 7개 마을은 구암면 관할이고, 운남리 등 7개 마을은 무림면 관할로 기록되었다. 1935년 구암면과 무림면 두 구역이 통합되면서 앞 글자를 따서 구림면으로 부른다.
[섬진강 주변의 토지 이용]
순창의 동쪽 주변부를 흐르는 하천인 섬진강은 상류부에서부터 하류부까지 넓은 범람원을 형성하지 못하였다. 순창군에는 순창 읍내와 섬진강이 지나가는 적성면, 유등면, 풍산면 일부와 구조선이 서로 만나는 복흥면, 쌍치면, 구림면 소재지 등지에 좁은 범람원이 곡저 평야를 이루는 정도로 나타날 뿐이다. 배후 산지의 기반암과 풍화층에서 유래한 토양의 입도 조성이 대부분 암쇄토 내지 식토, 식질 양토이므로 토양 배수가 불량한 편이다. 그러나 섬진강 물길 양쪽 기슭에 형성된 범람원에는 모래 성분의 토양이 퇴적되어 있어 배수가 양호한 편이다. 상대적으로 배수가 잘 되는 범람원은 주로 논으로 이용되는 반면,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산지의 완경사면이나 구릉지는 임야와 밭으로 이용되고 있다.
섬진강이 형성하는 범람원은 순창 지역의 곡창 지대를 형성한다. 벼농사가 이루어지는 범람원의 농업용수는 하천에서 직접 물을 대거나 섬진강 지류 하천의 상류부에 다양한 규모의 저수지를 축조하여 공급한다. 주요 저수지는 추령천의 서마제, 화양제, 대가제, 동산제, 약덕제와 학선천의 종암제, 쌍치면 운암리의 운암제, 구림천의 월정제, 강천천의 강천제, 양지천의 쌍암제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