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9005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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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存言 |
영어공식명칭 | Joneon |
분야 | 역사/전통 시대 |
유형 | 문헌/전적 |
지역 | 경기도 시흥시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정원철 |
[정의]
경기도 시흥 지역에 거주하던 정제두가 우리나라 양명학의 체계에 관해 저술한 책.
[개설]
『존언』은 정제두(鄭齊斗)[1646~1736]의 문집 『하곡집(荷谷集)』 22책본 중 정집(正集) 권9에 해당한다. 『학변』이 주일적(主一的) 심성학을 바탕으로 물리(物理)의 학(學)을 비판한 것이라면 『존언』은 체계적으로 심성학을 정리한 저술이다.『하곡집』 22책본은 제1책에서 제9책까지는 정집(正集), 제10책과 제11책은 부집(附集), 제12책에서 제19책까지는 내집(內集), 제20책부터 제22책까지는 외집(外集)이라 하여 내용에 따라 4개로 구분하여 놓았다.
『존언』은 상·중·하의 3편으로 나뉘었는데, 상편인 건룡4효설(乾龍四爻說)에서 성학설(聖學說)과 치지설(致知說) 등을 토로하였으며, 중·하편에서는 부연하여 천리(天理)와 인욕(人欲),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설을 비롯하여 성·정·심·의(性情心意)의 각반(各般)에 걸쳐서 심성설을 토로하였다.
[저자]
저자는 정제두로, 본관은 영일(迎日). 자는 사앙(士仰), 호는 하곡(霞谷)·추곡(楸谷)이다. 정몽주(鄭夢周)의 후손으로, 할아버지는 우의정(右議政) 정유성(鄭維城)이고, 아버지는 진사(進士) 정상징(鄭尙徵)이며, 어머니는 한산 이씨(韓山李氏)로 호조판서(戶曹判書) 이기조(李基祚)의 딸이다.
[편찬/간행 경위]
정제두가 스승인 남계(南溪) 박세채(朴世采)·명재(明齋) 윤증(尹拯) 외에 성재(誠齊) 민이승(閔以升), 박심(朴鐔)과의 치열한 서신 논변을 전개하던 시기에 『학변』을 저술하고, 양명학의 숙성기라 할 수 있는 50세를 전후하여 『존언』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정제두 일생의 한국 양명학 사상이 『존언』에 모두 담겨 있다. 『존언』은 상·중·하 3편으로 되어 있으며 상편에는 16개 소제목이 있고, 중편과 하편에는 소제목이 없다. 내용에 따라 중편은 30개 조문, 하편은 11개 조문으로 나누었다.
[형태/서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하곡집』 필사본 22책본 중 정집에 들어 있다.
[구성/내용]
『존언』은 주정(周程)[주자(朱子)와 정자(程子)]에 근간을 두면서 양명의 사상에 근거하고 있다. 정제두는 『존언』에서 이를 ‘성인의 학[聖人之學]’으로 요약하여 “성인의 학은 대학(大學)에 있고 성인의 전(典)은 춘추(春秋)에 있으며, 이는 성인의 뜻을 말한 것이나 그 경(經)을 밝힌 것은 맹자(孟子) 7편과 같음이 없는 것이다.”라고 하며 주자학(朱子學)을 비판하였다. 그리고 “오늘날의 주장하는 자에 이르러서는 주자(朱子)를 배우는 것이 아니니 바로 가짜 주자요, 가짜 주자도 못 되니 바로 주자를 부회(附會)함이요, 그 뜻에 대하여 보면 주자를 끼고서 위세로 사욕을 건지려는 것이라.”라며 주자를 배우는 사람들을 거짓으로 배운다고 비판하였다. 또 “이제 양명집을 보니 그 도에는 간요(簡要)하고 정미(精微)함이 있어서 마음에 깊이 즐거웠고 이를 좋아하였다.”고 양명학에 찬사를 보냈다.
『존언』에는 이기(理氣), 동정(動靜), 체용일원(體用一源), 인의예지(仁義禮智), 치지(致知), 사단칠정(四端七情), 심즉리(心卽理), 성즉리(心卽理), 인심도심(人心道心), 무선무악(無善無惡), 지행합일(知行合一), 친민(親民), 치양지(致良知), 본체공부(本體工夫), 성경(誠敬), 인성심지(仁性心知), 불교의 명심(明心), 도교의 양신(養神) 등의 개념도 설명하였다. 심리와 이기가 하나(一物)라는 관점에서 성리학과 심리학의 본체와 수양 공부에 관하여 설명하였다. 또한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들어 검증하였는데, 조선 학계에서는 이황(李滉), 이이(李珥), 서경덕(徐敬德), 남언경(南彦經), 장유(張維) 등을 들었고, 중국 학계에서는 소강절(邵康節), 주렴계(周濂溪), 장횡거(張橫渠), 정명도(程明道), 정이천(程伊川), 여대림(呂大臨), 주희(朱熹)[주자], 황간(黃榦), 육상산(陸象山), 왕양명(王陽明), 나여방(羅汝芳), 이탁오(李卓吾) 등을 들었다. 살아가는 생명의 올바른 진리 관점에서 명나라 양명학과 송나라 성리학까지 포괄하여 모든 학술을 집대성한 저술이다. 『존언』은 사람의 생명과 마음의 근원과 수양 공부를 종합적으로 설명한 글인데, 상편 16조 「정성문(定性文)」에 정제두의 사상이 잘 나타나 있다.
“천지만물(天地萬物)에는 오직 사람의 마음[人心]이 있을 뿐이니, 이것이 능히 물을 생(生)하는 것이니 만 가지 이(理)가 형체로 나타난다. 만 가지의 그 윤리[倫]가 모두 마음의 용[心之用]이다. 성(性)이 정(定)할 수 있다면 물(物)도 모두 얻을 것이다. 물에 있어서 각각 그 아는 것을 밝힌다면 성은 명(命)에 이르는 것이니, 성인(聖人)은 성을 다함으로써 명에 이른다. 마음을 세우고 나의 사욕을 이기며 계구(戒懼)하고 존성(存省)하라. 진실로 지극한 덕(德)이 아니면 지극한 도(道)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천지만물의 마음이 그 정(精)이요, 천지만물의 마음이 그 신(神)이다. 천지만물의 정은 발(發)하여 마음을 열고, 덕을 성에다 명하니, 한 점 영(靈)이 밝고 감통(感通)하여 천칙(天則)이 갖추어져 천지만물을 주재(主宰)하고 천지만물의 권형(權衡)이 된다.”고 일렀다.
[의의와 평가]
정제두의 생애는 크게 세 시기로 구분하는데, 서울 반석방(盤石坊)[지금의 서울특별시 중구 중림동] 시절과 41세 이후의 안산군 잉화면 화정리[지금의 시흥시 화정동] 가래울마을 시절, 61세 이후 강화군[지금의 인천광역시 강화군] 거주 시기로 나눌 수 있다. 『존언』은 가래울마을 거주 시의 저술로 정제두의 저작 중 양명학을 다룬 대표적인 책이다. 『학변』은 스승 및 지인과의 서신 논변의 연장선에서 왕명학을 강변하는 저술이지만, 『존언』은 양명학을 폭넓게 이해하고 알린 저작이다. 양명학자 정제두의 학문적 위업은 『존언』에서 극대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