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충청남도 서산 지역에서 계절에 따라 관습적·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생활 의식.

[개설]

세시라는 말은 해[年]와 때[時]의 합성어로서 사시절, 시절, 절후, 명절 등의 뜻을 지닌다. 세시 풍속은 음력 정월부터 섣달까지 한 해를 단위로 일정한 시기에 관습적·주기적·전승적·반복적·의례적으로 거행되는 행동 양식 또는 생활 행위로 정의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세시 풍속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그 시대와 사회 구조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에 그 사회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서산 지역은 평야와 해안을 모두 갖춘 지역으로서 농업과 어업에 관련한 세시가 잘 나타나 있다.

[봄철 세시]

1. 설날

설날 아침에는 미리 장만해 둔 설빔으로 깨끗이 차려입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낸다. 이를 ‘차례’ 또는 ‘설차사’라고 부른다. 제사는 4대 봉사를 원칙으로 하며 제물로는 떡국, 탕, 삼색과일 등을 차린다. 이때는 성주상에도 제물을 차려 놓는다. 차례를 마치고 나면 성묘를 간다. 성묘에는 술과 포 등 가급적 제물을 간단하게 가지고 간다. 한편, 차례를 지낸 후에 집안 어른께 세배를 한다.

2. 정초

『토정비결(土亭祕訣)』을 통해서 신년 운수를 살피고 지신제, 거리제, 서낭제 등을 지낸다. 또, 정초에 여자들이 남의 집에 들어가면 재수가 없다고 여겨서 보름 전까지는 여자들이 가급적 외출을 꺼렸다.

3. 입춘

입춘에는 입춘 시간에 맞추어 입춘첩을 써서 대문 또는 집안 곳곳에 붙여 둔다.

4. 대보름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묵은 나물을 해서 먹는다. 또, 부럼을 깨물거나 귀밝이술을 마신다. 1월 14일 밤에는 집안의 부인들이 밥을 김에 싸서 모판에 쌓아 두는데 이를 ‘볏섬’이라고 부른다. 이때 아이들은 액연을 날린다고 하여 연날리기를 하거나 쥐불을 놓으며 논다. 충청남도 서산시의 일부 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볏가릿대를 세운다. 볏가릿대에는 오곡의 종자를 담은 주머니를 매달아 동아줄을 세 가닥을 내어서 고정시킨다.

5. 이월 초하루

대보름에 세운 볏가릿대는 2월 초하루에 고사를 지내고 쓰러뜨린다. 이때 오곡 종자가 불은 정도를 보아서 그해 풍흉을 점치기도 한다. 또한 2월 초하루는 일꾼날이라고 하여 이날 떡을 만들고 콩을 볶아 온 마을 사람이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보낸다.

6. 삼짇날

3월 3일에는 불교를 믿는 집에서는 절에 가기도 한다.

[여름철 세시]

1. 초파일

4월 8일 초파일에는 불교를 믿는 집에서는 절을 찾아가서 불공을 드린다.

2. 단오

5월 5일 단오가 되면 마을 남자들이 서낭 옆에 있는 고목에 그네를 매어 준다. 그러면 마을의 여자들과 아이들이 그네를 타고 논다. 단오에는 아침 상추에 앉은 이슬을 받아 여기에 분가루를 개어서 얼굴에 바른다. 이렇게 하면 얼굴이 고와질 뿐만 아니라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3. 칠석

7월 7일 칠석에는 불교를 믿는 집에서는 절에 찾아가서 불공을 드린다. 가정에 따라서는 이날 미역국을 끓여 쌀밥과 함께 장광에 놓고 정성을 드리기도 한다. 이는 칠성에게 비는 것이다.

[가을철 세시]

1. 추석

8월 15일 추석에는 송편 등 음식을 미리 장만한다. 아침 일찍 조상에게 차례를 올리고 산소에 성묘도 간다. 차례 때의 제물은 설날과 비슷하지만 송편이 추가가 된다.

2. 상달

10월에는 5대조 이상의 조상 산소에 가서 제사를 지낸다. 이를 ‘시사’ 또는 ‘묘사’라고 부른다. 또한 한 해 수확을 마친 10월이 되면 팥 시루떡을 해서 성주, 조왕 등 집안 여러 신령 앞에 떼어 놓았다가 이웃과 함께 나누어 먹는다. 이를 ‘가을베끼’라고 부른다.

[겨울철 세시]

1. 동지

팥죽을 쑤어 사당을 비롯하여 성주, 조왕, 지신 등에 올린다. 애동지에는 팥죽을 쑤면 좋지 않다고 하여 중동지와 노동지에만 팥죽을 쑤는 집도 많다.

2. 섣달그믐

집안에 따라서는 섣달그믐날 자정에 정반차례라고 하여 제사를 지내기도 하였다. 정반차례를 지낸 집에서는 이튿날 설 아침에는 밥을 해서 제사를 드렸지만 근래에는 설 아침에 떡국 제사만 지낸다. 섣달그믐 밤에는 온 집안을 청소하고 집안에 불을 밝힌 후에 밤을 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