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노력, 삶에 대한 정성, 거기에 적당한 행운이 따르면서 구보의 삶은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결혼 이후 7년 동안 생기지 않던 아이도 태어났다. 첫 딸이 태어난 것이다.

“우리 집사람이 몸이 좀 약했어요. 그래서 하나만 날라 그랬는데, 또 내가 외아들이었고, 어머니도 하나 더 낳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씀 있었고, 주변 사람들도 하나는 너무 외롭다 둘 낳아야 된다 자꼬 주변에서 그러길래 우리가 생각을 바꿔서 어 그럼 하나 더 낳자, 그래서 보민이 동생을 또 4년 만에 또 났어요. 그래서 애가 9살이고 동생이 지금 5살 그래서 이렇게 지금.”

지금 살고 있는 금광1동의 아파트도 운좋게 분양을 잘 받았다. 구보는 스스로를 자수성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저 같은 경우 보고, 뭐래냐 자수성가한 사람. 예 나는 솔직히 예 재산도 그렇게 크게 많이 물려받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내가 공부도 많이 해가지고 어느 정도 어디 아무 데나 나가서 막 이렇게 저거 할 입장도 안 되는데, 그냥 하나님 은혜로, 저는 인제 신앙생활 하니까 하나님 은혜인 걸 제가 알거든요, 하나님 은혜로 이렇게 열심히 살아오면서. 그래 지금 이 시대에 뭐 물려받은 거 없지 배운 거 없지 그러면 이렇게 아파트 이런 아파트까지 장만할 수 없다고 저는 보거든요. 근데 하나님 은혜로 열심히 살다보니까 아파트에서 살게 해 주고.”

상대원의 철거민 천막촌에서 시작했던 삶은 지루하고 험한 길을 돌았다. 그래도 삶은 꺾이지 않았다. 삶이 아직도 두렵기는 하지만 더 이상 막막하지는 않다. 자수성가한 사람이 갖는 자신감과 여유가 조금씩 생겨나는 느낌이다. 성남은 지대가 높아 물난리 날 일이 없다. 구보는 자신의 삶도 이제는 더 이상 평지풍파 없이 안정될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