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6000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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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地形 |
영어음역 | jihyeong |
영어의미역 | topography |
이칭/별칭 | 지세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남원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철웅 |
[정의]
전라북도 남원시의 지표면의 기복 형태.
[개설]
지표는 높고 낮음이 있어 기복은 복잡하고 그 형태 또한 일정하지 않다. 지형의 형성에는 암석의 구성 및 성질, 지질구조, 지각운동, 기후 등이 기본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지형은 인간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남원시는 한반도 서남부의 내륙에 위치하고 있다. 백두대간의 서편으로 동부에는 1,000m 이상의 소백산맥 산지가 발달했고 서쪽에도 순창과의 경계가 500~700m의 산지로 되어 있다. 이 산지들 사이에 요천이 흘러 충적평야를 이루며, 운봉면·아영면 일대는 고원상의 분지가 발달해 있다.
남원은 일찍이 동서와 남북의 교통로 요충지로서 중요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하였다. 전주와는 약 60㎞, 서울과는 약 270㎞의 거리에 위치하는 내륙인 동시에 산지와 분지의 도시이다.
[지질]
남원시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구조선을 따라 산지와 분지, 그리고 주요 하천이 배열되어 있다. 지질분포 및 지질구조가 지형 형성의 틀을 잡고 있다.
크게 암석을 기반으로 구분하면 대강면을 중심으로 서부의 대강엽리상화강암대로 이루어진 고도 500~700m의 산줄기를 이룬 산지와 동부의 반상변정질화강편마암의 고도 1,000m 내외의 지리산변성암대가 또 하나의 산줄기를 이룬다. 그 사이에는 흔히 말하는 대보화강암인 남원화강암이 북동-남서방향의 분지 형태로 넓게 자리하고 있다.
[산지]
산지를 중심으로 보면 북북동-남남서 방향의 산줄기가 크게 세 갈래로 되어 있다. 하나는 대강면 동악산과 사매면의 노적봉을 잇는 산줄기, 두번째는 수지면의 천마산에서 견두산을 지나 수정봉~고남산~봉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세 번째는 만복대~정령치~고리봉~세걸산~바래봉~덕두산~연비산으로 이어지는 지리산 산줄기가 사이사이에 하천과 분지로 구분되어 있다.
남원은 크게 중생대 대보화강암을 둘러싼 외부의 변성암대인 지리산 자락과 약간 변성을 받은 엽리상화강암의 동악산~노적봉 산줄기의 고도가 뚜렷하다. 하지만 사매면과 덕과면의 산지와 송동면 일대의 산지들은 산지라기보다는 구릉에 가깝다. 평지와의 비고가 겨우 10~30m 이내로 매우 낮은 구릉들이 하천을 사이에 두고 구불구불 이어져있다.
이러한 구릉들은 대부분 심하게 풍화가 진전된 조립질 화강암들이다. 심층풍화층이 하천에 의해 침식되지 않고 남아 있는 구릉들에는 대부분 소나무가 밀생되어 있다. 이러한 심층풍화층은 사질토양을 형성하여 토양색이 밝은 색조를 띠고 있다.
하천 연변부는 단구들로 주로 논으로 이용되고 약간 경사진 곳은 대부분 밭으로 이용되고 있다. 마을들은 이러한 산자락을 배산하여 자리하고 있다. 「남원가」에 나오는 ‘산테밭’이 있어 좋다더라는 말은 바로 이런 비산비야를 이루는 토지생산성이 높은 지형을 이용할 수 있는 논과 밭이 많음을 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변성암으로 이루어진 동부의 산지들은 높은 고산을 이루고 있다. 산동, 산내, 운봉, 아영, 인월은 이러한 산줄기에 둘러싸인 분지들이다. 지리산은 원래 변성을 받은 화강편마암으로 토산을 이루고 있다. 토산은 식생이 잘 자라서 수분함량도 매우 높아 수자원이 풍부한 산이다. 이를 배경으로 넓지 않지만 좁은 분지를 중심으로 삶터를 이룰 수 있는 지형 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곳이 남원이다.
또한 주변의 고산들로 둘러싸여 이를 연결하는 고개길이 많은 편인데 주로 고개는 산지와 산지의 낮은 안부(鞍部)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전주와의 사이에 밤치재(율재)를 통해서, 장수군과는 수분재를 통해서, 함양군은 팔량치나 매치를 통해서, 구례군는 밤재를 통해서, 순창군과는 곰재를 통해서 연결되고 있다. 이런 내륙의 교통로의 특성으로 88고속국도와 국도 17호선, 국도 24호선, 국도 21호선, 국도 19호선 그리고 전라선이 지나가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고 있다.
[분지]
남원은 분지의 고장이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분지는 예전부터 중요한 삶터로써 주요 도시가 형성되는 곳이다. 일찍이 남원이 내륙의 중요한 곳으로 발전한 배경에는 이러한 분지지형이 주는 배산임수의 조건과 그에 따른 토지부양력, 내륙의 연결성 등이 만들어 낸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러한 남원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분지를 구성하고 있지만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개의 분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가장 큰 분지는 남원을 가로 지르는 요천을 따라 나타나는 분지이다.
장수군 번암에서 발원한 요천은 산동면을 지나 남원시를 관통하며 주생면, 송동면, 금지면과 수지면 사이로 해서 섬진강 본류와 합류하는 하천이다. 산동면에서 남원시까지는 북동-남서방향으로 내려오다. 주생면에서 남-북방향으로 급하게 꺾이면서 곡성 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한 하천의 방향을 따라 펼쳐지는 남원분지는 남원시에서 가장 큰 분지라고 할 수 있다. 남원 중심부와 산동면·이백면·주천면·주생면·송동면·금지면·수지면이 이 분지에 포함된다. 그리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분지는 규모가 커지고 넓어진다. 남원에서 가장 토지생산성이 높은 곳이면서 가장 인구가 밀집된 곳이다.
또 하나의 분지는 사매면과 덕과면이 이루는 즉 섬진강의 지류인 오수천으로 흘러드는 매내천·계수천·월평천·괴양천·율천·진기천 등이 만들어낸 분지로 남원의 북부를 이루고 있는 사매면·덕과면·보절면이 이에 해당한다. 이 분지는 다시 400m의 성산과 계룡산 산줄기가 북동-남서방향으로 경계를 이루면서 둘로 나뉘어 진다.
동쪽이 보절면 분지이고 서쪽이 사매면과 덕과면 분지로 크게 오수분지에 해당되는 곳이다. 사매면과 덕과면은 아주 낮은 구릉들과 하천들로 연결되어 있고 논과 밭으로 이용되고 있다.
끝으로 동부의 고산지에서 나타나는 고원분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운봉분지를 중심으로 아영분지·인월분지·산내분지·산동분지이다. 이 중 운봉이 가장 규모가 큰 고원분지이다. 해발고도 500m가 넘는 이 고원분지는 평지보다 온도가 3~4도가 낮은 고랭지를 이루고 있어 각종 특용작물이 자랄 수 있는 재배지이기도 하다.
인월을 지나 아영분지도 이러한 형태를 갖고 있다. 산내면과 산동면은 하천과 하천이 만나는 결절지에 나타나는 곡저분지를 이루고 있어 규모는 크지 않다.
이처럼 남원은 산지를 외곽에 두고 분지들로 연결된 분지의 도시이다. 내륙이면서도 이러한 하천과 분지들의 조화를 통해서 일찍부터 살기 좋은 삶터를 이룰 수 있는 자연적 토대를 갖춘 곳이라 할 수 있다.
[하천]
남원의 하천은 크게 구조선을 따라서 북동-남서방향을 이루고 있으나 평야부나 산지 사이를 빠져나가는 곡류천의 형태가 많다. 남원의 하천은 크게 서부의 섬진강 수계와 동남부의 낙동강 수계로 나뉘어 진다.
섬진강 수계는 크게 오수천 수계와 요천 수계로 나뉘어 진다. 남원 북부를 이루는 사매면, 덕과면, 보절면의 하천들은 오수천으로 흘러 들어가 섬진강에 합류한다. 반면 요천은 장수군 번암에서 발원하여 산동면과 이백면을 지나 남원 중심부와 주천면을 가로지르고 송동면과 주생면, 금지면과 수지면 사이를 관통하면서 곡성군과의 경계에서 섬진강에 합류한다.
이러한 하천들은 과거에 유로변화를 통해서 주변에 범람원과 단구와 같은 하천지형들을 많이 만들어 놓았다. 특히 금지면과 수지면은 요천이 섬진강과 만나는 합류지로서 남원 최대의 평야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주로 논으로 관개되어 있으나 주변엔 많은 둥근 원력들이 발견되는 단구지형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대강면을 가로지른 송내천은 곡성군 입면에서 합류하여 섬진강으로 흘러든다.
반면 운봉분지의 곡중분수계로 갈라지는 광천과 아영면의 풍천은 인월면에서 합류하고 뱀사골의 만수천은 산내면에서 합류하여 낙동강의 지류인 경호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즉 동남부의 고원성 분지들에서 발원하는 하천들은 대부분은 낙동강의 지류인 셈이다.
남원의 하천들은 섬진강 중상류부로 섬진강의 하상계수의 영향을 받아 갈수기와 홍수기의 하천의 유량차가 심한 편이다. 특히 산지사이를 유로가 사행을 하고 합류하는 곳이 많아 하는 곳이 많아 홍수기에는 범람의 위험성이 큰 편이다. 일찍부터 치산치수를 위해 남원시에 석돈과 토성을 쌓은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백두대간]
남원은 북부와 동부에서 장수군과 함양군을 경계로 하고 있다. 바로 이런 경계는 주로 백두대간 맥을 따라서 이어지고 있다. 덕유산을 지난 육십령을 넘은 백두의 맥은 남원의 봉화산을 만나고 시리봉을 지나 매요리에서 고남산 정상을 넘어 수정봉에 접어든 백두대간은 갑자기 갈 길을 잃은 듯하다.
『산경표』에서 말하는 우리나라의 1대간 1정간 13정맥은 원래 하천을 중심으로 구분한 산지체계로 분수계를 따라서 만들어졌다. 백두에서 지리로 연결되는 백두대간은 우리나라의 물줄기를 동서로 나누는 대분수계인 것이다. 이런 분수계를 따라 바로 앞의 지리산을 바라보는 수정봉에서 잠시 대간은 숨박꼭질하듯 숨는다.
수정봉에서 서쪽의 산줄기를 따라가면 섬진강의 상류인 요천, 그 지류인 구룡천이 가로 막고 동쪽의 산줄기를 따라가면 낙동강의 지류인 경호강을 빠져나가는 광천에 의해 막혀버린다. 수정봉에서 바라보면 좌우 산줄기는 모두 막히고 앞엔 평탄한 분지만이 보일 뿐이다. 건너편의 우뚝 솟은 고리봉, 만복대의 지리산 산줄기를 따라가는 산줄기가 언뜻 눈에 띄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대동여지도』를 살펴보면 분명 평탄한 분지를 가로질러 백두대간은 분명 지리산으로 연결되어 있다. 바로 주천면과 운봉읍의 경계를 이루는 곳을 따라 가다보면 지리산 자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바로 평지이면서도 분수계를 이룬 곳을 산으로 본 것이다. 그래서 『산경표』에선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고 하였다. 자세히 이 구간을 살피면 좌우의 물줄기가 갈라지는 분수계를 이루고 있다. 분명 섬진강의 요천 물줄기와 낙동강의 광천 물줄기가 갈라지는 곳이다.
사실 지형적으로 보면 이곳은 곡중분수계가 되는 곳이다. 원래 운봉고원의 모든 물줄기는 낙동강의 수계였다. 하지만 요천의 상류인 구룡천은 경사가 급한 하천으로 점차 상류지역으로 침식작용이 활발하면서 정령치 아래 선유폭포에서 내려오는 물줄기를 만나면서 경사가 급한 요천 쪽으로 물줄기 방향이 변한 것이다. 이를 지형학에선 하천쟁탈이라고 한다.
이런 하천쟁탈을 통해 운봉분지의 물줄기가 둘로 갈라지면서 분지면이 분수계가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남원의 백두대간은 백두대간에서 가장 극적인 구간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