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22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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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Child Born on the First Evening; A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 창촌리 |
집필자 | 정규식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일반성면 창촌리에서 전승되는 첫날 밤에 아이를 낳은 신부를 용서한 이야기에 관한 설화.
[개설]
첫날 저녁에 낳은 아이 설화는 한양조씨 시조에 대한 이야기로 일종의 시조 신화에 속한다. 신화는 신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자연 현상이나 사회 현상의 기원과 질서를 설명하는 이야기나 신성시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도 신화의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후자에 해당하는 자료들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신화의 신성성은 위대하거나 숭고한 행위로써 성립된다. 이들 행위는 반드시 특이해야 하고, 일상 생활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특이한 요소들이 기괴(奇怪)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널리 인정될 수 없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예기치 않던 사태는 기괴할 수 있으나, 신화적 행위는 비록 일상 생활과는 다른 차원에서 전개되지만 전승자들이 그 의의를 이미 인정하고 있는 것이어서 기괴할 수 없다. 첫날 저녁에 낳은 아이 설화 역시 마찬가지이다. 신혼 첫날 밤 남의 자식을 낳은 신부를 용서하고, 그 자식을 거두는 한양조씨의 행동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인정될 수 없다. 그러나 성씨의 범위 안에서 신성성이 인정되는 시조 신화이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다.
[채록/수집상황]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8-4의 채록 자료는 1980년 8월 7일에 조사자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경상남도 진양군 일반성면 창촌리에서 채록하였다. 제보자 천상경은 76세의 남성이다. 천상경은 오성의 이야기인가 하고 서두를 꺼내었는데 옆에서 듣던 김백호 씨가 한양조씨 시조담이라고 하였다.
[내용]
한양조씨가 장가를 갔는데, 신부가 첫날 밤에 아이를 낳았다. 조씨는 해산한 자리를 정리하고는 장모에게 가서 첫날 저녁에 국 한 그릇과 밥 한 바가지를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했다. 장모가 국과 밥을 챙겨주자 그것을 마누라에게 먹게 했다. 그리고 갓난아이는 통인을 시켜서 다리 밑에 두게 했다. 신행치장(新行治裝)을 해서 가는 도중 다리 밑에서 소리가 난다며 통인에게 가보게 하자 아이가 있었다. 아이를 데려다가 부인에게 키우게 하고, 글을 가르쳤는데, 아이 셋을 더 낳아 모두 네 명의 자식을 두었다. 조씨는 어느 날 아이들을 모아두고, 첫날 밤 신부가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세 명의 아이들은 모두 그냥 키워야 한다고 하는데, 큰 아들은 아이를 버려야 한다고 답했다. 조씨는 큰 아들에게 네가 그렇게 난 자식이라고 말했다. 본래 부모가 다른 자식은 근본도 달라서, 선친을 따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모티브 분석]
아버지 되는 신랑은 인격적으로 상승되고 첫날 저녁에 낳은 아이는 몹쓸 인간으로 격하되는 쪽으로 전개되는 설화이다.
[의의와 평가]
모든 신화는 신성시되고, 신성시되지 않는 이야기는 신화가 아니다. 신성성이란 현실적으로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것을 포괄적·규범적 의의를 갖도록 차원을 높여 나타내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시조 신화의 경우 시조가 되는 인물이 그 대상이 되는 것이다. 신화는 개인적 생활보다는 집단적·공동적인 생활과 가치관에 기반을 둔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의 보편적인 경험을 특정한 의미가 두드러지도록 집약화해서 이야기로 만든 것이 신화이며 특히, 시조 신화의 경우 특정 성씨의 범위를 벗어나면 때로는 전설이나 민담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첫날 저녁에 낳은 아이 설화는 향유층인 지역민의 가치관과 구술 당시의 제보자의 인식에 따라서 동일한 이야기일지라도 그 전개 방향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