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1849 |
---|---|
한자 | 全羅道富者寡婦-慶尙道- |
영어의미역 | Gyeongsang-do Robber Who Won a Wealthy Widow as His Wife; A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 |
집필자 | 송희복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에 전해오는 경상도 도둑 이야기.
[채록/수집상황]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1980년 8월 6일에 진주 명석면(鳴石面) 새마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내용]
경상도 도둑이 전라도로 원정 가는데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인 고개에서 전라도 도둑을 만났다. 전라도 도둑이 구례(求禮)에 박과댁(朴寡宅)이라고 불리는 부자 과부집이 있는데 재물이 아주 많으니 함께 털자고 제의했다. 두 사람은 의기투합하여 동업자가 되었다.
구례 과부집은 경비가 삼엄했다. 부엌으로 통하는 하수구(수채구녕) 밖에는 침입로가 없었다. 사람 하나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하수구를 통해 경상도 도둑이 많은 재물을 빼돌렸다. 밖에 있는 전라도 도둑은 도둑질한 재물을 소복하게 쌓아갔다.
경상도 도둑이 도둑질을 하다가 방에 누워 있는 과부마저 탐을 냈다. 과부가 그에게 말했다.
“돈만 훔쳐 냈으면 되었지, 사람까지 앗으려고 하느냐?”
도둑이 주춤하는 사이에 과부가 또 한 차례 정색하면서 말을 했다.
“당신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우니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살려주오. 어찌 하면 좋을꼬.”
과부가 시킨 대로 경상도 도둑은 헌 옷가지로 허수아비를 만들어 하수구로 내밀면서 ‘내 나간다’하고 소리쳤다. 하수구 바깥에 있는 전라도 도둑이 훔친 재물을 모두 자기 것으로 하기 위해 칼로 목을 내리쳤다. 과부가 시킨 대로 하지 않았으면 경상도 도둑은 목이 잘릴 뻔했던 것이다.
그 날 밤, 목숨을 건진 경상도 도둑은 목욕을 하고 준비된 옷을 갈아입고 과부와 함께 이부자리에 들었다. 날이 샌 다음날 문 밖을 보니 전라도 도둑은 재물을 가지고 갈 수 있을 만큼만 가지고 달아나 버렸다. 경상도 도둑은 삼천 석이나 되는 재물을 가진 과부와 함께 전라도 땅에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
[모티브 분석]
죽을 고비를 넘기고 부자가 되는 모티브는 도처에 발견된다. 고난과 횡재(의외의 행운)라는 두 가지 단락소의 관계는 ‘동삼(童參)과 이시미’, ‘뱀서방’, ‘부자가 된 거지’ 등과 같은 다른 유형의 민담에서도 널리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