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15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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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怜悧-書堂- |
영어의미역 | Smart Student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 |
집필자 | 노재경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명석면에서 전승되는 지혜담(智慧談).
[채록/수집사항]
1980년 8월 7일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경상남도 진양군 명석면 신기리 동전에서 채록하였으며,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발행한 『한국구비문학대계』8-4에 수록되었다. 제보자는 강병원(남, 당시 92세)이다.
[내용]
한 50여 호 사는 시골 마을에 사십 세쯤 되는 사람이 서당 훈장으로 있었다. 그는 열 살에서 열대여섯 살 사이의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중에 열 살쯤 먹은 아이가 항상 훈장에게 회초리를 맞곤 하였다. 어린 학동이 훈장의 신경을 건드리는 언행을 자주 했기 때문이었다.
“어, 선생님은 왜 혼자 사노?”
“아, 그 놈의 자식이...”
“선생님, 저어 한 사람 중매해 줄까요?
“아, 그 놈의 자식이...”
이렇듯이 어린 학동은 늘 혼자 사는 훈장의 신경을 건드렸다.
어느 날, 어린 학동은 동네 사위 보는 집에 훈장과 함께 가게 되었다. 잔칫집에서 단자(團餈)를 실컷 얻어먹은 어린 학동은 훈장을 동네의 부잣집 과수댁(寡守宅)으로 모시고 갔다. 잔칫집이 마침 이 과수댁과 한 집안이었기 때문에 과수댁의 머슴들과 부엌에서 일 보는 아이들이 모두 잔칫집에 가 있었고, 집에는 과수댁 혼자 군불을 지피느라 부엌에 있었다. 어린 학동이 부엌 앞에 나타나 말했다.
“아무개 과수댁.”
“와?”
“우리 선생님 여기 안 왔소?”
“아, 그놈의 자식이, 너거 선생님이 여기 뭐 하로...”
“우리 선생님이 여기로 오는 걸 내가 분명히 봤는데.”
과수댁은 학동에게 허튼 소리 하지 말라고 소리를 빽 지르고는 옷을 갈아입으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서당 훈장이 방에 누워 있는 것이었다. 과수댁은 어린 학동을 불렀다.
“얘야, 오늘 잔치 집에서 떡을 많이 갖다 놨다. 떡 줄 테니 절대 소문내지 마라.”
“예이, 그리 합죠.”
어린 학동은 떡을 한 대접 꿀에 발라 먹고는 한 대접을 더 얻어 갔다. 그러고는 떡을 우물우물 먹으면서 마을 우물가로 갔다. 마을 우물은 과수댁 집 앞에 있었는데, 마침 우물가에는 빨래하는 아낙, 보리쌀 씻는 아낙, 나물 씻는 아낙들이 모여 있었다.
“너, 어데 떡이 나서 먹고 있네?”
“오늘 일 치는 집에 가니까 떡을 많이 주데요.”
“남은 안 주는데 너는 와 이리 많이 주노?”
“오늘 두 군데나 일 친다 아입니꺼.”
“야 이놈아, 사위 보는 집 말고 어데서 일 친단 말고?”
“바로 이 앞집도 큰 일 안칩니까? 모르셨습니까?”
이렇게 하여 부잣집 과수댁과 훈장 사이의 일이 온 동네에 퍼졌고, 두 사람은 결국 결혼을 하게 되었다.
훈장은 첫 아이로 딸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는데, 어린 학동은 스물다섯이 되도록 장가도 안 가고,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서당에 나와 글을 배우고 있었다.
어느 날, 청년이 된 학동이 훈장에게 물었다.
“선생님, 와 딸을 안 치우십니까?”
“야 이놈아, 딸이 아직 어리다.”
“아이가 열다섯이면 가관(加冠)인데, 과년(過年)인데 치워야지요.”
“아 이놈아, 아이가 아직 나이가 어리다 한께.”
“시집보낼 데가 없으면 그만 나를 사위 삼으이소.”
이런 이야기 끝에, 훈장은 집으로 돌아가 부인과 상의를 하였다.
“우리 두 사람이 그 놈 땜에 부부가 되었는데, 저 놈이 저를 사위보라고 하니 어찌해야 되것노? 저 말을 안 들어주면 무슨 변통을 낼지도 모르니, 딸을 그 놈한테 줍시다.”
이렇게 해서 학동은 부잣집 사위가 되었다. 그 뒤, 학동은 장인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과거에 응시하였다. 학동은 장인이 장가든 이야기와 자기가 장가든 이야기를 과제(科題)로 제출하여 과거에 급제하였고, 장인도 능참봉이 되어 잘 살았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이 설화의 기본 모티브는 지혜로 역경을 이겨내고 입신양명한다는 것이다. 신체적 장애, 가난, 천한 신분 등을 재치와 지혜로 풀어내는 이러한 설화는 우리나라 각지에 산재해 있다. 이 설화는 가난을 지혜로 해결하는 내용이다. 먼저 스승의 배필을 구하여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고, 자신도 스승을 통해 배필을 구하고 가난에서 벗어나 함께 영달한다는 가족담이며, 지혜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