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06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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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大寺池-山淸- |
영어의미역 | Daesaji Pond and a Sancheong Man Named O Il-bong |
이칭/별칭 | 산청 오일봉,산청 오일봉이 이야기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
집필자 | 박기용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에 전해오는 고을 수령의 오만한 콧대를 대사지에서 꺾은 오일봉에 관한 설화.
[개설]
진주 지역에서는 어떤 일을 제 마음대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를 일컬어 ‘산청(山淸) 오일봉이 제 말 타고 간다.’는 표현을 사용하는데 이런 말을 하게 된 유래에 관한 민담이다.
[채록/수집상황]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8-4에 있는 자료는 1980년 8월 7일에 당시 경상남도 진양군 명석면 신기리에서 정상박, 성재옥, 김현수가 조사 및 채록한 것으로 「산청 오일봉」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다. 제보자는 당시 66세의 남성인 강재성이다. 채록 당시 취중 상태에서 다른 설화를 이야기하던 강성기에게 좌중이 ‘산청 오일봉이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였더니, 그곳에 있었던 강재성이 이야기한 것이다. 그 후 안동준이 2003년에 지식산업사에서 발행한 『진주 옛이야기』에 「대사지와 산청 오일봉」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하여 다시 수록하였다.
[내용]
옛날 진주성에 봄이 찾아왔을 때, 당시 진주목사가 인근 고을 수령들을 불러다가 북장대(北將臺)에 앉아 연꽃이 피어있는 대사지(大寺池)를 보며 놀고 있었다. 기생에게 노래를 시키고, 춤을 추고 술을 마시고 흥이 한껏 달아올랐을 때였다. 각 고을의 수령이 다 모였으니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지나가기가 어려울 텐데, 산청의 오일봉이라는 사람은 갓끈 없는 갓을 쓰고, 고삐 없는 말을 타고 건드렁건드렁 수령의 연회 자리 아래 못 둑을 지나갔다.
진주목사가 모처럼 봄날 밖에 나와 상춘을 하고 있는데 웬 놈이 겁도 없이 말을 타고 지나가는 것을 보자 분기가 치솟아 저 놈을 잡아오라고 하였다. 관속이 육모방망이를 꼬나들고 못 둑으로 내달아 오일봉을 잡아서 “니 놈이 말을 탈 데 가서 말을 타야지, 여게서는 못 탄다.”라고 소리를 쳤다. 산청 오일봉이 그 말을 듣더니 화를 내며 도리어 “나라에서 국상이 났다고 하는데, 관장(官長)들이 놀이가 다 머꼬!”라고 소리를 질렀다. 북장대에 앉아 있던 사또가 이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오일봉은 계속 소리를 질러댔다. “산청 오일봉이 제 말 제가 타고 가는데, 머슨 잔소리가 이리 많노? 국상이 났는 줄도 모르고 수령이 노는 것은 또 머꼬!”라고 계속해서 오일봉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니, 모여 앉았던 관장들은 후환이 두려워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고 한다.
대사지가 있던 곳은 북장대 아래에서 현 진주초등학교, 진주경찰서 일원까지 넓게 자리하고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때에 일본이 성을 헐어 못을 메워버리고 그 자리에 건물들을 세우게 하였다. 이 못은 본래 큰 절터인데 어느 날 갑자기 내려앉아 못이 되더니 잉어가 뛰놀았고, 잉어가 점점 커지자 못도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못 가운데 석가산(石假山)이 있고 경치가 아름다웠다고 전한다.
[모티브 분석]
대사지와 산청 오일봉의 모티브는 두 개이다. 하나는 오일봉이 지략으로 지방 관장을 혼내준 내용이고, 또 하나는 신라 때 나라의 정치가 문란하자 자연의 변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지략담은 어린아이에 관한 것이 전국적으로 많이 전승되는데, 이 설화는 인물 전설로 볼 수도 있으나 내용이 주인공의 지략을 통하여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 주된 목적이므로 소담(笑譚) 중의 지략담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대사지와 산청 오일봉은 비록 무뢰한이나 수령의 오만한 콧대를 꺾은 진주 지역민의 지혜를 보여준 이야기로서 의미가 있고, 임진왜란 때 진주성 전투의 패배를 쓰라리게 생각한 일제가 보복적 차원에서 대사지를 메워버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