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T05018 |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
집필자 | 심재석 |
납읍의 놀이 : 탄피놀이
납읍에는 4·3사건과 6·25의 잔재로써 놀이 문화로 어린이들이 즐겨하던 놀이가 바로 탄피놀이다. 4·3사건 때 폭도를 토벌하기 위해서 쓰여 졌던 탄피와 6·25 전쟁 때의 탄피가 납읍 마을에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아이들이 이것으로 놀이를 하기 시작했다고 양의철(1947년생) 씨는 이야기한다. 그는 국민학교 4~5학년 정도에 많이 했던 놀이였다고 하며 양의철 씨보다 5~6살 정도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모두 탄피놀이에 대해서 알지만 그보다 어린 사람은 잘 모른다고 한다. 그가 탄피놀이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마지막 세대로 보인다. 탄피놀이에 사용된 탄피는 소총 M1에, 들어가는 탄환은 어른 검지 정도의 길이였고 그보다 절반 정도 작은 칼빈 탄피도 있었다고 하며 간혹 M60에 들어가는 비교적 큰 탄피도 있었다고 한다.
탄피놀이의 방법은 단체전, 개인전으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단체전은(개인전도 가능) 구슬치기와 비슷한 것으로 동그란 원 안에 자신의 탄피를 5개씩(경기 때마다 탄피의 수는 다르게 놓을 수 있음) 놓은 다음에 중심 부분을 맞추어서 원 밖을 나간 탄피는 자신이 갖는다. 서로 돌아가면서 먹대로 모여 있는 탄피를 맞추는데 탄피를 많이 가지고 간 사람이 승자가 된다.
개인전은 두 명이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두 사람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자신의 탄피를 하나씩 들고 시작된다. 서로 간격을 조금씩 좁혀가다가 한 사람이 상대방이 어느 정도 자신과 가까이에 와서 상대방의 탄피를 자신의 탄피로 던져서 맞출 수 있겠다고 생각할 때 쯤에 자신의 탄피를 바닥에 놓는다. 그럼 상대방은 그 자리에서 자신의 탄피로 상대방의 탄피를 맞추게 된다. 맞추면 그 탄피는 자신이 갖는 것이고 이기게 된다. 맞추지 못했을 때에는 탄피를 맞출 수 있는 기회는 상대방으로 넘어가게 된다.
양의철 씨는 4·3 당시 4~5살로 기억되는데 그 당시에 폭도들이 마을에 불을 지르고 소를 훔치고 도망갔던 장면을 생생히 기억한다. 자라면서는 이러한 전쟁이 조금씩 멀어져갔는데 초등학교 때 위의 전쟁의 잔재와 같은 탄피놀이가 정말 많이 유행했다고 한다. 그리고는 중학교에 가면서 탄피놀이가 뜸해지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거의 10년 정도 탄피놀이가 유행처럼 번졌다가 사라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