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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장묘발지지(寅葬卯發之地) 지명 설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T05010
한자 寅葬卯發之地
분야 지리/인문 지리
유형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납읍리
집필자 심재석

인장묘발지지(寅葬卯發之地) : 변흥덕, 과거에 급제하다

변흥덕은 납읍에서 두 번째로 등과한 사람으로 벼슬이 옥당에까지 이르렀다. 그 때에 육지에서 온 진거사라는 사람이 변흥덕을 뵈러 왔다가 꿩장이동산 뒤에 있는 인장묘발지지(寅葬卯發之地. 원래는 인장묘발복지지:인시[寅時]에 장[葬]하면 卯時[묘시]에 발복[發福]하는 좋은 산터)를 변흥덕의 신묘지지로 봐주었다.

그런데 변흥덕의 집에는 강 씨 성을 가진 머슴이 어미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 머슴이 곽남 밭에 우마를 놓으러 갔다가 마침 돌담에 의지하여 잠자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그를 깨우려고 발로 찼던 것이 그만 그 사람이 의지했던 담을 무너뜨려, 잠자던 사람이 깔려 죽게 되고 머슴은 살인죄로 관가에 잡혀가게 되었다. 그러나 마침 머슴 어미의 병이 위독하여 변흥덕은 손을 써서 머슴이 사령들과 같이 집에 와서 머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러나 얼마 못 가서 어머니는 죽어버렸다. 변흥덕은 자기에게 열심히 일을 해준 머슴에게 인장묘발지지를 묘지로 쓰라고 선뜻 내주었다. 장지를 마련한 머슴은 장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장삿날 흥덕은 머슴에게 명정을 내버려두고 가라고 일러주었다. 머슴은 그 말대로 하여 장지에 가서 하관을 하려고 보니 명정이 없어 하관을 못하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집에 가서 명정을 가져 오려고 머슴이 나서자 사람들이 같이 따르려 하였다.

변흥덕은 ‘부모님 장사 지내는 놈이 도망갈 리가 있겠느냐?’하였다. 사령들은 쫓기를 그만 두었고 머슴은 이 틈을 이용하여 금악지경의 ‘알곶’이라는 곳까지 안전하게 도망을 쳐서 굴을 찾아 은거하였다.

하루는 어떤 여인이 지나다가 같이 살자고 청했다. 머슴은 은근히 마음이 쏠렸지만 죄 지은 몸이라 그럴 수 없다고 거절했다. 그러자 여인은 자기도 시가를 배반하고 친정에서 쫓겨나 죄 지은 몸이라 하였다. 서로 비슷한 처지여서 뜻이 맞아 같이 살게 되었다. 농사를 짓고 우마를 길러 잘 살게 되자, 머슴은 돼지를 잡아 부인의 친정에도 보내어 결혼 승낙을 받고, 돼지 다리 한쪽과 탁주를 준비하여 변흥덕을 찾아갔다.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살아 돌아오자 변흥덕은 매우 반가워하며 그 동안의 경위를 묻고, 선물로 암소 한 마리를 주었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세상이 바뀌자 이제 숨어 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여 ‘골왓’이라는 풀밭을 개간하여 밭을 만들고 농사를 지어 큰 부자가 되고 후손들이 번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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