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T020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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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지명/행정 지명과 마을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담1동 |
집필자 | 현혜경 |
용담1동 인근 사람들에게 용담1동에서 반드시 가보아야 할 곳을 물어보면 향교와 용연 그리고 서문시장을 꼽았다. 이 곳 중에서 사람냄새 나는 서문시장은 어떨까 싶어 발길을 돌렸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현대화’라는 명목 아래 시장은 일목요연한 형태로 정리가 되어있었고, 새롭게 지어진 시장 건물과 기존 상가들이 어우러져 판을 벌이고 있었다. 새롭게 지어진 시장 건물 1층에는 식당가가, 2층에는 포목이나 한복집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청과물 가게와, 식육점, 떡집, 건어물 가게 등의 기존 상가와 마주보고 서 있었다. 서문시장은 동문시장만큼 그리 크지 않았지만 몇몇 품목들은 다른 제주 시내 시장들보다 상종가를 치고 있었다. 식육점, 고춧가루, 포목, 국밥 등은 서문시장의 명물이 되어 있었다. 이중 포목, 한복, 식육점 등은 혼인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순대와 국밥은 문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었다. 1980, 90년대 문인과 예술인들은 이곳 서문시장 순대국밥 집에서 순대 한 접시와 국밥, 술을 시켜놓고는 시를 읊기도 하고, 시국과 문단에 대해서 논하기도 했다고 한다. 서울 명동과 같은 문예인들의 거리가 제주에서는 삼도동에서 이곳 용담동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배고픈 문예인들이 용담1동의 서문시장에서 배를 채우고 논쟁을 벌였다면 삼도동 다방에서는 차를 즐기며 한때 낭만적 감상에 빠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시장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 즈음 시장 안 떡집에서 떡을 쪄낸 모양이다. 하얀 연기와 맛있는 떡 냄새가 시장 안을 가득 채운다. 떡집을 들여다보는데, 입구 유리창에 ‘잔치, 개업, 생일, 돌, 환갑, 집들이, 제사, 고사, 성주, 경조사떡 일체, 오메기떡 전문’이라고 씌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