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12002 |
---|---|
한자 | 濟州善屹里-窟 |
이칭/별칭 | 벵듸굴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지명/자연 지명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365번지 등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범훈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소재하고 있는 용암 동굴.
[개설]
제주 선흘리 벵뒤굴은 선흘 2리 지경인 거문 오름과 윗밤 오름 사이의 용암 대지인 중산간 해발고도 300~350m 지역에 위치한다. 10만 년에서 30만 년 전에 형성된 벵뒤굴의 길이는 4,481m로 제주도 내 용암 동굴 가운데 빌레못 동굴, 만장굴, 수산굴에 이어 4위 규모다. 그러나 동굴 상단부와 하단부의 직선거리가 1㎞도 채 되지 않는다. 그만큼 동굴 내부 통로의 크고 작은 연결 시스템이 그물망처럼 수직적, 수평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의미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제주 선흘리 벵뒤굴은 거문 오름에서 분출한 용암류가 평평한 대지상에서 북쪽, 북서쪽, 북동쪽 등의 여러 방향으로 번갈아 가면서 갈라지고 합류하는 현상을 수차례 반복한 데 이어 나중에 흐른 2차와 3차 용암류가 이미 형성된 동굴 내부 통로를 가로 지르면서 국내 최대의 미로형 동굴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 선흘리 벵뒤굴은 2007년 만장굴, 김녕굴, 용천 동굴, 당처물 동굴과 함께 거문 오름 용암 동굴계를 이루면서 한라산, 성산일출봉과 함께 ‘제주 화산섬과 용암 동굴’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되었다. 문화재청은 이러한 학술적 가치 등을 높게 평가하여 1999년 10월 6일부터 제주도 기념물 제52호로 지정 관리되어오던 제주 선흘리 벵뒤굴을 2008년 1월 15일자로 천연기념물 제490호로 지정하였고,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천연기념물로 재지정되었다.
[명칭 유래]
‘벵뒤’는 순수한 제주어로서 중산간 지역의 널따란 벌판을 뜻한다. 결국 화산섬 제주의 ‘벵뒤’는 광대한 용암 대지가 형성된 곳이 된다. 제주 선흘리 벵뒤굴은 소재지가 선흘리에 있는 중산간 지역의 용암 대지에 형성된 용암 동굴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자연환경]
동굴 지상의 주위는 울창한 상록수림과 곶자왈 숲으로 우거져 있다. 곶자왈은 화산섬 제주도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독특한 자연환경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암괴상 용암류 위에 만들어진 숲을 비롯한 생태계를 말한다. 또한 작은 습지도 여러 곳에 분포한다.
토지 이용 현황을 보면 임야가 97.2%를 차지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각종 개발로 인한 동굴 지반의 노출이나 진동으로 인한 붕괴 우려 등 동굴의 안전에 변화를 일으킬 인위적인 위해요인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굴을 보호하기 위한 완충 지역의 토지 현황을 볼 때 사유지가 99%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동굴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소유자에 의한 개발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현황]
제주 선흘리 벵뒤굴은 천장이 함몰되어 지상의 외부와 뚫린 곳이 현재 23곳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가운데 출입이 가능한 곳은 18곳에 이른다. 그러나 중산간 오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반인들은 동굴 입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 또한 일반인들에게 개방이 안되고 있는 동굴이다. 그만큼 동굴 내부가 위험하기도 하지만 내부 동로가 미로 망상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입구 대부분의 바닥에는 강우시 외부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이는 토사가 두껍게 퇴적되어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면서 강우에 의한 동굴 입구와 바닥의 훼손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로 인해 동굴 관리 당국은 일반인들의 접근이 비교적 쉽다고 판단되는 입구 3곳에는 철조망 시설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3곳 입구 가운데 제1 입구라고 명명한 곳은 인근 윗밤 오름 남동쪽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 찾아가는 길은 제주시에서 번영로[제주시~교래~성읍 민속 마을~표선 민속촌을 잇는 동부 관광 도로]를 따라 제주 세계 자연 유산 센터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바로 이어 지방 도로 오른편에 우뚝 선 거문 오름을 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로 오른편에 윗밤 오름이 나타난다. 다시 지방도로 남쪽으로 이어진 목장 진입 시멘트 포장도로와 농로를 따라 10여 분 정도 진입하면 윗밤 오름 남쪽 기슭에 도착하게 된다. 바로 이곳이 제1 입구다.
마치 거미물처럼 연결이 되어 미로형을 이루고 있는 동굴 내부 곳곳에는 낙반과 낙석 현상이 심하다. 특히 동굴 바닥과 천장 사이가 전반적으로 50~100㎝로 낮기 때문에 낙반 지대가 나타나면 오리걸음 또는 기어서 들어가야 하는 등 위험성이 상존한다.
그럼에도 동굴 내부 곳곳에는 2층굴 또는 3층굴 등 상층 구조가 발달되어 있다. 용암 석주, 용암 석순, 용암교, 용암 산호, 용암 표석 등 용암 동굴의 전형적인 동굴 생성물 또한 다양하게 관찰할 수 있다. 이들의 원형 보존 상태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제주 선흘리 벵뒤굴 지상 주위에는 울창한 숲, 연못, 습지가 있고 동굴 내부에는 지상에서 장기간에 걸쳐 유입된 토사가 깊숙이 퇴적되어 있다. 또한 박쥐의 배설물인 구아노 등 유기물도 제주도 내 다른 용암 동굴에 비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동굴 생물이 서식하기 양호한 환경인 셈이다. 군락을 이루고 있는 제주관박쥐를 비롯하여 알락곱등이, 줄지렁이, 제주굴아가미 등이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