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04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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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勞動謠 |
영어음역 | nodongyo |
영어의미역 | labor song |
이칭/별칭 | 일노래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집필자 | 좌혜경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노동을 하면서 부르는 일노래.
[개설]
제주 지역에서 주로 불리는 노동요는 크게 밭일을 할 때 부르는 농업 노동요, 곡식을 빻거나 찧을 때 맷돌이나 방아를 돌리면서 부르는 제분 노동요, 바닷일을 하면서 부르는 어업 노동요, 산에서 나무를 베고 다듬어 끌어내리면서 부르는 임업 노동요, 양태·탕건·망건 등을 짜면서 부르는 관망 노동요, 방앗돌을 끌어오면서 부르거나 불미 작업을 하면서 부르는 잡역요로 나뉜다.
[농업 노동요]
농사일과 관련하여 부르는 민요가 농업 노동요이다. 제주 지역은 육지와는 달리 논농사보다 밭농사의 비중이 높아서 밭일노래가 농업 노동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① 따비질 소리
수분이 있는 땅은 일구기가 쉽지만 흙이 말라 굳어진 땅은 일구기가 어렵다. 봄에 ‘쟁기’를 대어도 흙을 일굴 수 없을 때는 ‘따비’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따비는 ‘쌍따비’와 ‘외따비’로 나뉘는데, 지역마다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 따비를 양손으로 잡고 한쪽 발은 발판 위에 놓아 온 힘을 내면서 땅을 파는데, 이때 부르는 노래가 「따비질 소리」이다.
노래는 어느 지역이나 거의 비슷하게 “어기두리 더럼마 힛”이라는 후렴구를 사용하므로 「더럼 소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② 밧 가는 소리(밭 가는 소리)
씨를 뿌리기 위해 밭을 갈 때는 소나 말을 사용하여 ‘쟁기’로 밭을 간다. 이때 부르는 소리는 노래라기보다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신호라 할 수 있다. 곧 소와 말과의 대화인 것이다.
신호로 “어러러러”·“이싯게”·“뭐싯게 쩟쩟쩟쩟”은 계속해서 앞으로 가라는 신호이고, “왕왕”은 방향을 바꾸기 위해 동작을 바꾸라는 신호이다.
③ 흙벙에 두드리는 소리(흙덩이 부수는 소리, 곰베질 소리)
‘쟁기’로 갈거나 ‘따비’로 일군 다음 일어난 흙덩이를 ‘곰베’라는 도구로 두들겨 흙덩이를 부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특히 이러한 노동은 화전(火田)을 일굴 때 더욱 필요한 작업으로, 「더럼 소리」가 섞여 들어가기도 한다.
④ 밧리는 소리(밭 밟는 소리)
제주도의 땅은 화산회토이고 바람이 많아서 씨앗을 뿌려도 바람에 날려 땅에 착상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나 말, 사람들이 직접 발로 밭을 밟아 주어야 한다.
제주 농요의 하나인 「밭 밟는 소리」는 인간과 짐승과의 노동 진행을 위한 신호이면서 소나 말과 인간의 대화가 노래 내용의 주를 이루고 있다. 이는 원시 민요에서 볼 수 있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대응,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는 노래이다.
⑤ 검질매는 소리(김매는 노래)
검질은 밭에 나는 잡초인 표준어 ‘김’의 제주 방언이다. 주로 여성들이 하는 일이어서 노래 역시 여성 노동요, 곧 부요에 속하나, 지역에 따라서는 남성들도 김을 매며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검질매는 소리는 가락에 따라 른사대와 진사대로 나뉘는데, 지역에 따라 「김매는 노래」·「검질 매는 소리」·「사디」·「사데 소리」·「추침사데」·「더럼 소리」·「홍애기」라고도 한다. 성산읍 난산리나 표선면 성읍리 등지에서는 「서우젯 소리」가 차용된 노래를 「아웨기」라고 부른다.
⑥ 타작질 소리(마당질 소리)
콩이나 팥 등을 ‘도깨’를 이용하여 타작할 때 부르는 노래이다. 도구의 명칭을 따서 「도깨질 소리」라고도 한다. 두 박자의 고정된 박과 경쾌한 리듬으로 구성된다. 후렴구는 “어기야 홍, 어야도 홍”이다.
[제분 노동요]
곡식을 빻거나 쓿고 가루를 만드는 일을 하며 불리는 노래를 통칭하여 제분 노동요라고 한다.
① 레는 소리(맷돌 가는 노래)
방앗간이 생기기 전인 1960년 대 이전까지 제주 지역에서는 보리나 밀 등의 곡식을 쪼개고 잡곡이나 메밀 등을 가루 내기 위해 연자매와 맷돌을 이용했다. 주식으로 이용하던 보리는 ‘연자매’에서 껍질을 벗긴 후 맷돌에서 다시 쪼갠 다음 밥을 해 먹었다.
이런 일들은 주로 여성들이 밤에 했기 때문에, 낮일에 지친 여성들은 쏟아지는 졸음을 노래로써 극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노래의 내용들은 주로 힘든 일상과 고된 시집살이, 신세 한탄이 많았다.
맷돌 일은 고요한 밤에,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도 다른 노동에 비해 덜 힘이 들기 때문에 개인적 정서를 풀어헤치기 좋은 특성을 지녔다. 이 때문에 시적 수준이 높은 노래가 많이 발견된다.
② 방아질 소리(남방에 소리)
나무로 만든 나무 방아에다 곡식을 넣고 찧으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절구공이인 ‘방엣귀’를 가지고 두세 사람, 혹은 다섯 사람까지 노래의 박자를 맞추면서 곡식을 찧어 나간다.
노래의 내용들은 맷돌 노래와 거의 비슷한데, 후렴구 역시 “이여이여 이여도라” 하고 비슷하게 불리나 가락은 맷돌 노래와 다르다.
③ 연자매 노래(방에 찧는 소리)
보리나 조를 도정하기 위해 마을마다 설치했던 연자매는, 소나 말을 이용하여 방앗돌을 끌게 하고 곡식에 물을 뿌리면서 껍질을 벗기는 농기구였다.
연자매 노래는 인간과 짐승과의 노동 진행을 위한 신호이기도 해서 중간중간 「밭 밟는 소리」를 차용했는데, 힘을 모으기 위해 일종의 구호와 같은 역할을 하는 부분이 사설의 주를 이룬다.
[어업 노동요]
사면이 바다인 제주 지역 특성상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반농 반어의 생활을 꾸려 갔다. 농사를 짓는 사람보다 바닷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정도로 예부터 바다는 제주 사람들의 삶의 일터였다. 제주 지역에는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주 해녀들의 생활과 관련한 노래들이 많이 남아 있다.
① 해녀 노래(해녀 노젓는 소리)
해녀 노래는 물질을 위해서 가까운 바다를 헤엄쳐 나가며 부르기도 하지만, 대체로 범선을 타고 출가(出稼) 물질을 나갈 때 노를 저으면서 부르는 노동요이다. 노 젓는 일이 힘에 부치므로 이를 이기기 위해 부르는 것이다.
노를 젓는 시간과 장소, 노를 젓는 동작이 노래의 가락이나 사설의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데, 주로 “이여싸나 이여싸나”, “이여도사나 히”, “쳐라쳐라 어기야쳐라” 하고 힘을 받치는 부분이 고정적으로 나타난다. 사설의 내용은 주로 신세 한탄이나 이별, 연모, 인생 무상, 가족 걱정 등이다.
1971년에 제주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되었고, 현재 보유자는 행원리의 김영자·강등자이다.
② 멜후리는 소리(멸치 후리는 노래)
해안가에 멜떼(멸치 떼)가 들어오면 그물을 이용하여 잡으면서 부르는 남녀 공동의 어업 노동요이다. 특히 동김녕리 해안가 ‘농궹이와당’에는 멸치잡이가 성행했었다. ‘당선’은 멸치가 들어왔는가를 확인하고, ‘망선’은 멸치 후리는 그물을 놓으며, ‘닷배’는 멸치 그물을 당긴다.
노래는 이러한 노동 과정이 자세히 나열되고, 만선의 기쁨을 유흥적인 가락인 「서우젯 소리」로 풀어 헤친다.
[임업 노동요]
제주도의 중산간 지역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많았다. 이러한 나무를 베면서, 혹은 벤 나무를 끌고 오거나 장작으로 패면서 부르던 노래로, 일명 ‘벌채요’라고 부르기도 한다.
① 낭끈치는 소리(나무 베는 노래)
산에서 톱이나, 나대, 도끼를 이용하여 나무를 자를 때 부르는 노래이다. 사설 내용은 주로 작업이 진행되는 모양새 위주로 진행되는데, 날짜를 세어서 좋은 날에 나무를 자른다는 내용도 나타나고 있다. 후렴은 힘을 모으기 위해 「더럼 소리」를 차용하고 있다.
나뭇가지를 장작으로 쓰기 위해 나대나 도끼를 사용할 때도 같은 노래를 부른다.
② 낭싸는 소리(나무 켜는 노래)
산에서 해온 나무를 켜는 것을 제주 방언으로 ‘낭싸다’라고 한다. 대톱을 이용하여 나무를 켜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며 대톱을 가운데에 두고서 켠다.
또한 여러 명이 큰 톱의 양쪽에 줄을 매어 서로 교대로 당기면서 부르기도 한다. 톱질하는 소리를 차용하여 후렴을 붙이고 작업에 흥을 돋운다. 작업은 남성들의 몫이므로 노래 역시 힘차고 씩씩하다.
③ 낭 깎는 귀자귀질 소리(나무 깎는 소리)
베어 낸 나무를 잘 맞추어서 목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귀자귀나 제자리로 깎아 내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작업 실태를 묘사하거나 깎인 나무 조각의 일부를 여성의 신체 일부에 비유하여 묘사하는 것이 재미있다.
④ 낭 끗어 내리는 소리(나무 내리는 노래)
산에서 벤 나무를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서 마을로 끌어내릴 때 부르는 노래이다. 이러한 나무는 집을 짓거나 배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마소를 이용하여 끌어내리기도 했는데, 여럿이 힘을 합쳐 나무를 끌어내리는 데 필요한 노래로, 「솔기 소리」라고 하는 집단 운반 노동요이다.
⑤ 촐비는 홍애기(꼴베는 노래)
겨울철에 대비해서 가을에 들에 있는 꼴을 베어다가 마당에 낟가리를 만들어 저장해 두어야 한다. 낫을 이용하여 꼴을 베면서 부르는 특수한 곡에 따른 명칭을 창자들은 ‘홍애기’로 인식하고 있다. 작업 실태가 잘 표출되고, 근면 검소한 서민들의 정서가 표출된다.
[관망 노동요]
조선시대부터 1950년대까지 제주시를 중심으로 그 주변 지역에서 갓을 만드는 일이 성행했는데, 관망 노동요는 제주 여인들의 주요 부업거리였던 관망 수공예에 따르던 노래들이다.
제주도는 예부터 전국에서 손꼽히는 방목 지대여서 말총으로 만드는 탕건이나 망건 등을 겯은 것을 섬의 특산물로 여겼다.
① 양태는 소리(양태짜는 노래)
대나무를 실처럼 가늘게 쪼갠 뒤 옻칠을 해서 만든다. 섬세하고 꼼꼼한 공정을 요구하므로, 노래에는 마음의 조급함과 일의 지겨움도 표출된다. 여성들의 근면함이 잘 드러나는 노래이다.
② 맹긴 는 소리(망건짜는 노래)
화북의 별도포나 조천의 조천 포구는 수입, 수출의 관문이어서 이 지역을 중심으로 관망 수공예에 열을 올렸다. 망건은 말의 꼬리인 말총으로 엮어 나간다.
노래 속에서 작업의 결실은 돈을 버는 데 있다고 하여, 여성들의 심정과 소망이 현실에 맞닿아 있음을 보여 준다.
③ 탕근 는 소리(탕건짜는 노래)
조선 시대의 남성들은 먼저 이마에 탕건을 두르고 나서 상투를 얹는다. 탕건은 양반 관리 등 신분 있는 자가 아니면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조천을 중심으로 성행하였는데, 망건 노래와 넘나들고 있다.
[잡역요]
잡역요는 일반적인 기능으로 묶이지 않는 노동요들을 말한다.
① 방앗돌 끌어내리는 소리
방앗돌 끌어내리는 소리는 방앗돌의 윗착과 알착을 산이나 냇가에서 제작하여 방앗간으로 끌어들이면서 부르는 운반 노동요다.
무거운 돌을 운반하면서 힘을 모으고, 서로 협동하여 돌을 끌어오는 장면이 노래 속에 생생히 나타난다.
② 똑딱불미 소리
제주에서는 풀무 작업을 불미라고 한다. 혼자서 작업할 수 있는 간편한 불미로, 손으로 바람을 내면서 무쇠를 녹여 호미, 낫 등의 소품을 만들었다.
등짐을 지고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사설에는 개인의 정서를 담은 신세 한탄의 내용이 많다.
③ 토불미 소리
불미 작업은 한경면 청수리에서 먼저 시작되고, 안덕면 덕수리와 구좌읍 덕천리까지 행해졌다. 불미 작업에서는 주로 무쇠솥, 쟁기의 보습, 빙철 등을 만들어 제주 전역에 팔러 다녔다. ‘토불미’는 손으로 바람을 내는 손불무의 일종으로 ‘디딤불미’ 이전에 행해졌다. 노래는 불미 작업과 관련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④ 디딤불미 소리(발판불미 노래)
디딤불미를 ‘골불미’, ‘청탁불미’라고도 한다. 그 위에 판자를 놓고 한 조에 여섯 명이 발판을 디디면서 바람을 내어 불을 지피게 된다.
⑤ 집줄 비는 소리(집줄 놓는 노래)
제주도에서는 유일하게 안덕면 덕수리에서만 전해지는 노래이다. 초가를 이을 줄을 ‘호랭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줄을 꼬면서 부른다 이렇게 줄 꼬는 행위를 ‘줄빈다’라고 하는데, 줄의 크기와 가족간의 역할을 노래로 묘사하고 있다.
⑥ 흙 이기는 소리(질 림소리)
망데기(항아리)를 만들기 위해서, 흙에 물을 넣고 찧어 이기는 과정에서 부른다. ‘매’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흙을 때리면서 흙에 끈기를 더하게 되는데, 이러한 동작을 ‘린다’라고 한다. “서어두리 더럼마야”라는 후렴을 이용한 「더럼 소리」가 일에 흥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