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500591 |
---|---|
한자 | 夢栗集 |
영어공식명칭 | Mongryuljip |
분야 | 역사/근현대 |
유형 | 문헌/전적 |
지역 | 전라북도 익산시 삼기면 기산리|전라북도 익산시 익산대로 460[신용동 344-2] |
시대 | 근대/개항기,근대/일제 강점기 |
집필자 | 김봉곤 |
[정의]
전라북도 익산 출신의 근대기 한학자 정상진의 문집.
[개설]
정상진(鄭象鎭)[1850~1927]은 개항기를 거쳐 일제강점기에 전라북도 익산 지역을 대표한 한학자이다. 간재(艮齋) 전우(田愚)와 그 제자들과 교유하였으며, 『몽률집(夢栗集)』 5권 5책의 필사본을 남겼다. 권4까지는 저자의 글이며, 권5는 저자의 부친과 저자가 타계하였을 때 다른 이들이 보내온 만사이다. 주로 칠언율시로 되어 있는데, 771수나 된다.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하여 자결한 민영환을 추모한 시도 있으나 주로 일상생활과 친구들과의 교유, 명승지 유람 같은 소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주변의 경관과 자신의 심정을 노래한 작품이 많다. 필사본이 현재 전라북도 익산시 신용동에 있는 원광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저자]
정상진은 지금의 전라북도 익산시 삼기면 기산리 출신으로, 호가 몽률(夢栗)이다. 1850년 정시룡(鄭時龍)과 순천박씨(順天朴氏) 사엽(思燁)의 딸 사이에서 삼남 일녀 중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문장에 뛰어났으나 과거 공부에 얽매이지 않았다. 개항기 호남과 호서 일대에 큰 학풍을 일으킨 간재 전우 및 그의 제자들과 교유하였다. 기산정사(箕山精舍)에 은거하여 많은 서책을 쌓아 두고 읽으며 지냈다. 세상의 명예를 추구하지 않았으며, 자연을 벗 삼고 지냈다. 오로지 친구들과 시 모임을 열어 시와 문장을 주고받으며 읊는 것으로 절개를 지켰으니, 산에서 겸허하게 산다고 하여 모두가 ‘겸산처사(謙山處士)’로 일컬었다. 1928년 1월 12일 일흔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편찬/간행 경위]
1914년 저자 정상진이 아들 정순혁(鄭淳赫)과 함께 5권 5책으로 필사한 책이다. 손자 정재현(鄭在鉉), 정재건(鄭在乾)이 2008년부터 필사본을 번역하기 시작하여 2013년 번역본을 간행하였다.
[형태/서지]
필사본의 책 크기는 30×22㎝이다 . 표제는 ‘몽률사집(夢栗私集)’이다. 책의 사주(四周)에 선을 돌리지 않은 사주 무변(四周無邊)이며 본문의 각 줄 사이를 구분하는 계선(界線)도 없다. 14행 22자이다.
[구성/내용]
5권 5책의 필사본이며, 대부분 칠언율시의 시이다. 권1은 「방주추일화서약천최우초종원(芳洲秋日和徐若川崔愚樵鍾元)」부터 「소간암진구래숙공화(蘇艮菴鎭九來宿共和)」까지 약 400수이다. 「방주추일화서약천최우초종원(芳洲秋日和徐若川崔愚樵鍾元)」은 가을날 꽃이 핀 물가에서 서약천(若川), 우초(愚樵) 최종원(崔鍾元)과 함께 읊은 여섯 수의 시이다. 「소간암진구래숙공화(蘇艮菴鎭九來宿共和)」는 간암(艮菴) 소진구(蘇鎭九)가 찾아와 서로 상대의 운자를 써서 화답한 시이다. 저자가 거주하는 집 주변의 경물, 일상생활 속에서 주변의 친구들과 주고받은 시가 대부분이다. 「민충정혈죽시(閔忠貞血竹詩)」는 1905년 을사늑약에 반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민영환에 관한 시이며, 저자의 애국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정상진은 경물이나 일상생활에 대한 묘사가 뛰어났다. 예컨대 성암(醒菴) 이병호(李秉浩)와 함께 운자 서른 자를 읊어 더위를 가실 구실을 붙인 시 「해성암이병호염삼십운영물이위소하지과(偕醒菴李秉浩拈三十韻詠物以爲消夏之課)」에는 괴석, 그림 속의 매화, 동아, 벽오동, 호박, 늙은 대나무, 병아리, 석류꽃, 늙은 홰나무, 여름 구름, 몽당붓, 새끼 제비, 묘한 부채, 철이른 매미, 옥수수, 모내기, 늦봄의 꾀꼬리, 늙은 소나무, 깨진 벼루, 모기장, 늙은 소, 죽순 껍질로 만든 자리, 참 먹, 다 익은 보리, 애버들, 새벽달, 매달린 등, 연적(硯滴)[벼룻물 그릇.] 등 서른 남짓한 동식물이 나온다. 그리고 버드나무 시 열 수는 버들을 심은 이후 애버들, 봄버들, 안개 속의 버들, 잠자는 버들, 짙은 버들, 원망스러운 버들, 늙은 버들, 누룩 버들 등을 그림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
권2는 늦봄의 그윽한 회포를 읊은 「모춘유회(暮春幽懷)」부터 다른 사람을 대신하여 우석(友石) 이현문(李鉉汶)의 죽음을 애도한 「대인만이우석현문(代人挽李友石鉉汶)」까지 이백마흔아홉 수이다. 주변의 경물과 명소, 벗과의 만남과 이별, 일상생활을 주로 다루었다. 특히 「삼십운영물(三十韻咏物)」은 서른 운자로 일상생활에서 목격되는 사물을 읊조리고 있다. 백일홍, 양어(養魚), 귀찮은 파리, 방목하는 밭갈이 소, 생강 심기, 시계(時計), 담뱃대, 병아리, 연못 안의 낚싯배, 요강, 서리 맞은 기러기, 장마철 개구리, 늙은 기생, 병풍, 꿈, 제비, 갈삿갓, 화로, 높이 매단 등불, 비에 젖은 연꽃, 벼루, 술 사기, 오래된 홰나무, 소나기, 죽순, 노끈, 봄눈, 설토화(雪吐花) 꽃, 안경, 모내기 등을 노래하고 다시 남은 뜻을 말하는 형식[‘필삼십운 갱술여의(畢三十韻更述餘意)’]으로 완결 짓고 있다.
권3은 1917년 지은 순천박씨 추모재(追慕齋)부터 「차두율추흥 증심양와능현(次杜律秋興八首贈沈陽窩能顯)」 여덟 수까지 215수이다. 「차두율추흥 증심양와능현」은 두보의 시 「추흥(秋興)」 여덟 수의 운자를 따서 양와(陽窩) 심능현(沈能顯)에게 준 시이다. 주로 주변의 경물, 친구들과의 만남, 일상생활에서의 수연, 만시 등을 노래하였다. 간목당(澗木堂)의 십경시(十景詩)는 지금의 전라북도 군산시 나포면 간목당 일대의 십경을 두 차례에 걸쳐 읊은 21수의 장대한 시이다. 십경은 옥동(玉洞)의 복사꽃, 백마강(白馬江)의 겨울 조수, 어령(御嶺)의 초승달, 강정(江亭)에 내려앉는 기러기, 취성(鷲城)의 백운(白雲), 불지사(佛智寺)의 새벽종, 서호(西湖)에 돌아오는 돛단배, 죽산(竹山)에 지는 해, 이정(梨汀)의 농어, 두금(斗金)의 게 잡는 불빛이다. 「잡영십이수(雜詠十二首)」나 「자술사수(自述四首)」 역시 강호에 은거하여 속세의 시비를 끊고자 하는 작자의 심사를 표현하고 있다.
권4는 병을 앓고 있는 의관(議官) 이종록(李鍾祿)을 위문한 「위이의관종록병침(慰李議官鍾祿病枕)」부터 1928년 1월 27일 세상을 뜬 저자에게 보낸 지인들의 만장까지 총 138수이다. 실제 저자가 지은 작품 수는 만장 16수를 제외한 122수가 된다. 권4에서도 일상생활이나 친구의 내방과 송별, 죽음에 관한 시가 많다.
권5는 저자의 아버지 정시룡(鄭時龍)의 회갑 때 들어온 시 33수와 저자의 회갑 때 들어온 시 34수가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