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에 있는 일제 강점기 부농 가옥.

[개설]

익산 김병순 고택은 일제 강점기 함라 지역 3대 부호 중 하나인 김병순(金炳順)이 지은 가옥이다. 김병순은 할아버지인 김기형이 벼슬을 하면서 일으킨 가세를 바탕으로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여 재산을 모았다. 김병순은 1926년 익산, 김제, 군산 등에 소유한 토지를 바탕으로 익산시 함열읍 와리에 함화농장을 설립하였다. 함화농장은 1,000명의 소작인과 여러 명의 직원을 둔 대규모의 농장이었다. 김병순은 이 외에도 주식회사 전북축산의 대주주로서 감사를 역임하였으며, 경성방직회사와 동아일보사 주식도 소유하고 있었다. 익산 김병순 고택은 이러한 부를 배경으로 지어진 집이며, 안채와 사랑채를 비롯하여 여러 동의 건물이 남아 있다.

[위치]

익산 김병순 고택은 전라북도 익산시 함라면 함열리 수동마을의 중심부에 있다. 함라면사무소에서 성당 방향으로 가다가 함라파출소에서 좌회전하여 170m 정도 들어가면 익산 김병순 고택이 있다. 주변에 조해영 가옥과 이배원 가옥이 있다.

[변천]

익산 김병순 고택은 1922년 안채와 사랑채를 건립하고 1930년 행랑채를 건립하였다. 전라북도 민속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되었을 때 ‘김안균 가옥’이라고 하였으나, 2019년 3월 11일 국가민속문화재 제297호로 승격되면서 ‘익산 김병순 고택’으로 이름이 변경되었다. 2021년 11월 19일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문화재 지정번호가 폐지되어 국가민속문화재으로 재지정되었다.

[형태]

익산 김병순 고택은 안채, 사랑채, 행랑채, 광채 등 여러 동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는 누마루를 돌출시켰으며 주변에는 정원을 꾸몄다. 유리미세기문, 함석차양, 붉은 벽돌을 사용한 마루 밑의 고막이 등은 근대 한옥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이에 비하여 안채는 전통적인 한옥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앞에서 보면 ‘-’자집처럼 보이지만 오른쪽 뒤편에 방을 덧달아 내 역 ‘ㄴ’자형 평면을 이룬다. 안채와 사랑채는 좌우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데 내담장으로 공간을 분리하는 한편 복도를 통하여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였다.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상류 주택의 공간 구획을 따르면서 내부에서는 실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였다. 붉은 벽돌로 쌓은 내담장과 단월문, 부재의 조각 등에서는 궁궐 건축의 기법도 보이고 있다.

[현황]

익산 김병순 고택은 가로로 긴 넓은 대지 위에 안채, 사랑채, 행랑채, 광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집의 앞쪽에는 수동천이 흘렀는데 현재는 복개되어 있다. 집 앞에 난 길을 따라 행랑채가 ‘ㄴ’자로 길게 배치되어 있고, 서쪽에는 김병순의 할아버지 김기형의 효자각이 담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중문과 담장으로 행랑채 영역과 주인의 영역을 구분하였다. 안채와 사랑채는 행랑 마당에서 각각의 중문을 통해 들어갈 수 있도록 하였다. 안채 서쪽에는 큰 규모의 광채가 동쪽으로 나 있다. 집의 뒤쪽에는 넒은 경작지가 있다.

[의의와 평가]

익산 김병순 고택은 함라마을의 삼부잣집 중 하나로 일제 강점기 부농 주거의 생활상과 함께 전통 한옥의 변화 과정을 잘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