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5000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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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文學 |
영어공식명칭 | Literatu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전라북도 익산시 |
시대 | 고대/삼국시대,조선/조선 전기,조선/조선 후기,현대/현대 |
집필자 | 서덕민 |
[정의]
전라북도 익산시에서 언어를 활용하여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창작 활동.
[개설]
전라북도 익산 지역의 문학이라 하면 익산 출신 작가나 익산 이주 작가가 창작한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익산과 관련이 있는 자연환경, 인물, 사건, 사회문화 등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언어예술 일체를 모두 포함한다.
익산 지역의 문학을 시대별로 보면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크게 양분할 수 있을 것이다. 익산의 고전문학은 「서동요(薯童謠)」로 시작하여 백제 무왕(武王)과 관련된 설화의 다양한 문학적 변용과 전승으로 대표된다. 중세의 한문학 작품 중에는 옛 익산의 중심이며 왕궁이 있었던 금마 지역 일대의 사적과 유적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다수 있다. 익산의 현대문학은 익산의 근현대 정치, 사회문화 현상을 반영한 창작물에서 그 특징이 드러는데, 주로 다루어지는 모티프는 익산역과 6.25전쟁 등이 대표적이다.
[익산의 고전문학: 「서동요」와 한문학]
익산의 고전문학은 『삼국유사(三國遺事)』로부터 시작된다. 『삼국유사』 기이(紀異) 편 무왕 조에 수록된 사구체(四句體) 향가 「서동요」는 현전하는 가장 오래된 향가로서 익산 문학을 넘어 우리 민족의 문학사에서 남다른 위상을 갖고 있다. 「서동요」 외에도 『삼국유사』에 기록된 무왕의 일대기와 미륵사 창건 관련 기록 역시 한국 문학사에서 기념할 만한 것임이 틀림없다. 「서동요」와 무왕 이야기, 미륵사 창건 관련 기록에 대한 문학적 변용은 익산 지역에서 채록된 설화를 통해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익산 일대에서 채록된 무왕 관련 설화는 『삼국유사』에 수록된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지역의 구체적인 지형지물인 기양천, 오금산 등이 언급되거나 토착민들의 상상력이 덧붙여져 향토적 특징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구비문학대계』와 『익산시사』에 수록된 ‘미륵탑 쌓기’ 모티브 설화인 「미륵탑과 왕궁탑 쌓기」, 「남자가 쌓은 왕궁탑과 여자가 쌓은 미륵탑」, 「남매 장사가쌓은 미륵탑과 왕궁탑」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미륵사 창건 기록의 문학적 변용은 지역민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석탑의 탄생 과정을 다양한 버전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기록문학으로 전하여지지는 않지만 미륵사 창건 설화의 다양한 변용은 메시아적 존재를 염원하였던 백제인들의 정서가 익산 문학에 반영되고 있음을 추측하게 한다. 또한 무왕과 선화공주 이야기는 문학의 영역을 넘어 오늘날 익산의 문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익산의 문학사에 기록하여 둘 필요가 있다.
덧붙여 조선 이후의 한문학사에서도 미륵사와 관련된 작품이 몇 편 발견된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김종직(金宗直)[1431~1492]이 지은 「익산미륵사석부도(益山彌勒寺石浮屠)」는 “귀신의 공력인지 사람의 힘인지 아득하기도 하여라.”라는 구절로 시작되는 칠언절구의 시로서 미륵사 석탑에 대한 소회를 읊고 있다. 또한 조선 전기 문신인 윤두수(尹斗壽)[1533~1601]가 미륵사에서 지은 「익산 미륵사에서 김상사 득지, 송어사 상현의 시에 차운하다[益山彌勒寺金上舍得地宋御史象賢韻]」와 같은 작품도 있다.
조선 후기에는 장유(張維)[1587~1638]가 지은 「구월 그믐날에 금마군의 여관에서 짓다[九月晦日金馬郡逆旅作]」, 황현(黃玹)[1855~1910]이 지은 「익산반율촌방노처인불우(益山半栗村訪盧處仁不遇)」 등은 익산의 금마 일대를 배경으로 하는 한시(漢詩)로서 지역의 풍광과 그 안에 담긴 화자의 심경을 다채롭게 노래하고 있다. 그 밖에도 실학자 이익(李瀷)[1681~1763]이 지은 「삼한금마(三韓金馬)」와 같은 문장이 있다. 이 작품은 삼한이 금마군에 도읍을 정하게 된 정황을 밝히고 있어 익산 지역을 다루는 작품으로서 익산 문학사에서 조명할 필요가 있다.
[익산의 현대문학: 익산 배경 작품과 문학인들]
익산의 현대문학사에서는 ‘익산역’을 소재로 하는 작품이 다수 발견된다. 익산이 호남의 관문으로 입지를 다지게 된 계기가 바로 익산역 건립이다. 익산역과 더불어 1977년 11월 발생한 이리역폭발사고 또한 익산의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며 이를 다루는 작품도 상당수 있다.
먼저 익산역을 다루는 작품을 살펴보면 우선 시 작품으로는 안도현의 「이리역굴다리」, 이용범의 「이리역」, 이광웅의 「구이리역1」과 「구이리역2」, 심호택의 「솜리정거장」 등이 있고 소설 작품으로는 김남중의 『기찻길 옆 동네』, 홍석영의 「인철네 집」 등이 있다. 안도현의 「이리역 굴다리」는 이리역의 전경과 이리역을 동에서 서로 지나는 굴다리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익산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그려내고 있다. 이용범의 시 「이리역」과 홍석영의 단편소설 「인철네 집」, 그리고 김남중의 장편동화 『기찻길 옆 동네』는 1977년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고를 다루는 작품으로서 익산 문학사에 기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
1950년 6·25전쟁 당시를 그리는 작품 또한 익산 현대문학사에서 언급할 필요가 있다. 전쟁 당시 익산의 모습을 가장 훌륭하게 재현한 작가는 익산 출신의 소설가 윤흥길이다. 윤흥길은 「기억 속의 들꽃」, 「애미」, 『소라단 가는길』 등의 작품을 통해 1950년대 전쟁 당시 익산 사람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 밖에도 서동설화를 위시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미륵사와 귀속 유물·유적을 모티브로 하는 작품 또한 익산의 문학을 풍성하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안도현의 「익산고도리석불입상」, 강연호의 「미륵사지석탑」, 정양의 「결코 무너질 수 없는」, 문효치의 「익산 쌍릉」, 이동희의 「꿈꾸는 돌, 미륵사지」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익산의 현대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먼저 가람 이병기(李秉岐)[1891~1968]를 들 수 있다. 가람 이병기는 구한말까지 한문학을 대표하던 장르였던 시조를 현대화하는 데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익산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 이병기의 업적은 한문학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통하여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의 다리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이병기는 『가람시조집』, 『가람문선』 등을 출간하였다.
그 밖에도 익산을 대표하는 문인으로는 소설가 윤흥길을 들 수 있다. 윤흥길은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회색 면류관의 계절」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윤흥길의 대표작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는 1970년대 소시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한국 문단에 파문을 일으켰다. 윤흥길 외에도 소설가 박범신과 양귀자, 시인 안도현 등이 익산의 원광대학교에서 수학하며 이름을 떨쳤다. 1930년대에 활동하였던 소설가 채만식 또한 언급할 필요가 있다. 채만식은 해방 후 익산에 거주하며 집필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진다. 채만식의 마지막 소설 『소년은 자란다』는 간도 이주민이 익산에 정착하는 내용을 다룬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