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602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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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題望美亭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
시대 | 조선/조선 |
집필자 | 김대현 |
배경 지역 | 망미정 -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 장학리 산 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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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 한시 |
작가 | 정지준 |
[정의]
전라남도 화순군 이서면에 있는 망미정에 대해 정지준, 이건창, 경허 선사 등이 지은 한시.
[개설]
한시 「제망미정」의 배경인 망미정(望美亭)은 화순군 이서면 장항리(獐項里)의 앞산에 있는 정자이다. 적송(赤松) 정지준(丁之雋)이 1646년에 건립하였다. 정지준 외에 경허선사, 정창주, 조망경, 이건창 등이 망미정에 대해 읊은 시가 있다. 망미정은 원래 적벽(赤壁)의 대안(對岸)에 있었으나 최근 동복댐 공사로 인하여 지역이 수몰됨에 따라 현 위치로 이건하였다. 단층의 팔작지붕 골기와 건물로 정면 3칸 측면 2칸에 중재실(中齋室)을 갖추고 있다.
정지준은 청정재(淸淨齋) 정암수(丁岩壽)의 손자이고, 가연(嘉淵) 정유성(丁有成)의 아들로, 병자호란 때 거의(擧義)하였다가 난 이후 이곳에 은둔하면서 제현(諸賢)과 교유하며 지냈다. 그가 죽은 뒤 도 내의 유림들이 다섯 차례나 상소하여 충정(忠貞)의 행정을 포상하라고 요구하였을 정도로 당대의 충절로 이름이 높았다.
[구성]
망미정 주인인 정지준이 지은 시는 칠언 절구의 시로 추(秋), 주(舟)의 운자를 사용하였다. 정창주가 지은 시는 칠언 율시로 유(遊), 류(流), 부(浮), 구(裘)의 운자를 사용하였다. 이건창이 지은 시는 칠언 율시로 의(漪), 시(時), 지(枝), 수(隨)의 운자를 사용하였다.
[내용]
정지준 / 「망미정을 짓고서[望美亭原韻]」
해내괴무주일월(海內愧無周日月)[해내에 주나라 일월이 없음이 부끄럽지만]
흉중기득진춘추(胸中記得晉春秋)[가슴속에 진나라 춘추를 기억하네]
수마독심강상로(瘦馬獨尋江上路)[여윈 말이 홀로 강가에서 길을 찾는데]
대명천지일고주(大明天地一孤舟)[대명 천지에 한 외로운 배와 같네]
정창주 / 「망미정에 부쳐[題望美亭]」
춘천일소산번수(春天一笑散煩愁)[봄날 한번 웃으면 번거로운 시름 흩어지니]
혜호상기적벽유(惠好相期赤壁遊)[좋은 이들과 기약해 적벽서 노닐기로 했다네]
소자협선진만랑(蘇子挾仙眞漫浪)[소동파의 신선놀음은 참으로 낭만이요]
사안휴기역풍류(謝安携妓亦風流)[사안석의 기생놀음도 또한 풍류로다]
가전난향계운두(歌傳暖響溪雲逗)[노래 소리 부드럽고 구름은 물결에 머무는데]
금송청음협월부(琴送淸音峽月浮)[거문고 맑은 소리에 산골짝에 달이 떴네]
타일서투요하불(他日庶投腰下紱)[다른 날 허리에 찬 관끈 풀어버리고]
반산분여작토구(半山分與作菟裘)[산을 절반 나누어 토구를 만들어 보세나]
[‘토구(菟裘)’는 전국시대(戰國時代) 노(魯)나라의 지명으로 노 은공(魯隱公)이 은거하던 곳 또는 은거할 만한 곳을 말한다.]
이건창 / 「망미정에 부쳐[題望美亭]」
운병중첩계위유(雲屛重疊啓葳蕤)[층층 쌓인 구름 병풍 무성함 걷히니]
망미정전부록의(望美亭前頫綠漪)[망미정 앞 푸른 물결 굽어보이네]
천장전수초일색(千嶂全輸初日色)[수많은 산봉우리 모두 아침 햇살 받고]
일강장사만하시(一江長似晩霞時)[한 강물은 길게 누워 저녁노을을 덮는다]
태심정시선제자(苔深定是仙題字)[깊게 낀 이끼는 바로 신선이 쓴 글자요]
송로유응학답지(松老惟應鶴踏枝)[늙은 소나무는 응당 학이 밟은 가지일러라]
수신고표비절속(須信高標非絶俗)[고상한 현판은 속되지 않음을 알겠고]
유인해소향상수(游人咳笑響相隨)[풍류객의 웃음소리 서로 뜻이 통하네]
[의의]
망미정에 관한 시는 누정 문학의 주요 작품들이다. 특히 정자의 주인인 정지준이 지은 작품은 병자호란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당대의 정치 상황으로 망미정을 짓고 은거했던 작자의 충절 의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창주는 망미정에서 유람하는 것을 도연명과 사안석을 인용하여 은일자적인 흥취를 노래하였고, 이건창은 아름다운 망미정의 모습을 도가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그려냈다. 한편 동복댐 공사로 이전한 현재의 모습과 달리 적벽 앞에 있었던 당시 망미정의 모습을 작품들에서 상상 할 수 있어 흥미롭다.
위에 소개한 시 이외에도 망미정을 읊은 한시로는 조망경(趙望景)의 「망미정에 부쳐(望美亭題詠)」, 경허 선사(鏡虛禪師)의 「망미정에서 읊노라(望美亭吟)」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