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함안 출신의 학자.

[개설]

[가계]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맹사(孟思), 호는 송암(松嵓). 단종(端宗) 때 홍문관 저작을 지낸 추호(秋湖)박앙(朴盎)이 수양 대군(首陽大君)의 왕위 찬탈 후 벼슬을 버리고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명관리 평광(平廣) 마을에 은거한 후, 그 후손들이 세계를 잇고 있다. 고조할아버지는 박기명(朴基命)이고, 증조할아버지는 박정화(朴精華)이며, 할아버지는 박유(朴蕤)이다. 아버지는 유일로 천거되어 능참봉(陵參奉)을 지낸 모암(茅庵)박희삼(朴希參)이며, 어머니는 두 분으로 이윤(李胤)의 딸 철성 이씨(鐵城李氏)와 강신범(姜信範)의 딸 진양 강씨(晉陽姜氏)이다. 부인은 정형(鄭亨)의 딸 진양 정씨(晉陽鄭氏)로 슬하에 1남 1녀를 낳았다. 아들은 박태(朴珆)이고, 딸은 경주 정씨(慶州鄭氏)정대형(鄭大亨)에게 시집갔다. 손자는 봉계재(奉戒齋)박종원(朴宗元), 박경원(朴慶元), 박길원(朴吉元)이다.

[활동 사항]

박제현(朴齊賢)[1521~1575]은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명관리 평광 마을에서 태어났다. 4세부터 아버지에게 가학을 익혔으나 25세 때인 1545년(명종 즉위년) 을사사화(乙巳士禍)를 겪고 은거를 결심하였다. 29세 때인 1549년(명종 4) 아버지의 명으로 향시에 응하였으나 곧 과거 공부를 그만 두었다. 35세 때인 1555년(명종 10) 아우 박제인(朴齊仁)과 함께 남명(南冥)조식(曺植)[1501~1572]에게 나아가 공부하였다. 조식은 이들 형제의 재주에 감탄하여 ‘난형난제(難兄難弟)’라고 하였다. 구암(龜巖)이정(李楨)은 “임하(林下)에서 독서하는 선비로 영남에서 명망이 높도다.”라고 시를 지어 칭송하였다.

1561년 송암 정사(松嵒精舍)를 지어 강학하였다. 이후 도구(陶丘)이제신(李濟臣), 월담(月潭)정사현(鄭師賢), 수우당(守愚堂)최영경(崔永慶), 각재(覺齋)하항(河沆), 서암(棲巖)정지린(鄭之麟) 등 많은 학자가 찾아와 교유하였다. 1569년(선조 2) 유일로 내금위(內禁衛)에 천거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다시 선공감역(繕工監役)에 천거되어 부친의 명으로 잠시 부임하였다가 곧 사직하고 돌아왔다. 1574년(선조 7) 정구(鄭逑)가 찾아와 “충후(忠厚)한 유자(儒者).”라고 칭찬하였다. 백이산에 평천 서원(坪川書院)을 짓고 당시의 유자들과 교유하며 도를 지켜 향리의 중망을 받았다.

[학문과 저술]

안자(顔子)의 사물(四勿)과 주자(朱子)의 십훈(十訓)을 병풍에 써 두고 분발하면서, 「효경론(孝經論)」·「사물잠해(四勿箴解)」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드러내었다. 저서로 2권 1책의 『송암집(松嵓集)』이 있다.

[묘소]

묘는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선영(先塋)에 있다.

[상훈과 추모]

경상남도 함안군 군북면 명관리 평천 서원에 배향되었다. 평천 서원은 흥선 대원군(興宣大院君) 때 훼철되었고, 그 자리에는 저수지가 조성되었다. 후손들이 저수지 주변에 추모재를 건립하고 그 앞에 평천 서원 유허비(坪川書院遺墟碑)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