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전기 함안 출신의 학자이자 의병, 문신.

[개설]

이정(李瀞)[1541~1613]은 조선명종, 선조, 광해군 연간에 경상 우도 지역에서 활약한 학자이다. 남명(南冥)조식(曺植)에게 수학하였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켰으며, 조식의 선양 사업에 힘썼다.

[가계]

본관은 재령(載寧). 자는 여함(汝涵), 호는 모촌(芧村). 증조할아버지는 병조 참지(兵曹參知)를 지낸 이중현(李仲賢)이고, 할아버지는 영남 서도 수군우후(嶺南西道水軍虞候)를 지낸 이무(李珷)이다. 아버지는 사헌부 감찰을 지낸 이경성(李景成)이며, 어머니는 이학(李鶴)의 딸 여주 이씨(驪州李氏)이다. 첫 번째 부인은 조원종(趙元宗)의 딸 함안 조씨(咸安趙氏)이고, 둘째 부인은 유응삼(柳應參)의 딸 진주 유씨(晉州柳氏)이다. 두 명의 아들을 두었으나 큰아들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고, 둘째 아들은 이이장(李而樟)이다.

[활동 사항]

이정은 1541년 경상남도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에서 태어났다. 19세 때인 1559년(명종 14) 조식에게 나아가 배운 후, 조식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거의 매년 찾아가 수학하였다. 1567년(선조 즉위년) 과거에 떨어지자 과거 공부를 포기하였다. 1575년(선조 8) 최영경(崔永慶), 하항(河沆) 등과 덕천 서원(德川書院)을 창건하는 데 참여하였다. 1587년(선조 20) 박제인(朴齊仁), 이칭(李偁) 등과 『함주지(感州誌)』를 편수하는 데 참여하였다. 1590년(선조 23) 합천에서 조식의 여러 문인과 상소하여 무고로 기축옥사(己丑獄事)에 연루된 최영경을 구원하고자 하였다.

1592년(선조 25)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곽재우(郭再祐), 김면(金沔)이 의병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 함안에서 이칭, 박제인과 함께 의병을 일으켰고, 함안 소모관(咸安召募官)이 되어 많은 의병을 모집하였다. 이 해 7월 사포서 별좌(司圃署別坐)에 제수되고, 12월 사근도 찰방(沙斤道察訪) 겸 함안 의병장(咸安義兵長)에 차임되었다. 1593년 초유사 김성일(金誠一)이 세상을 떠나자 이로(李魯), 박성(朴惺), 오운(吳澐), 조종도(趙宗道) 등과 함께 장례를 치렀다. 1594년(선조 27) 사헌부 집의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고, 다시 단성 현감(丹城縣監)에 제수되었다. 1598년(선조 31) 청주 목사에 제수되었다.

1600년(선조 33) 면직되어 진주의 원당(元塘)으로 이사하였다. 1601년 병화로 소실된 덕천 서원을 중건하고 최영경을 배향하였다. 1602년(선조 35) 상주 목사에 제수되었으나 사양하였고, 1603년 선산 부사에 제수되었으나 나아가지 않았으며, 그 해 7월 창원 부사에 부임하였다. 1606년(선조 39) 덕천 서원에서 하수일(河受一), 이광우(李光友) 등과 함께 원록(院錄)을 수정하였고, 1608년(광해군 즉위년) 하홍도(河弘度)와 함께 『남명집(南冥集)』 편찬에 관한 일을 확정하였다. 1609년 덕천 서원에서 정구(鄭逑), 정온(鄭蘊), 박인(朴絪) 등과 함께 서원록(書院錄)을 중수하였다.

[학문과 저술]

이정은 경사자집(經史子集)을 두루 섭렵하였는데, 특히 사마천(司馬遷)과 반고(班固)의 역사서를 매우 좋아하였고, 정자(程子)와 주자(朱子)의 의리지학(義理之學)을 존숭(尊崇)하여 연구하고 사색하여 터득한 바가 있었다. 저서로 『모촌집(芧村集)』이 있다.

[묘소]

묘는 경상남도 함안군 대산에 있다.

[상훈과 추모]

1710년(숙종36) 진주의 대각 서원(大覺書院)에서 위패를 모셨고, 1721년(경종 1) 함안의 도림 서원(道林書院)에 종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