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301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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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平生儀禮 |
영어공식명칭 | Rites of a Lifetime |
이칭/별칭 | 통과의례,일생 의례,관혼상제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남도 해남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이옥희 |
[정의]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일생을 거치면서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행하는 의례.
[개설]
평생 의례는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을 사는 동안 중요한 단계마다 행하거나 경험하는 여러 가지 의식이다. 모든 사회의 중요하고 보편적인 의식들은 출생·성장·생식·죽음 등의 단계와 결부되는데, 서구에서는 이를 ‘통과의례(通過儀禮)’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례, 혼례, 상례, 제례를 뜻하는 관혼상제(冠婚喪祭)라는 용어를 전통적으로 사용하여 왔지만, 출생 관련 의례와 수연례(壽宴禮) 등을 포함하지 못하므로 더 확장된 개념인 ‘평생 의례’ 또는 ‘일생 의례’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거행되는 평생 의례 또한 출산 의례, 관례, 혼례, 상례, 제례 등으로 구분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출산 의례]
해남 지역에서 출산 의례의 시작은 아이 낳기를 기원하는 기자 의례이다. 혼인 후에도 자녀가 없거나 아들을 낳지 못한 경우에 부녀자들은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장소를 찾아가 치성을 드리고 아이 낳기를 바란다. 해남 지역에서는 해남읍 남천리 남천마을과 온인마을의 ‘미륵할머니’, ‘미륵할아버지’가 대표적인 기자 치성의 대상이다. 임신부는 임신 사실을 안 순간부터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하고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말과 행동, 음식을 가린다.
출산 후에는 탯줄을 자르는데, 이를 “태 가른다.” 또는 “삼 가른다.”라고 한다. 태와 탯줄은 출산 후 산실 바닥에 깔았던 짚과 함께 산실 한쪽에 두었다가 사흘째 되는 날에 처리한다. 태를 바닷물에 띄워 보내거나 태우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땅에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산모가 출산을 마치면 산파는 지앙[산신(産神)]을 모시고자 산실 윗목에 쌀, 미역, 정수를 놓고 이를 이용해 쌀밥과 미역국을 만들어 산모에게 먹인다. 이를 ‘첫국밥’이라 한다. 아이가 태어난 집에서는 출산 당일에 바로 대문 앞에 금줄을 만들어 거는데, 집 안에 출산이 있음을 알려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기 위함이다.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이 되면 백설기를 하여 이웃과 일가에 전하고, 아이의 첫 생일인 돌 때에는 일가를 초대하여 식사를 대접하고 돌잡이를 하는 등 간소하게 잔치를 벌이고 이웃에는 떡을 돌린다.
[관례]
관례는 아이가 자라서 성인이 되었음을 안팎으로 선언하는 의식으로, 남자에게는 상투를 틀어 초립이라고 하는 관(冠)을 씌웠으며, 여자에게는 쪽을 찌고 비녀를 꽂아 주었다. 성년례라고도 하며, 서양에서 말하는 성인식과 같다. 남자는 열다섯 살에서 스무 살 사이에 관례를 올렸고 여자는 열다섯 살이 되면 비녀를 꽂는다 하여 계례(筓禮)를 치렀으나, 대개는 혼인을 해야 성인이 된다고 보는 관념 때문에 관례가 널리 행하여지지는 않았다. 그 대신에 남자는 혼인날을 받아놓고 택일하여 삼가례(三加禮)를 치르고, 여자는 대례(大禮)날 아침에 쪽을 하였다. 지금은 이런 풍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나, 1985년부터는 5월 셋째 주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정하여 그해 성년, 곧 만 스무 살이 되는 젊은이들을 위해 성년식을 베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민법상 성년의 나이가 만 스무 살에서 만 열아홉 살로 바뀜으로써 성년식의 대상이 되는 나이도 만 열아홉이 되었다.
[혼례]
혼례는 남녀가 한 가정을 이루어 새 출발하는 의미를 새기고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의례이다. 혼인은 ‘장가든다’는 의미의 ‘혼(婚)’과 ‘시집간다’는 의미의 ‘인(姻)’이 합하여진 단어로, ‘장가들고 시집간다’는 의미이다. 혼례는 남녀의 결합이자, 가문과 가문의 결합이며 마을과 마을의 결합이기도 하므로, 혼례를 통해 두 사람은 개인적 결합을 넘어 사회적 인정을 받게 된다. 현재 해남 지역에서는 서양식 예식장에서 현대식 결혼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970년대까지는 전통적인 혼례가 치러졌다. 우리 선조들은 인생에서 혼인 의례를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 절차 역시 중요시되었다. 전통적인 혼례는 의혼(議婚), 납채(納采), 택일(擇日), 납폐(納幣), 예식(禮式), 친영(親迎) 등 육례(六禮)의 절차를 따른다.
[상례]
상례는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순간부터 시신을 처리하여 매장해 묘지를 조성하는 일에 따르는 의례를 비롯하여 가족들과 지인들이 고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도하여 일정 기간 동안 행하는 의례까지 포함한다. 현재는 관례, 혼례 등과 마찬가지로 상례도 간소화되고 서구식으로 변화된 부분이 많지만, 그나마 전통적인 풍속을 따르는 편이다. 해남 지역의 상례는 축제식 상례의 면모도 보이지만 대체로 유교식 의례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해남 지역에서 행해진 전통적인 상례는 임종(臨終), 초혼招魂, 사자상使者床) 차리기, 수시(收屍), 상주(喪主) 및 호상(護喪) 정하기, 수의(壽衣)·관(棺)·장지(葬地) 준비하기, 염습(殮襲), 성복(成服), 조문(弔問), ‘밤달야’, 발인(發靷), 치장(治裝), 우제(虞祭), 탈상(脫喪)의 절차를 따른다. 해남 지역은 현재 현대화된 장례식장에서 대부분의 장례를 치르고 있으며 상여 대신에 운구차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매장할 때에도 포클레인 사용의 비중이 매우 높다. 매장 방법도 화장, 수목장, 화초장, 평장 등으로 다양화되었다. 2018년 12월 현재 해남 지역에는 총 아홉 개의 장례식장이 운영되고 있다.
[제례]
제례는 자손들이 돌아가신 조상을 기억하고 정성을 표하는 것으로, 차례와 기제사, 시제사 등이 있다. 우리 민족은 조상을 섬기는 방법의 하나로 제사를 매우 중요시하였다. 우리나라의 제례는 영혼이 불멸한다는 신앙을 동반하고 있었다. 세상을 떠난 조상의 영혼이 딴 세상에 살아 있으며 기일이 되면 옛집을 찾아온다는 믿음에 근거하여 제사 음식을 차리고 축문을 읽었다. 영혼은 야간에만 다닐 수 있다고 믿었던 까닭에 제사 지내는 시각도 밤 열한 시 이후부터 첫닭이 울기 전까지로 정하였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제사에 대한 관념도 크게 바뀌었다. 합제(合祭)가 늘어나고, 제사를 지내는 시간이 앞당겨졌으며, 제사 음식과 절차도 간소화되고 있다.
[의의와 평가]
평생 의례는 공동체 생활과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이 자신의 집단 속에서 출생부터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거치면서 맞닥뜨리는 특별한 일들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그 뜻을 다지는 일이다. 의례를 통하여 인간은 사회적 관계를 정립하고 개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면서 샤회적 인간으로 성장한다. 전통적으로 전하여 내려오는 평생 의례가 복잡하고 불편한 측면도 있지만 오늘의 현실에 맞게 비판적으로 계승·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